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BI, ‘1983년 英 여왕 암살 시도 정황’ 문서 공개
美 FBI, ‘1983년 英 여왕 암살 시도 정황’ 문서 공개
  • 에쉴리 나
  • 승인 2023.05.2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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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방미, 여왕 탄 요트에 물건 던지기로/
북아일랜드에서 고무탄에 살해된 딸 복수 위해/

【미국=뉴스제이】 에쉴리 나 통신원 = 美 연방수사국(FBI)이 지난해 별세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Elizabeth II) 여왕의 1983년 레이건 대통령 시절 미국 방문 당시 ‘암살 시도 정황이 있었다’는 것을 최신 기밀 해제 문서를 통해 지난 22일 공개했다.

FBI 경호를 받고 있는 여왕과 빌립공 <br>
FBI 경호를 받고 있는 여왕과 빌립공 

영국 BBC방송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영국 내에서 북아일랜드 문제가 고조되는 동안 미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새로 공개된 FBI 문서는 미국 방문 중 여왕 경호를 도운 FBI가 당시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위협에 대한 우려와 여왕의 방미 일정을 어떻게 안전하게 소화했는지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공개된 비밀문서

문서에 따르면, 여왕과 남편 필립공(에든버러 공작)이 캘리포니아주 방문을 약 1달 앞둔 1983년 2월 4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경찰관은 자주 드나들던 아일랜드 술집에서 정보를 얻게 된다.

한 남성이 ‘북아일랜드에서 고무탄에 의해 살해된 딸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다는 전화 통화 내용을 듣고, 그대로 FBI에 신고했다.

해제된 비밀 문서에는 이 남성이 금문교 위에서 다리 아래를 지나가는 영국 여왕이 탄 로얄 요트 브리타니아호에 물건을 던지거나 여왕이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을 방문했을 때 살해하려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협박에 대응하기 위해 미 첩보기관은 요트가 접근할 때 금문교 위의 보도를 폐쇄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관련 암살 시도에 대해선 미 당국이 어떤 조처를 했는지 불분명하나 1달 뒤 여왕 부부는 예정대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방문했다. FBI는 이 남성의 체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다.

한편, 102페이지에 달하는 이번 문서는 미 언론기관이 제출한 ‘정보의 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 / FOIA)에 따른 요청에 따라 기밀 조치가 해제되며 22일 FBI의 공식 웹사이트 ‘더 볼트’(The Vault)에 게재됐다.

1976년 여왕의 아버지인 조지 6세의 6촌 동생이자 필립 공의 외삼촌이기도 했던 루이스 마운트배튼 경은 아일랜드 슬라이고 해안에서 IRA의 폭탄 테러로 사망한 바 있다.

레이건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여왕
레이건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여왕

이후 1989년 여왕이 미 중동부 켄터키주를 개인적으로 방문하기 전 FBI는 “영국 군주 일가를 노린 IRA의 위협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는 내부 문건이 작성됐다.

또한 해당 문건에는 “보스턴과 뉴욕 당국은 IRA 관련 위협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즉시 켄터키주 루이빌 당국에도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적혀 있다.

경마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엘리자베스 여왕은 루이빌에서 열리는 세계적 경마대회 ‘켄터키 더비’ 등을 즐기고자 켄터키주를 여러 번 방문한 바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 공이 공원 관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br>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 공이 공원 관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991년 또 한 번 미국을 국빈 방문한 여왕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과 ‘볼티모어 오리올스’팀의 야구 경기 관람이 예정돼 있었다.

당시 FBI는 비밀경호국 측에 “아일랜드 단체들”이 경기장에서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아이리시 단체 하나가 그랜드스탠드석 입장권을 대거 예약했다”고 경고했다.

한편, FBI는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 공개된 문건 외에도 “추가 기록”이 존재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추가 공개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후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귀하게 사용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발행인 나관호 배상
"후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귀하게 사용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발행인 나관호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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