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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생길, 누구나 작은 구멍을 갖고 산다/ 옷, 보는 사람들의 마음과 태도를 만든다/
[기자수첩] 찐빵과 호떡에서 인생을 보다
2022. 12. 21 by 그레이스 배

【뉴스제이】 우리 집 겨울 간식은 고구마를 넘어 이제 찐빵과 호떡이 됐다. 안흥진빵을 박스로 사서 냉장고에 냉동시켜 놓았다가 찜통으로 쪄서 먹고, 호떡은 믹스가루를 사서 직접 만들어 먹는다.  

간식을 먹고 만들다 보니 어느 순간 인생이 보였다. 나는 항상 생활 속에서 무언가를 깨닫게 되는 것이 행복하다. 깨달음을 나누고, 글을 쓰고, 인생살이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

저녁을 먹은 후, 남편을 위해 찐빵 간식을 준비하기 위해 냉동실에 얼어 있는 찐빵을 꺼냈다. 해동이 되지 않았지만 찜통에 넣어 수증기로 익히면 충분할 것 같아 믿음으로(?) 가열을 했다.  

예상대로 가열 시간을 좀 더 주었더니 잘 익었다. 그런데 차이가 있다면 찐빵의 피부(?)가 쭈글거렸다. ‘모양새야 어떠하리 맛있으면 되지.... 그렇지만 찐빵도 생김새가 더 정갈하면 더 맛있게 보이고 기분도 좋은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찐빵도 건강한 찐빵스러우면(?) 좋으니까.

찐빵과 직접 만든 호떡에서 인생을 보다
찐빵과 직접 만든 호떡에서 인생을 보다

순간 인생이 떠올랐다. 우리도 옷을 정갈하게 입는 것과 쭈글이 옷을 입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옷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만들고, 대하는 태도를 만들고, 판단을 만들기 때문이다. 비싼 옷이 아니라, 정갈하고 깨끗하고 어울리는 옷 말이다. 그래서 나도 가는 장소와 만나는 사람을 위해 옷 입기에 신경을 많이 쓴다. 물론 남편을 위한 코디도 내 일이다. 

남편 양복패션 뿐만아니라, 청바지 패션도 나는 잘 어울리도록 코디를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남편이 어디를 가든지 멋있다는 평을 받는다. 남편이 강의를 하는데, 제자들도 그런 말을 한다고 들었다. 양복도 잘 어울리고, 청바지를 입어도 잘 어울린다고.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호떡 수재간식을 통해서도 인생을 보았다. 호떡을 직접 만들어 우리집 수제품으로 만들어 먹게 된 것은 남편 때문이다. 내가 반죽을 펴서 넣으면 남편이 설탕 가루 한 스푼을 넣어 주곤 한다. 남편은 그런 것들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이지만 그런 것에서 행복을 누리는 남편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기뻐졌다. 그런데 반죽을 잘못 봉압(?)해서 설탕이 좀 흘러나왔다. 그러자 남편이 말했다. “떼우면 되지 얼른해” 나는 얼른 작은 반죽을 떼어 흐르는 설탕을 막았다. 

그 순간 호떡 인생이 보였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작은 상처와 열등감 구멍을 갖고 산다. 설탕이 세어 나오듯. 그렇다. “떼우면 되지”. 

그런데 다 익은 호떡을 보니 세어 나온 설탕은 기본이었다. 남편에게 내가 말했다. 

“아휴! 여기도 세어 나왔네요?”
“잘 됐구먼. 잘 익었네.”
“비주얼이 좀 좋을 줄 알았는데, 결국 나오네요”
“잘~~~~ 됐네.”

그러더니 남편이 내 입에 설탕이 세어 나온 부분을 가져다 주더니 먹으라고 했다. 내 실수 흔적을 없애주려는 것 같아 좋았다. 한 입 베어 먹고 있는 나를 보더니 남편이 말했다.

“맛있지? 더 맛있지 않아! 설탕이 세어 나온 부분이 더 맛있어.”
“어! 맛있어요. 저 좋아요.”
“고럼, 고럼. 잘 만들었네. 내 마누라님! 하하하”

그레이스 배

그 순간 인생이 보였다.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구멍 난 부분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생각을 바꾸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믿고, 장점으로 만들 기회나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겁이 많아 면허가 있지만 운전을 잘 못한다. 그것이 스트레스가 되고, 때론 열등감이 된 적도 있다. 그런데 호떡을 먹으며, 남편과 인생 대화를 하며 생각했다. 남편이 나의 평생 기사로 도움을 주고 있으니 생각을 바꿨다. 그리고 남편 앞에서 소리내어 말했다. 

“남편이 운전해 주잖아요. 택시도 있고 지하철도 있고 그리고 동료들이 태워도 주잖아. 모든 사람이 나의 기사네. 응. 나는 누리면 되는 거네. 열등감이 아니라 장점이네. 남편님! 내일 출근길 차 좀 대기 시켜놔요. 난 좀 천천히 내려갈테니까요. 알았지요? 호호호”

 

그레이스 배 전도사 (뉴스제이 경영이사 / 말씀치유회복사역원 부원장/ 청소년보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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