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귀한 선물에 담긴 추억이 주는 행복
[행복칼럼] 귀한 선물에 담긴 추억이 주는 행복
  • 나관호 목사
  • 승인 2023.07.25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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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목사의 행복발전소 219]

신명기 28장, “떡반죽 그릇과 광주리가 복을 받고”/
행복을 전해준 물건, 삶의 가치 높이는 생물

【뉴스제이】 주말이면 집사람과 함께 마트에서 장보기를 할 떄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말은 아내가 중국어 공부 스케줄이 있어 혼자서 장보기를 해야 했습니다. 중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며 공부하는 아내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나도 덩달아 중국어를 접하곤 합니다. 

아내는 먼저 문자로 내가 사야 할 품목을 꼼꼼히 적어 보내놓고, ‘하트 이모티콘’으로 마무리를 해놓았습니다. 

다음 차례는 옷을 입어야 하는데, 집사람은 연예인 코디처럼 세밀하게 옷을 골라줍니다. 60대에 들어선 나에게 여전히 청바지가 잘 어울린다며 주말 외출에는 청바지에 고급 남방 그리고 신발도 은색 고급신발로 코디해 주었습니다. 물론 양말색까지 맞춰줍니다.

선배 목사님의 '사랑담긴 청바지' 선물(왼쪽)과 딸아이가 선물해준 행복한 '향수와 클린 스틱'(오른쪽)     ⓒ 뉴스제이 

그런데 아내가 골라준 청바지를 입다가 그 청바지를 선물해 준 목사님이 생각났습니다. 몇 년전, 어느 토요일 오전에 같이 갈 곳이 있으니 편한 복장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교회에 도착해 보니 이미 차를 정렬해 놓고 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삼대독자인 내가 어디든 갈데가 없는 것을 아시고 나에게 ‘외롭지 말라’며 늘 식사와 명절선물을 챙겨주시던 분입니다.

목적지를 모르고 따라나섰지만, 당연히 귀한 자리에 갈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착한 곳은 대형마트의 청바지 전문 브랜드점이었습니다. 직원의 태도를 보니 목사님의 단골 매장임을 알았습니다.

“우리 나목사님 허리가 몇이셔?”
“허리요? 32인치요?”
(직원에게) “이거, 똑같은 걸로 32 하나 더 주세요”
“아니 목사님! 제 것도 있어요?”
“당근, 당근. 우리 나 목사님 사주고 싶어서 불렀지요”
“저 청바지 좋아하잖아요. 고맙습니다.”

그렇게 허리에 밴드가 장착된 고가의 편한 청바지를 선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집에 있는 많은 청바지 중에서 바로 그 청바지를 아내가 골라 입혀 줬습니다. 나는 그 순간 지난 여러 좋은 추억들을 영화처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은 몇 년전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청바지 추억’에서 행복을 느끼고 감사하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지금 살아계셨으면 마트에서 그분이 좋아하시는 찐빵 사다 드리면 좋았을 것을......’ 종종 찐빵을 사 들고 교회로 찾아가곤 했습니다.

집을 나서려는데 집사람이 말했습니다.

“향수를 뿌리셨지요? 예린이가 선물한 것 하시지......”
“응. 스틱 아쿠아 발랐어. 예린이가 가져온 거”
“향수도 좀 뿌리세요. 조금 더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시계방향으로) 딸아들이 편집을 맡은 ‘이어북’(Year Book) /
(시계방향으로) 딸아들이 편집을 맡은 ‘이어북’(Year Book) / 딸 아이의 '미국 대통령 표창장' / 박기자가 보내준 수염 기른 베컴과 나와의 '합성 사진' /  제자가 만들어준 '두나미스교회' 로고          ⓒ뉴스제이

미국에서 소아과 의사가 된 둘째 딸이 지난 2월 한국에 오면서 “아빠! 향수 좋아하시잖아요?”라며 웃으며 선물한 향수를 목과 손목에 넉넉히 뿌렸습니다. 향수 선물을 주면서 딸아이가 내 귓가에 작은 소리로 말한 것이 생각났습니다. 

“(작은 소리로) 아빠! 강아지 키우면 냄새 날 수 있어요. 그리고 나이들면 할아버지 냄새날 수 있어요. 아빠는 안나지만 그래도 향수 꼭 하세요. 호호호” 

배려 깊은 귀한 딸아이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넉넉히 향수를 뿌렸더니, 집안에 향기가 가득했습니다. 향수를 통해 딸아이를 생각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마침, 거실 텔레비전 뒤에 놓여 있는 딸들이 오래전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와 사진을 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 있는 큰딸이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최우수성적으로 졸업하면서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받은 ‘대통령 표창장’을 보며 또 미소를 지었습니다. 나는 아빠의 사랑 선물이라며 노트북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향수 향기로 집안을 가득 채우며 나가다가 책장에 있는 첫째도, 둘째도 모두 편집장이 되어 만들었던 고등학교 졸업 ‘이어북’(Year Book)이 보였습니다. 둘째는 편집을 너무 잘해서, ‘이어북 스포츠 편집부분’으로 미국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시상식은 콜롬비아대학교에서 열렸습니다. 많은 축하 사인이 있는 귀한 이어북 원본을 아빠가 가지고 계시면 더 좋을 것 같다며 가져온 행복 담긴 ‘이어북’(Year Book) 선물입니다. 책장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았습니다. 

아빠를 생각하는 효심이 깊은 평생선물 그 ‘이어북’을 빼어 들고 차로 갔습니다. ‘이어북’을 잠시 살펴보고 딸아이들을 생각하며 행복한 미소와 함께 찡한 눈물이 고였습니다. 하나님께 아이들의 모든 것을 온전히 맡기고 방목하듯이 키웠는데 잘 자라주었습니다. “고맙다. 딸들아!”

귀한 선물에는 살아 있는 기쁨과 행복이 있습니다. ‘행복 물건’ 속에는 지워지지 않는 추억을 담아 가끔 이렇게 행복을 보내주고, 넉넉한 마음을 만들어 주고, 사랑 가득한 마음으로 채워줍니다.

나관호 목사
나관호 목사

사랑이 담긴 귀한 물건, 사랑을 나눠준 물건, 행복을 전해준 물건은 삶의 가치를 높이는 생물입니다. 

그리고 제자와 기자가 만들어 준 선물도 있습니다. 제자가 만들어준 ‘두나미스교회 로고’가 행복을 줍니다. 국민일보에 근무했던, 편집 디자인 전문가입니다.  그리고 뉴스제이 창간당시 ‘뉴스제이 로고’를 만들어준 박유인 기자가 최근 내가 수염을 조금 기르자 세계적인 추세(?)라며, 짧은 수염을 기른 동갑네기 데이비드 베컴과의 합성 사진을 만들어 선물해 주었습니다. "웃고 사세요"라며 덕담을 담아 선물해주었씁니다. 세세한 섬김에 감사합니다.  

성경을 보면 신명기 28장의 ‘순종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축복의 기도에서 “떡반죽 그릇과 광주리가 복을 받고”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물론 은유적인 표현이지만, 문자그대로 물건도 하나님의 복을 받으면 행복을 전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귀한 물건은 귀하게 대해야 합니다.^^ 

나관호 교수목사 (뉴스제이 대표 및 발행인 / 치매가족 멘토 / 말씀치유회복사역원(LHRM) 원장/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 /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제자선교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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