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호목사 칼럼] 대중문화가 ‘페이스오프 시대’를 말하고 있다.
[나관호목사 칼럼] 대중문화가 ‘페이스오프 시대’를 말하고 있다.
  • 나관호
  • 승인 2019.03.03 2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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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관호목사의 행복발전소 56]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 (마태복음 7:15)
드라마나 영화는 ‘그 시간의 대중문화’를 가장 잘 나타내줍니다

그 시대의 ‘문화’는 그 시대를 반영하고, 투영하고, 그대로 나타내는 사진입니다. 문화를 보면 그 시대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역사상 최고의 나라였던 ‘로마’. 로마를 알려면 그 시대 대중문화를 보면 됩니다.

예를 들면 로마에는 ‘대중목욕탕’이 있었습니다. 로마의 대중목욕탕은 약 2000년 전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처음 지어지기 시작해 제정 말기에는 약850여개의 대중목욕탕이 생겨나 로마 시민이 자유롭게 남녀노소 목욕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보통 작은 공간에 사우나 시설과 열탕 시설이 있는 정도였지만, 로마가 부유해 지면서 네로 시대를 전후 해 사우나, 독서실, 상점, 경기장까지 갖춘 하나의 거대한 문화시설로 발전하였고, 이에 점점 목욕사치와 낭비가 상상을 초월하는 목욕탕이 생겨났습니다. 로마시대가 상상이 됩니다.

이처럼 대중문화는 그 시대를 보게 합니다. 나는 지난시절 기윤실의 문화전략위원과 광고전략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아름다운 커뮤니케이션과 건전한 대중문화에 대해서 연구하고 좋은 광고, 좋은 영화, 좋은 드라마에 대한 아젠다를 찾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대중문화가 그 시대를 이끌어 가는 기준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영화 '페이스오프'와 드라마 '왼손잡이 아내' © 나관호

얼마 전 “드라마에서 ‘지금 세상’을 보다”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나 영화는 ‘그 시간의 대중문화’를 가장 잘 나타내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다시 드라마를 통해 지금 시대를 진단해 보면, 지금은 ‘페이스오프 시대’를 알리고 있습니다.

‘페이스오프’(face off) 소재를 다룬 KBS 2TV 일일드라마 '왼손잡이 아내'는 돈과 욕망을 위해 식물인간 상태의 다른 사람을 죽은 자기 남편 얼굴로 ‘페이스오프’해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MBC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는 폭력 남편에게서 도망치고 싶은 아내가 성형외과 의사의 죽은 아내 얼굴로 ‘페이스오프’ 한다는 설정으로 전개됩니다. 남편을 피해 ‘페이스오프’를 한다는 설정은 SBS 주말드라마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에서 이미 다룬 소재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종영된 SBS의 ‘황후의 품격’에서 엄마의 복수를 위해 살을 빼고 ‘페이스오프’ 를 해서 천우빈이라는 가명 뒤에 숨어 황실경호원으로 궁에 입성해 복수극을 전개한 내용이 방영되었습니다. 이런 드라마 속의 필연적인 소재는 유전자 검사입니다. 또한 요즘 다른 드라마 속에서 유전자 검사와 치매이야기는 양념처럼 따라오는 소재입니다. 이 또한 지금 시대를 말하고 있습니다.
 
1997년에 개봉한 오우삼 감독의 미국 액션 영화 ‘페이스오프’가 그 시초라 할 수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어딘가에 설치된 폭탄의 위치를 단 두 명의 형제 테러리스트만 알고 있는데, 동생의 입을 열게 하기 위해 최신 성형 기술 등을 이용해 극비리에 형 캐스터의 얼굴을 이식받은 숀은 교도소에 잠입해 동생 폴럭스에게서 폭탄의 위치를 알아내려 한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동화 ‘왕자와 거지’ 액션 버전이랄 수 있는 영화로 상당한 흥행 성적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쌍권총을 들고 싸우며 비둘기가 날아다니고 교회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요즘 드라마 중 ‘페이스오프’의 변형인 동화 ‘왕자와 거지’버전 드라마와 부잣집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잃어버리거나 의도적인 뒤바뀜으로 살다가 본 자리를 찾는 드라마도 ‘페이스오프’ 드라마의 변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tvN의 ‘왕이된 남자’, KBS의 ‘비켜라 운명아’,  MBC의 ‘내 사랑 치유기’가 그것입니다.

왜 지금 시간에 ‘페이스오프’ 드라마가 등장하는 것일까요? 얼마전, 한국교회의 대표기관 중 하나인 모임에 초청받아 참석했습니다. 그곳에서 나에 대한 괜한 경계심을 가지고, 자기가 가야할 자리에 내가 갈지도 모른다는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사람들을 모아 뒷담화도 하고 있는다는 목사를 보았습니다. 얼굴은 알지만 한번도 대화를 나눠보지도 못한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 앞에서 사는 목사로서 내가 마음으로 품으려고 선한 마음으로 인사를 했습니다.

“오셨군요. 나관호 목사입니다.”
“누구신지요? 절 아시나요?”

갑자기 ‘페이스오프’하고 나를 대했습니다. 몇 달 전에도 다른기관 모임에서 만났습니다. 나는 속으로 “치매 걸렸나”라고 생각하고 웃으며 악수하고 내 자리로 왔습니다. 전형적인 ‘페이스오프’ 행동이었습니다. 마음에 질리는 것이 있는지, 아니면 당황했는지는 몰라도 ‘페이스오프’로 나를 대했습니다.

며칠 전, 카페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가르치는 교수후배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때 옆자리의 아주머니들이 ‘페이스오프’ 주제 드라마를 얘기하면서 “나도 얼굴 바꾸고 살고 싶어. 호호호”, “우리 남편 얼굴 현빈으로 바꾸면 좋은데. 호호호”, “내가 송혜교로 바뀌면 남편이....호호호” 등등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페이스오프’ 심리 속에 감춰진 마음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고단한 현재에서의 탈출, 다른 신분으로의 업그레이드, 자기를 감추고 싶은 블라인드 마음, 자기실수를 숨기려는 구겨진 마음, 새로운 차원에서 살고 싶은 마음 등등입니다. 단어로 압축하면 거짓, 변화, 숨김, 선택, 체인지, 탈출, 한탄, 분노, 이기주의, 자기부정, 변신, 새로움, 탈바꿈 등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양의 탈을 쓴 늑대’ 거짓 선지자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거짓 선지자의 출현을 경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 (마태복음 7:15)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서 이적과 기사를 행하여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백성을 미혹케 하려 하리라” (마가복음 13:22)

“사랑하는 자들아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시험하라 많은 거짓 선지자가 세상에 나왔음이니라” (요한일서 4:1)

악행을 위해, 거짓을 위해 ‘페이스오프’하는 것은 악이지만, 큰 상처로 인해 뭉개진 얼굴을 위한 ‘페이스오프’는 용납될 선택일 수 있습니다. ‘페이스오프’ 시대를 분별해야 합니다.


나관호 목사 ( 뉴스제이 대표, 발행인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치매가족 멘토 / 칼럼니스트 / 문화평론가 /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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