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교회 김기석 목사, ‘은퇴 선언’ ... 세상사는 이어 달리기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 ‘은퇴 선언’ ... 세상사는 이어 달리기
  • 배성하
  • 승인 2023.09.19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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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어 달리기' ... 뒤를 위해 '씨 뿌림'해야/
여름이 가을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이 '세상의 이치'/

【뉴스제이】 배성하 기자 =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가 지난달 6일 ‘창조적 계승’(마 4:12-17)이라는 제목의 주일예배 설교에서 ‘은퇴 선언’을 했다. 

김 목사는 “이제 이틀 후면 입추입니다. 벌써 아침과 저녁, 바람결이 조금씩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며 “봄이 여름에게 자기를 내주었던 것처럼, 여름도 가을에게 자리를 내줄 것입니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라고 변화에 대해 전재했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가 지난달 6일 주일예배를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청파교회 영상 캡처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가 지난달 6일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은퇴 선언을 했다.      ©청파교회 영상 캡처

“저는 세상사가 '이어 달리기'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우리는 앞 사람들이 이룬 성취를 누리며 삽니다. 오늘 우리 삶은 뒤에 올 사람들을 위한 씨 뿌림이 되어야 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주님도 똑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 사람은 심고, 한 사람은 거둔다’는 말이 옳다. 나는 너희를 보내서, 너희가 수고하지 않은 것을 거두게 하였다. 수고는 남들이 하였는데, 너희는 그들의 수고의 결실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요 4:37-38)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이 누군가의 수고 덕분임을 알 때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김기석 목사는 지난 청파교회 담임 박정오 목사와의 만남과 대화에 대해 말하며 은퇴 선언과 후임자에 대해 말했다. 아래는 설교 부분이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

1997년에 제가 청파교회 담임목사로 선임되었을 때 당시 담임목사이셨던 박정오 목사님은 저와 마주앉은 자리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김 목사! 지난 27년 동안 나는 무엇이 기독교가 아닌지에 대해 가르쳤어. 그런데 무엇이 기독교인지는 가르치지 못했어.” 

회한에 찬 자기 성찰이었습니다. 그 이상의 말씀은 없었지만 제가 감당해야 할 목회적 사명이 무엇인지를 넌지시 일러주신 것임이 분명했습니다. 박정오 목사님은 혼신의 힘을 다해 한국교회에 만연한 그릇된 신앙적 태도와 위선과 싸우시던 분입니다. 

목사님은 제가 성도들과 함께 진정한 기독교가 무엇인지를 배우고 실천하기를 바라셨던 것입니다. 

제가 담임목사가 된지 만 26년이 지나 27년을 향해 갑니다. 과연 저는 그 소명에 충실했던가 돌아봅니다. 모름지기 구원받은 기독교인의 삶의 내용은 생명과 평화여야 한다고 말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 목표에 공감한 많은 분들이 우리 여정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시대적 소명에 따라 저를 사용하여 주신 주님께 깊이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는 제가 물러나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계획되었던 일입니다. 건강의 어려움 때문에 목회자의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또 어느 정도는 제가 타성에 젖었다는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 우리 교회는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조금은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지난 1년간 청빙위원들이 고심 끝에 제 후임을 결정하였습니다. 21년 동안 저와 함께 목회를 해온 김재흥 목사가 내년 4월부터 제 뒤를 이을 예정입니다. 그는 우리 교회의 지향과 목표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는 덕망 있는 목회자입니다. 

많은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교회는 주님이 머리이신 교회이고, 각 지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저는 염려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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