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을 둔 가족에게 도움 될 25가지 조언
치매 노인을 둔 가족에게 도움 될 25가지 조언
  • 나관호
  • 승인 2018.10.31 0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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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치매 노인을 둔 가족에게 도움될 아이디어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나서 안 사실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기억을 잃고 있는 부모를 둔 자녀들의 고민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마침 그 글이 '야후 코리아' 나누리의 '따뜻한 뉴스'란에 거재되었다(제자의 전화를 받고서 알았다). 그곳을 보니 댓글에 감동과 고민 그리고 나를 위한 격려까지 올라와 있었다.

그 글을 쓸 때 가벼운 마음으로 경험했던 이야기를 썼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관심이 많았다. 어느 분은 더 많은 생활 속 아이디어를 찾아 연재해 달라는 메시지도 보내왔다. 왠지 작은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겼다.

우리 어머니의 머릿속 지우개는 다른 분들에 비하면 그리 심하신 편이 아닌 것 같았다. 아니면 그동안 호전을 보이신 것이다. 나보다 더 마음 졸이고, 당황하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지면관계상 말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덧붙이고자 한다. 후편이라고나 할까.

요즘 어머니 얼굴에게서 웃음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웃음이 많아졌다는 얘기는 몸 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일 수 있다. 어느 날 어머니 머리에 침투한 지우개는 뇌와 관계가 있고 그렇다면 '생각과 말'이 문제해결의 관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어머니의 생각과 말의 영역을 훈련시키면 좋지 않을까'라는 나침반을 따라서 자격증 없는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되어 보기로 했다.

미소가 아름다우셨던 어머니

 

어머니에게 자주 사용하는 언어는 대부분 칭찬과 격려다.

1. 팔십 노인 중에 어머니 같이 퍼즐 잘하는 분 못 봤어요? - 웃으신다.
2. 어머니 얼굴 보니 마흔 일곱 살 같으세요? - 이를 보이며 웃으신다.
3. 요즘 어머니 얼굴 보니 마음이 편해 보이세요. - 기뻐하신다.
4. (옷을 입혀 드리고)분홍색 옷과 자주색 옷이 잘 어울리세요. - 좋아하신다.
5. (화장 하시게 하고) 빨간 입술색이 잘 어울리세요? - 젊다고 착각(?)하신다.
6. (손을 잡고 일으키며) 빨래 해주세요? - 인정받는다고 생각하신다.
7. "나는 행복하다. 나는 건강하다"를 따라하게 한다. - 긍정언어는 힘이다
8. (퍼즐을 잘 못 맞추실 때) 나도 잘 못 맞춰요? - 동감은 평안을 준다.
9. 어머니는 기억력이 좋아지셨어요? - 화색이 달라진다.
10. 아들(내) 말만 들으면 모두가 편해요? - 모성애는 살아 있다.

그리고 어머니의 생각을 만져주는 대화와 상황을 만들어 드렸다. 결과는 대만족.

1. 드라마 장면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린다. - 두뇌활동 활성화
2. 퍼즐을 중도에 포기하면 끝까지 하게 만든다. - 인내심 만들기
3. 실수한 부분을 반복해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 새로운 기억 만들기
4. (시집 간 딸과) 전화 통화를 자주 하게 한다. - 듣고 답하기
5. 애정을 줄 수 있는 상대(손주)와 자주 접하게 한다. - 주는 마음 만들기
6. 음식을 먹을 때 "맛있다"는 감정을 표현하게 한다. - 좋은 말 만들기
7. 식사 후 "감사합니다"를 하게 한다.(가족 모두 함께) - 감사마음 만들기
8. 날짜와 요일, 시간을 수시로 말하게 한다.(따라하기) - 시간개념 만들기
9. 드시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자주 묻는다 - 의사 표현하기
10. 잘 기억하는 일, 실수가 없을 때 넘치는 칭찬을 한다 - 기분전환
11. (손톱, 발톱을 깍아드리며) 애정표현을 한다. - 사랑마음 만들기
12. 목욕을 자주 하도록 권한다.(시켜드린다.) - 청결마음 만들기
13. 아들(식구들) 말만 들으셔야 한다고 반복 강조한다. - 독자행동 방지
14. 헤드폰을 통해 좋은 음악을 듣게 한다. - 음악치료
(이어폰보다 헤드폰을 사용하면 산만함을 줄이고 집중력을 만든다.)
15. 어머니 방문에 종(풍경)을 달아둔다. - 식구들이 출입을 알도록

아이디어는 실수한 상황에서도 나온다. 몇 달 전 어머니가 혼자서 가출 하신 후에는 어머니 방문에 종(풍경)을 달아 놓았다. 출입을 소리로 빨리 알기 위해서다. 이 방법으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자식들이 동작만 빠르면 노인들의 '빗나간' 행동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아기 같으셨던 어머니

 

우리 어머니 같은 경우는 작은 빨래나 설거지를 하시도록 유도한다. 주부였던 본인의 의무에 대해 인식하고 계시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일 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빨래를 하시면서 "나도 자꾸 움직이는 것이 좋아"라고 하신다. 더구나 어머니는 인공관절 수술로 인해 앉아 계시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헤드폰을 끼고 컴퓨터 앞에서 인터넷 동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게 한다. 헤드폰을 씌워드리면 그 자체로 행동반경도 줄이고 일종의 "꼭 이 자리에 있으셔야 합니다"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드리는 것과 같았다. 심지어 화장실에 가고 싶으셔도 꼭 먼저 묻고 움직이신다. 언젠가는 헤드폰을 착용하신 채로 혼자서 화장실에 가셔서 모두 웃었던 일이 있었다.

그런 고민스런 환경에 스스로 처하시다보니 머리를 사용하는 응용력(?)을 만들어내신다. 스스로 헤드폰 코드를 뽑고, 헤드폰 줄을 잘 정리하시고, 일어나고 싶으시면 헤드폰을 벗고 그만 듣겠다는 의사표현도 하신다. 이만하면 정상 아니겠는가.

최근에 TV를 보다가 치매증상를 진단하는 전문의의 방법을 보았다. 왼손을 펴 놓고 오른손으로 주먹, 칼날(손 날 세우기), 보자기(손등이 보이게)를 해보는 것이라 했다. 어머니에게 그 행동을 하도록 해보았다. 처음에는 두 가지만 기억하다가 반복시켰더니 세 가지 모두를 곧잘 하셨다. 최근엔 속도를 붙여서 빨리 하신다.

의사도 어머니에게 '치매'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꺼려했다. 의사의 '진단질문'에 날짜 가는 것만 빼고는 정확히 말씀하신다. 아마 내가 만든 여러 민간요법(?)이 효험이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어머니는 이제 '치매'라는 단어보다 '기억력감퇴' 정도로 상향조정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이 작은 방법들을 권한다.

 

나관호 교수 ( 치매가족 멘토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뉴스제이> 발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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