[내가 만난 하나님] 죽음 앞에서 말씀으로 살아나다
[내가 만난 하나님] 죽음 앞에서 말씀으로 살아나다
  • 나관호 목사
  • 승인 2019.12.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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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 목사 ( 말씀치유회복사역(LHRM) 원장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의사는 폐결핵 3기를 선언했다/
〈1980세계복음화대성회〉에서 헌신기도/
일생을 하나님께 드리기로 약속/
어머니, "하나님께 아들 드리는 기도"/

【뉴스제이】 “학생은 당분간 공부를 중단하고 쉬어야겠는데, 폐결핵이야. 그렇지 않으면 길면 1년, 짧으면 6개월 안에 죽어.”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입시를 앞두고 책과 씨름을 하고 있던 토요일 어느날.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갑자기 입속에서 짠맛이 느껴졌다. 피가 입 안에 가득했다. 학교 담벼락에 기대어 다시 침을 뱉어보니 여전히 피가 쏟아지고 기침이 나기 시작했다. ‘이러다 죽나?’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집에 알리지 않고 혼자 진찰을 받았다. 의사는 폐결핵 3기를 선언했다. 1년 전에 천국에 가신 아버지가 생각났다. 내가 피를 쏟아내던 날, 죽음이 내게 가까이 있었다. 하지만 죽음은 두려움이 아니라 내가 한번은 겪어야 할 일이고 천국 소망이 있었기에 그렇게 “두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의사의 확인된 ‘죽음선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평안했다. 나는 먼저 하나님께 감사했다. 폐결핵임에도 평안과 기쁨이 내 안에서 달아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다.

“하나님, 제게 하나님의 사랑과 감사의 흔적을 남겨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손으로 저를 고쳐 주셔서 의사 선생님을 전도하게 해 주세요.”

말씀으로 죽음에서 살아나 목사가 되어, 설교하고 간증하는 내 모습.    ⓒ뉴스제이

집에 돌아온 몇일 간 각혈을 숨기고 화장실에서 혼자 고통을 나누다 밤에 어머니께 내 병에 대해 말씀드렸다. 어머니는 내 위로 4남매를 출산했지만, 1-2년 이내에 모두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아픔이 있으셨다. 

산파가 집에서 아이를 받던 시절이라서 그래도 좋은 산파들이 집으로 찾아와 아이를 받았다. 그런데 이유도 모른채 4남매를 잃고, 어머니는 뒷동산에 만들어 놓은 비석도 없고, 봉분도 거의 없는 작은 무덤을 찾아다니시곤 했다. 그런 아픔 가운데 40살에 낳은 늦둥이 아들이 죽음의 기로에 서 있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으셨다. 나는 어머니를 위로했다.

“하나님이 고쳐 주실 거예요. 하나님이 무슨 일을 하실 모양이시니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그렇게 위로하는 나에게 어머니는 작은 소리로 말씀하시며, 말꼬리를 더 작은 소리로 흘리셨다.

“너를 하나님께 드린다고 기도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어머니가 교회 구역의 조장을 맡아 헌신하실 때, 밑에 있던 구역장과 '산기도'를 가셨다. '산기도' 중 구역장 정 집사가 "하나님 앞에 아들을 받칩니다."라는 기도 소리를 들으신 어머니는 충격을 받으셨다고 한다. 그것은 정 집사의 아들이 학교에서 말썽을 피우고 사고를 쳐서 그것 때문에 '산기도'를 왔는데, 말썽쟁이 아들을 받치다니.....어머니는 그 순간 "그럼, 나도 우리 아들 하나님께 드려야지"라며 기도를 올리셨다고 한다.

이유를 여쭤보니 어머니는 "우리 아들은 공부도 잘하고, 착하고, 엄마 속고 안썩히고, 교회도 열심히 다니는데 그럼, 그런 아들을 드려야지"라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물론, 모든 어머니 입장에서야 누군들 자기 아들이 최고로 보이는 법이니까. 그런, 어머니의 에피소드를 알게 되었다. 

〈1980세계복음화대성회〉-"나는 찾았네" 성회 모습 - 나는 하나님께 헌신의 기도를 드렸다.

그러나 나는 이미 고등학교 2학년 당시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1980세계복음화대성회〉에서 하나님꼐 일생을 받칠 것을 약속드렸다. 강사 CCC 총재 김준곤 목사님이 설교 후, "10만 명의 젊은이를 찾으시는 하나님 앞에 일생을 드려 헌신할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십시오"라는 결단의 기도 앞에, 자석에 끌린듯 벌떡 일어나 일생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로 '믿음과 헌신의 기도'를 따라 고백했었다.

그렇게 사실은 어머니 보다 1년 먼저 앞서 하나님께 나를 드렸다. 어머니는 내 인생의 마침표를 찍듯이 나를 하나님 앞에 받치고, 아들을 위해 평생을 기도하며 사셨다. 365일 아들 위해 철야기도를 하셨다. 나는 기도의 어머니에게 빚진 인생이다.  

폐결핵 환자에게 밤은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기침이 심해지기 때문에 견디기가 너무 힘들다. 새벽까지 여러 차례 잠에서 깨어나야 했다. 기침을 하면 가슴과 목이 너무 아파 고통스러웠다. 30알도 넘는 한 움큼씩 약을 삼키는 것도 고역이었다.

어느 주일, 고등부예배를 은혜 아래 드렸다. 나에게 예배는 정말 진지했다. 담임목사님도 고등학교 시절에 폐결핵으로 고생하시다가 하나님이 고쳐주셔서 건강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담임목사님이 쓰신 책을 몇 권을 사서 읽었다. 책 내용 중에 목사님은 가난하던 천막교회 목사시절, 거울을 보면서 "나는 건강하다. 결코 가난하지 않다. 나는 할 수 있다.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다니며 복음 전하는 목사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믿음으로 고백하셨다고 했다. 그 소리를 들은 동역자 목사님은 환경을 뻔히 알고 계셨기에 담임 목사님 정신이 어떻게 잘못 된 줄 아실 정도였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해 보기로 했다. 기침이 심해지고 밤마다 피를 쏟는 일이 되풀이 되었지만, 하나님께서 고쳐주실 것이라는 확신은 여전했다. 그래서 '죽음'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때마다, 무시로, 나는 믿음의 고백을 했다.

“나는 결코 죽지 않는다. 하나님이 고쳐주신다. 나는 건강하다. 예수님이 십자가 사랑과 능력으로 치료해 주신다.”

죽음의 절벽 앞에 선 그 '절박함'이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안다. 솔찍히 고백하면, 천국 소망은 있었지만 죽기는 싫었다. 나는 17살 소년이었다. 그래서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준비를 하고 살았다. 살수만 있다면.....

그렇게 병앓이를 하던 중에 어머니와 함께 기도원을 찾았다. 기도원에서 만난 어느 여전도사님이 내게 "성경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기도하라"며, 내게 이사야 41장 10절과 이사야 53장 5절의 말씀을 암송하고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었다. 성경 말씀은 하나님의 약속이니, 믿기만 하면 기적이 나타난다고 했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이사야 41:10).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이사야 53:5).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는 말씀의 고백은 나에게 능력으로 나타났다.

인도에서 나를 응원하며 중보기도하는 젊은이들
인도에서 나를 응원하며 중보기도하는 젊은이들 Ⓒ 뉴스제이
인도에서 나를 위해 중보기도하는 인도 목사님들... 감사한 일이다.
인도에서 나를 위해 중보기도하는 인도 목사님들... 감사한 일이다. Ⓒ 뉴스제이

나는 이사야 성경 말씀을 되풀이하면서 암송했다. 마치, 소가 여물을 먹고 되새김질 하듯이 읽고, 암송하고, 또 소리를 내서 외치기도 했다. 그렇게 소리 높여 외친 까닭은 질병에 대한 분노(?)와 내 자신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나는 거울 속 나를 보면서, 약속의 말씀과 함께 믿음의 고백을 하나님께 드리고, 나 자신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쳐 던졌다.

그렇게 외치면서 내 머리 속에는 이미 치유를 받아서 기뻐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예수님의 손이 나를 안수한다는 생각과 예수님의 큰 손이 내 가슴을 만져 주는 그림을 그려 보기도 했다. 그러나 기침과 각혈은 여전했다. 그럴수록 나는 성경 말씀에 매달렸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가고 있었다.

어느날, 기도를 마치고 아침에 거울을 보면서 이사야 말씀과 치유에 대한 고백을 몇 번 외쳤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 위로부터 평안이 쏟아져 내렸다. 폐결핵 판정을 받고 체험했던, 그 평안과 같았다. 끈끈한 젤리가 천천히 흘러내리듯 평안이 천천히 머리 위에서부터 시작해서 배에까지 가득 채워졌다. 그리고 마음속에 기쁨이 철철 넘쳐나면서 바위라도 손으로 내리치면 깨질 것 같은 강한 힘이 솟아났다. 세상의 그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길이 없는 그런 평안이었다.

순간 내 마음 속에는 “하나님이 치료하신다”는 믿음이 강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 느낌을 말로 표현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말씀이 내 속에 들어와 머리부터 발끝나지 나를 만지는 것 같았다. 말씀의 ‘육화’(肉化)가 이루어진 것이다. 너무 확실한 어떤 실체가 역동적으로 나를 사로잡고 있었다. 기쁨과 감사의 눈물이 뜨겁게 흘렀다.

“그래, 난 살 수 있어. 나는 죽지 않아. 내가 왜 죽어. 예수님이 채찍에 맞으신 것은 나를 위해 맞으신 거야. 하나님이 치료해 주실 거야.”

얼굴을 이불에 묻고 한 없이 울었다. 그날부터 성경말씀이 어찌나 달고 맛있던지 학교 수업 시간에도 무릎 위에 성경을 올려놓고 읽었다. 몇 주 만에 성경책에 손때가 시커멓게 묻고 너덜거렸다. 특히 시편 말씀은 그야말로 꿀송이였다. 시편 1편과 23편을 교과서 표지마다 손글씨로 써 놓았다.

윤리 시간에 선생님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대학입시를 바로 앞두고 있는데 성경에 빠져 있는 내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선생님은 그런 내 행동을 나무랐다. 친구들도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성경을 읽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이 갈급했다.

교회 고등부 졸업예배를 마친 주일날, 나는 또 대예배에 참석했다. 그러고 싶었다.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어른들이 드리는 예배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운데 중간 자리쯤에 앉았다. 그날 목사님의 설교는 ‘믿음과 치유’에 관한 말씀이었다. 설교 말씀은 모두 나를 향한 것 같았다. 성가대의 찬양도, 사도신경 고백도, 기도할 때도, 설교를 듣는 중에서 나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려야 했다.

설교를 마치고 목사님께서 "몸이 아픈 사람은 아픈 곳에 손을 대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믿음으로 가슴에 손을 대고 목사님의 기도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아픈 가슴 구석구석을 안수하듯 손을 댔다. 기도를 마친 목사님은 "교복입은 빡빡머리 학생이 폐결핵으로 아픈 사람 있는데, 오늘 하나님이 치료하셨습니다"라고 선언하셨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 같은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기도 중에 들었던 확신, 말씀을 고백할 때 가진 평안을 되새기며 "나는 고침을 받았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님이 나를 치료하셨다.”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벌떡 일어나 “할렐루야”라고 소리쳐 감사를 고백했다. 주의 몯ㄴ 성도들이 박수를 치며 큰 소리로 "할레루야! 아멘!"하며 응원해 주었다.

그런 분명한 확신 가운데 예배를 마치고, 정말 병이 나았는지 진단하기 위해 병원으로 갔다. 그런데 주일이라서 나를 진료했던 담당 의사가 없었다. 나는 담당 의사를 만날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그에게 하나님이 치료하셨다는 것을 간증하고 전도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다음날 다시 병원을 찾았다. 담당 의사에게 엑스레이를 찍어달라고 했다.
"무슨 일이 있니? 몸이 더 나빠졌니?"
"그게 아니고 몸이 다 나았습니다."

의사는 내 말에 "허허허"하고 웃었다.
"학생이 의사인가보네?"

치매가족 멘토로 치매 어머니를 모셨던 경험을 나누고 있다.
치매가족 멘토로 어머니의 사랑의 빚을 갚기 위해 치매 어머니를 모셨던 경험을 나누고 있다. Ⓒ 뉴스제이

어이없어 하는 의사에게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할 테니 '엑스레이'를 찍어 달라고 했다. 결국 의사는 엑스레이를 찍었다. 그리고 얼마 시간이 지나 결과가 나왔다.

"이상한데, 균들이 활동을 멈췄네. 다 나았네."
"그렇죠? 선생님 다 나았지요?"
"거참 희한하네, 이상한 일도 있네. 어떻게 된 거지?"

나는 "하나님이 치료하셨다"라고 강조해 말했다. 그간 체험했던 일들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그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런데 내 말을 듣던 의사는 "하나님 믿는 사람들은 믿음을 통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가 제시한 복음을 받아 들였다. 폐결핵이란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를 전도하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셨다.

나는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죽음에서 살아났다.' 하나님은 내 안에 말씀의 씨앗을 뿌리고 그 말씀을 붙들고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셨다. 그리고 그 말씀의 '믿음선포'를 통해 기적을 경험하고 목격하게 하셨다. 말씀은 살아 움직이는 날 선 검이 되어 질병을 물리쳤다. 나는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음을 증거하는 존재로 서 있다.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찬송을 올려 드립니다."

‘치유’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이시지만, 그 말씀에 ‘순종’하는 자녀들의 고백을 들으시고, 하나님은 더 크게 역사해 주신다는 것을 체험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어 날이 선 검보다도 예리하다. 그 말씀이 나를 살렸고, 내 삶을 변화시켰다. 그리스도 안에서 '긍정적인 고백'과 '믿음의 말씀선포'는 분명히 능력으로 나타난다.

하나님의 말씀과 그 약속은 '사랑과 은혜, 힘과 능력'이 있다. 나는 폐결핵을 통해 ‘말씀의 능력'과 '긍정적인 말의 위력’을 경험하였고, 그것을 강의와 설교에 적용하며, 목회와 삶에서 그리고 글쓰는 은사를 통해 큰 원동력으로 살아가고 있다. 여호와 라파! 여호아 이레! 여호와 삼마!


나관호 교수목사 ( 뉴스제이 발행인 / 말씀치유회복사역원(LHRM) 원장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조지뮬러영성연구소 소장 / 치매가족 멘토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 / 칼럼니스트 /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 / 제자선교회 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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