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호목사 칼럼] 톨스토이 '부활'을 다시 읽는 이유
[나관호목사 칼럼] 톨스토이 '부활'을 다시 읽는 이유
  • 나관호 목사
  • 승인 2023.05.18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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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목사의 행복발전소 215]

톨스토이, ‘산상수훈’ 읽고 주님 다시 만나/
죽음’은 모든 ‘한계’ 중 맨 끝이다/

【뉴스제이】 아버지에게 물려받고 딸들에게 물려준 나의 DNA 중 하나가, '그림 그리는 달란트'입니다. 그러다보니 손글씨도 보기 좋게 씁니다. 그래서 내 달란트로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성경 켈리그라피를 써서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작은 그림도 그려 섬기기도 합니다. 

올해 초, 지방에서 목회를 하는 후배 목사에게 작은 선물을 했는데, '좋다'며 제직들에게 선물하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7-80장을 몰아서 써야 하니 좀 부담은 됐지만, 응원하기 위해 서둘러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손가락과 손바닥 부분이 아파오더니 가운데 손가락 관절이 굽어져 붓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 ‘한계’(限界)라는 단어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한계’는 ‘끝’입니다. 

톨스토이

'인간은 영혼과 육체, 마음과 생각 그리고 재능과 가지고 있는 모든 것에 ‘한계’가 있다'는 귀한 보석 같은 깨달음과 그 후의 세계, ‘부활’을 붙잡고 깊은 묵상의 자리로 나아갔습니다. 

몇시간 후, 지인인줄 알았는데 자기 이익을 위해 의도적인 전화 녹음과 거짓말 이간질, 권세자들을 조종하며 이익을 얻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자기 이익을 위해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을 보면, 그것은 인간관계의 ‘한계’입니다. 

그때 60대의 건강한 몸을 가진 어느 목사의 소천 소식이 전해왔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죽음 앞에서 한계를 맞았습니다. 죽음’은 세상의 모든 ‘한계’ 중, 맨끝입니다. 죽음은 그렇게 설마 설마 하다가 만날 수 있습니다. 

가난한 마음으로 섬기며 사는 믿음 좋은 사람도, 강한 정신력으로 거뜬히 사는 사람도, 울퉁불퉁 근육질 몸과 단단한 몸을 가진 사람도, 갑자기 찾아온 ‘죽음의 한계’에 도달하면 이 세상에서는 끝입니다. 

그리고 명예를 쫓아 사는 사람도, 남의 것을 사기 쳐서 누리고 있는 사람도, 의도적 습관적으로 함정을 파는 사람도, 돈을 최고로 알고 돈갑질(?)하며 사는 사람도, 땅과 건물과 통장의 숫자가 넘쳐나는 사람도, 땅에 수많은 현금을 묻어 놓은 사람도 ’죽음의 한계’에 도달하면 이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끝입니다. 그리고 또다른 시작인 하나님 앞에 서게 됩니다.  

‘죽음’과 ‘부활’을 묵상하며 톨스토이의 시대적 작품이며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소설에 담아 낸 이야기 『부활』을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했던 톨스토이가 말년에 쓴 작품이 『부활』이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그 소설에게 다가간 더 중요한 것은 톨스토이가 『부활』부활 작품을 쓰기 전에, 예수님의 ‘산상수훈’을 읽고, 모든 부정적인 환경과 특히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소설 속 주인공 네홀류도프도 춥고 황량한 시베리아 벽지의 어느 여관방에서 신약성경 복음 중 특히 ‘산상수훈’을 읽다가 자신의 영혼을 부활시킬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장면이 나옵니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실제 경험을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넣은 것입니다. 

제정 러시아 무도회 모습

톨스토이가 살던 시절, 제정 러시아 말기는 귀족들의 심한 약탈(?)로 평민들은 고통에 살아야 했습니다. 가혹한 노동자ㆍ농민 수탈과 압제, 특히 유대인 등 소수민족 박해가 심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정교회의 성직자와 교회의 타락이 겉으로 들어난 시기였습니다. 귀족신분의 톨스토이는 그런 제정 러시아의 사회와 종교를 비판하며 『부활』을 썼습니다. 그러자 러시아 정교회는 톨스토이를 파면합니다. 

『부활』은 주인공 공작 드미트리 네흘류도프가 카츄샤라는 여자를 만나 타락시킨 죄의식을 톨스토이 특유의 방법으로 깊이 탐구한 작품입니다.

톨스토이의 '부활' 작품 속으로....▣
카추샤는 매춘부로 살아가다 끝내는 범죄자가 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다. 네홀류도프는 카튜샤의 타락이 자신의 비열한 행동 때문이었음을 깨닫고, 양심의 가책 속에서 자신의 방탕하고 비도덕적인 삶을 반성한다. 

또 땀 흘리는 농민은 가난하게 살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지주와 귀족은 농민을 착취하여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는 현실의 부당함을 깨닫는다. 귀족 사회의 부패와 천박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결국 네홀류도프는 시베리아로 유형을 가는 카추샤를 따라 떠난다. 그리고 춥고 황량한 시베리아 벽지의 어느 여관방에서 그는 신약성서 복음 중 특히 ‘산상수훈’을 읽다가 자신의 영혼을 부활시킬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한계, 죽음, 톨스토이, 산상수훈, 부활, 예수님을 생각하며 『부활』을 다시 접하고, 인생의 새로운 깊이를 경험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경배와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한다, 쓸어 담는 욕심은 부질없는 마음, 돈을 최고의 자리에 놓는 것은 허세, 죽음은 갑자기 온다는 것 그래서 결론은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모든 것 내려놓고 빈손으로, 진심으로 명예와 돈보다 하나님을 우선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산상수훈’을 묵상하다가 하나님이 이어서 주신 성경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마지막 날의 여러 징조를 말씀하신, 마지막 부분입니다. 

“불법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리라.”(마태복음 24:12)

여기에서 불법(不法)은 하나님의 법(성경)에 어긋나고 하나님의 법(성경)대로 살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무법’은 ‘자기 자신의 법이 되길 원한다’는 상태입니다. 누구도, 특히 무오하고 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을 원치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자기가 규칙을 만들고 싶어 하면, 예수님과 성령님과의 사랑에서도 끊어지는 것입니다

요즘 실태를 보면, 큰 불법을 넘어 오히려 작은 부분에서의 불법이 성행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이 타락했고, 불법이 정당화되고, 거짓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 달전, 미국에서 잠시 귀국한 온 딸아이를 위해 유명브랜드의 스테이크를 배달로 주문했습니다. 코로나 전, 가끔 다니던 곳이라 친숙했는데, 받아보니 크기가 작을 뿐더러 너무 타버려 마치 직원들이 굽기 정도를 연습했던 버려진 고기를 보낸 것 같아 도저히 먹을 수 없었습니다. 

지방에 다녀오다가 빨간 경고등이 들어오기에 자동차 주유를 했는데, 얼마가지 않아 다시 빨간 불이 들어왔습니다. 기름이 너무 적게 주유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습관적인 작은(?)거짓말, 본능적인 감춘 마음 만들기, 은근하게 조종하고 유도하는 사람 등도 보입니다.

나관호 목사

내가 쓴 오래된 책의 인세도 전혀 안들어온지 오래되었습니다. 인세는 나의 자비량선교 생활자금입니다. 담당 여직원이 있을 떄는 분기별로 등기우편으로 상황을 알리고 인세를 보내주곤 했는데, 그녀가 퇴사 후부터는 전혀 깜깜입니다. 대학교 채플 설교를 가서 그 많은 책을 싸인해 주곤 했는데....

그러나 역시 정직한 한개의 기독교 전문 출판사는 많든 적든 분기별로 잘 들어옵니다.  

몇가지 예지만 불법과 무법이 성행하기에 사랑이 식어지는 것입니다. 또 반대로 '사랑이 식어지기'에 '불법이 또 성행'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결론은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모든 것 내려놓고 빈손으로, 진심으로 명예와 돈보다 하나님을 우선하고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며 살아야 합니다.

 

나관호 교수목사 (뉴스제이 대표 및 발행인 / 치매가족 멘토 / 말씀치유회복사역원(LHRM) 원장/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 /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제자선교회 이사)

"후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귀하게 사용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발행인 나관호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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