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대통령, “주님 만날 준비”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주님 만날 준비”
  • 나관호 발행인
  • 승인 2023.02.22 1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8세 노익장 ... 연명치료 내려놓고 그날 준비/
"남은 시간, 가족과 함께 보내며 준비 중"
주일학교 교사, 하나님이 주신 평생 사명/

【뉴스제이】 지미 카터 (Jimmy  Carter) 전 미국 대통령이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호스피스 돌봄을 받는다. 98세 '믿음의 사람'은  "남은 시간, 가족과 함께" 보내며, 하나님을 만날 그날을 준비하는 것이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호스피스 돌봄을 받는다.     ⓒ카터 센터 

카터 전 대통령이 설립한 비영리단체인 '카터 센터'(The Carter Center)는 18일(현지시간) “카터 전 대통령은 남은 시간을 조지아주의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1924년생으로, '가장 오래 산 전직 미국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이미 썼다.

카터 대통령은 신실한 크리스천으로 더 유명하다. 3살 때부터 침례교회 주일학교에서 성경구절을 암송했으며, 성장 후에는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했다.

퇴임 후에도 세계 어느 곳에 있든지 주일이면 가능한 한 조지아주 플레인스에 있는 마라나타침례교회로 돌아와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곤 했다. 대통령 선거 유세기간 중에도 주일은 교회로 돌아와 성경을 가르쳤다.

2019년, 넘어져 엉덩이가 부러진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주일학교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마라나타침례교회로 돌아왔다. 교회의 한 자가가 대통령을 올리고 내리는, 카터 대통령을 위한 특별한 의자를 만들었다.
2019년, 넘어져 엉덩이가 부러진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주일학교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마라나타침례교회로 돌아왔다. 교회의 한 자가가 대통령을 올리고 내리는, 카터 대통령을 위한 특별한 의자를 만들었다.      ⓒDaily News

지미 카터 대통령은 주일학교 교사를 하나님이 주신 평생 사명으로 생각했다. 심지어 선거 바로 하루 전날도 모든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교사로서의 책무를 다했다. 2015년, 90세의 고령에 뇌와 간에 암세포가 발견돼 투병 중이었을 때도 말씀 전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손자 제이슨은 전날 카터 부부를 만났다며 “언제나처럼 평화로웠고, 집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트위터에 썼다.

카터 전 대통령은 2015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발병했고, 암이 간과 뇌까지 전이됐다고 한다.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건강 문제로 불참하는 등 거동이 쉽지 않은 상태였다.

2007년 2월 15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로절린 여사는 나이지리아 북부 나사라와를 방문하여 주혈흡충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방문했다.    카터 센타
2007년 2월 15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로절린 여사는 나이지리아 북부 나사라와를 방문하여 주혈흡충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방문했다.       ⓒ카터 센터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제임스 얼 카터 주니어(James Earl Carter Jr.)라는 풀네임을 가지고 있으나,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는 애칭인 지미(Jimmy)를 써서 통칭 '지미 카터'(Jimmy  Carter)라는 이름을 사용하였으며, 서명을 하거나 선서를 할 때도 이 이름을 사용했다. 

한편, 비영리 비정부 조직인 '카터 센터'(The Carter Center)는 분쟁을 해결하여 80개국 이상에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카터 센터는 1982년 전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Jimmy Carter)와 전 영부인 로잘린 카터(Rosalynn Carter)가 에모리대학교(Emory University)와 협력하여 전 세계의 평화와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설립했다.

그리고 '카터 센터'(The Carter Center)는 시력우선 사업과 '국제재단'(LCIF)이 현재 함께하고 있는 협력 단체 중 가장 중요하고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단체 중 하나다. '국제재단'(LCIF)의 가장 주목할만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시력우선 프로그램은 예방 가능하고 치료 가능한 실명의 주요 요인에 맞서고, 시각 장애인이나 시력이 손상된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로절린 카터 전 영부인은 가나 북부 팅골리 마을 추장의 선물인 가나 전통 의상을 입고 있다.         ⓒ카터 센터

1924년 조지아주 농가에서 태어난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해군 장교, 조지아주 주지사,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을 거쳐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의 39대 대통령을 지냈다. 퇴임 후엔 배우자 로잘린 카터와 함께 고향 목장으로 돌아가 소박하게 생활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80년 대선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 패배해 대통령 재선에 실패했다. 백악관을 떠난 후 그는 더 큰 존경을 받았다. 1982년 '카터 센터'를 만들어 인권 증진에 힘썼고, 집짓기 봉사인 '해비타트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통해 자연재해로 집을 잃은 이재민을 도왔다. 암 발병 이후인 2019년 테네시주 내슈빌의 집짓기 현장에 나와 못질을 하기도 했다.

1990년대 '기생충과의 전쟁'은 개발도상국 인권·보건 증진을 위해서였다. 타깃은 오염된 물을 통해 전파되는 북아프리카의 '기니 벌레'. 카터 전 대통령은 "내가 기니 벌레 마지막 개체보다 오래 살 것"이라고 공언했고, 감염 사례는 1986년 350만 건에서 2021년 14건으로 줄었다.

이 같은 활동이 세계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세계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카터 센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와도 인연이 깊다. 대통령 시절엔 "한국의 인권을 개선하라"며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해 박정희 정권을 압박했다. 1994년엔 1차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해 미국 특사 자격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국가주석을 만나는 등 한반도 외교에 깊게 관여했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정치 현안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2021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사태를 일으켰을 때, "미국의 민주주의를 우려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지난해 말 알래스카의 자연 보호구역을 관통하는 도로 개통에 반대하는 성명을 낸 것이 카터 전 대통령의 마지막 공식 활동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8일 "카터 전 대통령은 1980년에 서명한 '알래스카 국익 토지 보존법'을 최고 업적 중 하나로 여겼다"며 "이 법을 지키려고 얼마 전까지 서류 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안보면 후회할 기사
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