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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치매굿바이 5 ♣ 나관호 교수의 치매 어머니와 사는이야기 ☞ 치매 멘토링 ☞ ☞ ☞ 반복적인 뇌운동을 하세요 책 읽기와 손편지 쓰기, 퍼즐요법../. 반복적인 운동으로 어머니의 뇌도 운동/ 웃음도 치매치료에 도움이 된다/ ◈나관호교수는 치매어머니와의 '삶의 경험'을 치매가족 멘토로 치매가족과 전문가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치매 어머니의 '틀니 분실 사건' ... "어디서 찾았냐면?"
2019. 12. 10 by 나관호

【뉴스제이】 천국가신 치매어머니를 생각하며 치매환자와 치매가족을 돕기 위해, 14년간 치매 어머니와 나누었던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치매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울고 웃었던 지난 시간을 되돌아 봅니다. 나의 삶의 경험을 나누며 '치매환자와 치매가족을 응원합니다.' 

우리 집은 분실 사고가 자주 일어났었다. 그렇다고 값나가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꼭 필요한 물건이기도 하다. 그런데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 사람이다. 바로 우리 어머니. 물건을 잘 두신다고 두시는 것이 분실 신고가 필요한 수준이다.

어느 날, 아침 식사를 하려는데 어머니 입 모양이 이상했다. 인중이 쭈글거리고 주름져 있었다. '틀니 분실사고'를 일으키신 것이 분명했다. 세수하시고 틀니를 뽑아 세척한 후 또 어딘가에 감추신 것이다. 허긴 어머니에게는 귀중한 물건이니 그럴 만도 하다.

 

치매 어머니의 '틀니 분실사건', 찾아낸 곳은 바로...

직감이 생겨 대충 감춰진 곳을 알아낼 수 있다. 그런데 그날은 아무리 둘러봐도 틀니를 찾을 수 없었다. 피해자요 가해자인 어머니를 편안하게 만들어 드리고 대화를 시작했다.

"어머니, 틀니 씻으시고 어디에 두셨어요?"

"잘 둔다고 뒀는데."

아기 같으신 어머니
아기 같으신 어머니    Ⓒ뉴스제이    

그러시더니 본인이 이 방 저 방 찾으러 다니신다. 나는 어머니를 미행하며 또 다른 추적을 해본다. 기존에는 가방이나 서랍에 넣어 두셨다. 그런데 이번에는 철저히 숨기신 모양이다. 욕실에 들어가 가능성을 역추적해 보았다. 그런데 욕실 앞에 휴지 조각이 보였다. 순간 틀니를 휴지에 싸 놓으셨을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어머니, 틀니 휴지에 싸서 어디에 두셨어요?"

결국 틀니는 어머니 옷장 깊숙한 곳에서 발견되었다. 대부분 어르신들은 중요한 물건을 옷장에 숨기기도 한다. 휴지로 범벅이 된 틀니를 깨끗이 세척해 어머니에게 드렸다.

"그것 봐. 내가 잘 뒀잖니."

", 잘 두셨습니다. 수고하셨어요."

그럴 때면 그냥 서로 웃고 만다. 어머니 같은 어르신들에게 '교훈(?)과 몰아붙이기'는 좋지 않은 방법이다. 그저 그 순간, 몇 분 전의 과거라도 깜박하시게 놔두면 좋다. 마음 편한 것이 제일이니까.

어머니는 자신의 가방과 옷장에는 자신의 물건을 꽁꽁 숨기셨다. 치매노인들이 대부분 그렇게 행동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쓰는 치료 요법이 있다. 이것은 치매노인 가족들에게 권하고 싶은 방법이다. 그것은 책 읽기와 손편지 쓰기, 그리고 퍼즐이다. 퍼즐은 너무 복잡한 것 말고 60개 조각 정도의 퍼즐을 맞추시게 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동네 헬스클럽에서 팔운동을 하다가 근육을 만들고 건강하게 하는 것은 반복적인 운동이니 어머니의 뇌도 운동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당신에게는 힘들지만 뇌를 운동시키는 방법으로 책 읽기와 편지쓰기, 퍼즐을 생각해 낸 것이다.

그날도 퍼즐을 하도록 해드렸다. 끙끙거리며 하신다. "오늘은 잘 안 되는데..." 하시며 그래도 끝까지 하신다. 몇 개만 맞추셔도 나는 칭찬을 했다.

"어머니같이 잘 맞추는 사람은 없어요. 최고예요."

 

몰아붙이기'는 좋지 않은 방법, 웃음과 칭찬이 '최고'

나는 어머니의 퍼즐 맞추기 시간에 따라 어머니 상태를 짐작한다. 어머니가 퍼즐을 다 맞추실 때까지 기다렸다. 오늘도 몇 개가 틀렸다. 내가 마지막 몇 개를 바르게 맞춰 놓고 말했다.

 

"어머니, 최곱니다. 다 잘 맞추셨어요."

"아이고, 잘 안 된다."

웃으면 복이와요
웃으면 복이와요      Ⓒ뉴스제이

나는 어머니 양손을 두손으로 꼭 잡고 눈을 보며 말했다.

"아닙니다. 잘하셨어요. 처음부터 안 된다고 말하지 마시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하세요. 아셨죠?"

"그래? 호호호. "

어린아이같이 웃으신다. 웃음도 치매치료에 도움이 된다. 틀니 분실사건의 날도 열심을 내셨다. 힘들다는 불평도 사라지고 진지해지신다. 한두 시간 걸리던 것이 점차로 시간이 줄어들고 어떨 때는 40분이면 어느 정도 맞추신다.

 

나관호 교수목사 ( 치매가족 멘토 / 뉴스제이 발행인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 치매강의요청 : 010-3561-9109

덧붙이는 글 | 치매강의 전문가 나관호 교수목사는 뉴스제이 대표 및 발행인으로 따뜻한 글을 통해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있다. 또한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에 선정된 기독교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분야 전문가로, 기윤실 문화전략위원과 광고전략위원을 지냈다. 또한, 역사신학과 커뮤니케이션 이론, 대중문화연구를 강의하고 있으며, '생각과 말'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로 기업문화를 밝게 만들고 있다. ‘심리치료 상담’과 ‘NLP 상담’(미국 NEW NLP 협회)을 통해 사람들을 돕고 있으며,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으로 한국교회를 섬기고 있다. 특히, '치매가족 멘토'로서 강의와 상담믈 통해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돕는 구원투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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