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영신문, 교회에 홍콩 민주화시위 선동 혐의 제기 … 홍콩에서 "종교자유 제한 고려 중, 반중 매체 '빈과일보'는 폐간 조치"
中 국영신문, 교회에 홍콩 민주화시위 선동 혐의 제기 … 홍콩에서 "종교자유 제한 고려 중, 반중 매체 '빈과일보'는 폐간 조치"
  • 나관호 발행인
  • 승인 2022.02.0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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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 매체 '빈과일보' 지난해 6월 폐간 조치/
허드슨연구소 종교자유센터 소장 시어 변호사 경고/
중국연락사무소 소유 홍콩언론 ‘타 쿵 파오’/
중국어 ‘빈과(蘋果, 苹果)’는 사과를 뜻한다/

【미국=뉴스제이】 중국 국영신문이 교회와 조셉 젠 가톨릭 추기경에게 “2019년 홍콩 민주화 학생 시위를 선동한 혐의를 제기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홍콩에서 종교 자유를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연락사무소가 소유한 홍콩 언론 ‘타 쿵 파오’(Ta Kung Pao)는 일련의 기사를 게재하고 “추기경과 교회가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을 부추기고 시위대를 변호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고 저명한 종교자유 변호사이자 학자인 니나 시어(Nina Shea)가 경고했다.

과거 홍콩에서 열렸던 대규모 시위 모습        ⓒStudio Incendo
과거 홍콩에서 열렸던 대규모 시위 모습         ⓒStudio Incendo

허드슨연구소의 종교자유센터 소장인 시어 변호사는 '에포크타임스'(THE EPOCH TIMES)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해당 매체는) 중국 공산당이 홍콩을 더 강력하게 통제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라고 밝혔다.

시어 변호사는 “기사 4건이 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탄압을 예고하는 종류의 맹렬한 비난 캠페인과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첫 번째 기사는 ‘젠 추기경은 성직자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홍콩을 혼란에 빠뜨리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해당 기사는 젠 추기경이 홍콩의 반중매체인 ‘빈과일보’(Apple Daily, 蘋果日報)를 창간한 지미 라이(Jimmy Lai)와 전 홍콩 국회의원인 마틴 리(Martin Lee)와 연합했다며 비판했다. 

지미 라이(黎智英)는 홍콩의 기업인이다. 의류기업 지오다노를 창업했고 홍콩신문 ‘빈과일보’(Apple Daily)의 발행사인 넥스트디지털을 창업했다. 참고로, 중국어 ‘빈과(蘋果, 苹果)’는 사과를 뜻한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하여 "만약 아담과 하와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선악과)를 먹지 않았다면, 이 땅에 어떤 죄악도 없었을거야."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홍콩 반중 매체 '빈과일보'가 폐간 하기 하루 전날 직원들이 본사에 모여 박수하며 작별을 고하고 있다. 홍콩 경찰 내 국가보안법 담당 부서인 국가안전처는 '빈과일보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자산을 동결했으며, 편집국장 등을 체포해 기소했다.     ⓒ연합뉴스

홍콩 반중 매체 ‘빈과일보’(蘋果日報, Apple Daily)는 1995년 6월 20일에 당시의 다른 신문들과 달리 모든 페이지에 칼라 인쇄를 시도하였으며, 첫 페이지에 어떤 광고도 실지 않고 발행하였다. 이를 통해 넓은 독자층을 형성하여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홍콩 경찰 내 국가보안법 담당 부서인 국가안전처는 '빈과일보'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자산을 동결했으며, 편집국장 등을 체포해 기소했다. 이에 ‘빈과일보’는 지난해 6월 24일 마지막 신문을 발행하며 26년 역사를 마감했다.

홍콩 반중매체 빈과일보 '마지막 신문' 구매 행렬       ⓒ연합뉴스

지미 라이와 마틴 리 전 의원은 지난해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같은 조치는 한 때 홍콩의 정체성이었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는 비판이 따르고 있다.

세 개의 후속 기사는 교회가 홍콩 학생들 사이에서 폭동을 선동하고 민주화 시위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종교단체나 개인들이 많은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정부가 이를 규제하거나 처벌하기 어렵다”며 “민주화 운동에서 체포된 이들 중 상당수가 기독교 학교에서 공부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기사는 홍콩의 친중파 입법부를 지지하는 성공회 신부인 피터 쿤의 “교회에 대한 정부의 더 큰 감독을 지지한다”는 주장을 인용했다. 쿤 신부는 정부에게 종교사무국을 만들거나 중국 사원 조례를 교회까지 확대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과일보’(Apple Daily)와 Next Digital의 설립자인 지미 라이(Jimmy Lai)가 2021년 2월 1일 홍콩의 최종 항소 법원을 떠나고 있다.       ⓒREUTERS/Tyrone Siu
‘빈과일보’(Apple Daily)와 Next Digital의 설립자인 지미 라이(Jimmy Lai)가 2021년 2월 1일 홍콩의 최종 항소 법원을 떠나고 있다.       ⓒREUTERS/Tyrone Siu

시어 변호사는 익명의 홍콩 기독교 성직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이 홍콩교회에 대한 정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포괄적인 규정을 부과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기독교 학교를 통제할 의도가 있다”고 우려했다.

CP는 “젠 추기경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지도자 시진핑의 중국 본토 교회에 대한 억압적인 중국화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한, 몇 안 되는 중국의 저명한 성직자 중 한 명이기에 공산당의 분노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또 “그는 중국 당국이 주교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2018년 바티칸 협정에 비판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오픈도어'가 발표하는 기독교 박해국가 순위에서 중국은 17위를 기록했다. 오픈도어는 “중국에서 교회 출석은 엄격히 감시되며, 독립교회든 삼자교회든 관계없이 많은 교회가 폐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8세 미만의 교회 출석은 여전히 불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집회 장소가 문을 닫아야 하지만, 일부 교회는 제한이 풀리며 강제 폐쇄됐다가 조용히 단계적으로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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