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 박사 별세 ... 향년 98세
‘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 박사 별세 ... 향년 98세
  • 배성하
  • 승인 2024.06.0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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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신학자, “칼 바르트 이후 큰 영향력”/
포로수용소에서 성경 읽으며 하나님의 희망 발견/
위르겐 몰트만 박사.     Church Times
위르겐 몰트만 박사.     ⓒChurch Times

【뉴스제이】 배성하 기자 = ‘희망의 신학자’로 불리는 독일의 세계적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Jurgen Moltmann) 박사가 향년 98세로 지난 6월 3일 독일 튀빙겐에서 별세했다고 '처치타임스'(Church Times)등 여러 외신이 보도했다. 

'처치 타임스'에 따르면, 독일 개신교 신학자이자 사상가 위르겐 몰트만 교수는 1926년 4월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몰트만 박사는 2차 세계대전 독일군으로 참전했다가 연합군의 공습으로 3년간 포로로 지냈다.

포로수용소에서 그는 고등학교 졸업시험에 해당하는 아비투어 자격 교육을 받았고, YMCA에서 세운 도서관에서 나치에 대항했던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와 라인홀드 니부어(Reinhold Niebuhr)의 저서들을 접했다.

그 시기 포로수용소에서 성경을 읽으며 ‘절망 속에서 임재하는 하나님의 희망을 발견’하고 이후 신학자의 길을 걸었다.

몰트만 박사는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우셔서 언젠가 우리가 그분과 함께 웃을 수 있다"고 가르친 세계적인 신학자였다.

그는 "기독교 신앙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희망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는 종말론적 미래로부터 인류 역사에 작용한다"고 가르쳤다.

괴팅겐대학교(Georg-August-Universität Göttingen)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부퍼탈대학교(University of Wuppertal)에서 교수로 신학을 가르치기 시작한 몰트만 박사는 본대학교(University of Bonn)를 거쳐 튀빙겐대학교(University of Tuebingen)에서 은퇴할 때까지 신학을 가르쳤다. 독일 고백교회 담임목사 등도 역임했으며, 칼 바르트(Karl Barth) 이후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현대 신학자로 평가되고 있다.

블로흐의 무신론적 ‘희망의 철학’에 대한 신학적 응답이었던 저서 『희망의 신학』(1964)을 통해 세계적 신학자로 떠오른 몰트만 박사는 지금까지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1972), 『성령의 능력 안에 있는 교회』(1975), 『삼위일체와 하나님 나라』(1980), 『창조 안에 계신 하나님』(1985), 『예수 그리스도의 길』(1989), 『생명의 영』(1991), 『오시는 하나님』(1995), 『희망의 윤리』(2010) 등 다수의 저술을 남겼다.

조용기 목사와 몰트만 박사가 희망을 말하며 두번째 만나던 모습.      ⓒ여의도순복음교회

몰트만 박사는 생전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하기도 했다. 1975년 한신대 박봉랑 교수의 요청으로 한국을 처음 찾은 몰트만 박사는 ‘민족의 투쟁 속에서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후 한국과 꾸준한 교류를 맺었고, 지난 2018년 한신대에서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특히, ‘희망의 신학’을 공통점으로 하는 조용기 목사를 만나 ‘희망의 신학’과 ‘희망의 신앙’을 통합하는 만남을 통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조용기 목사 별세 후, 당시 몰트만 박사는 조용기 목사와의 만남에 대해 “조 목사님은 서구 신학과 전혀 무관한 아시아적 창조성을 지닌 신학자이자 목회자로, 그를 만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이어 몰트만 박사는 “조 목사님은 영혼 구원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여, 이제 세계의 구원과 창조 질서의 구원에 이르기까지 모두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셔야 할 온 우주적 구원이라는 데 공감하였고 이 일에 여생을 바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그 말씀을 너무 고맙게 생각했다”고 전하며 조용기 목사를 추모했다. [참고기사‘희망의 신학자', 희망의 목회자’ 소천에 소회 남겨 ... “몰트만 박사, 조용기 목사, 나보다 10년 먼저 떠나 아쉽다”... ]

위르겐 몰트만 박사(왼쪽)가 1995년, 여의도순복음교회 초청으로 한국에 왔을 때, 당시 국제신학연구원 원장이었던 이영훈 목사(가운데)와 함께 하기도 했다. (맨 오른쪽이 본지 발행인 나관호 목사)        ⓒ뉴스제이

한편, 몰트만 박사는 지난 2022년, 튀빙겐대학교 직계 제자인 김균진 박사(연세대 명예교수)가 원장으로 있는 한국신학아카데미 명예자문교수로서 마지막까지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했다. 김균진 박사는 고인에 대해 “역사 상실의 문제성을 가진 칼 바르트의 신학에 반해, 몰트만 교수님은 역사를 주제로 가진 판넨베르크와 함께 20세기 후반기 세계 신학의 대변자의 위치에 서게 되었다”고 전했다.

본지 발행인 나관호 목사도 "이영훈 목사와 함께 위르겐 몰트만 박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를 받기도 했다."며 "몰트만 박사님의 소천을 추모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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