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낙태클리닉 앞 침묵기도’ 여성 체포
英 ‘낙태클리닉 앞 침묵기도’ 여성 체포
  • 에쉴리 나
  • 승인 2022.12.24 0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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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으로’ 기도하고 있었다는데, 연행/
‘공공장소 보호명령’(PSPO) 위반 등 혐의/

【미국=뉴스제이】 에쉴리 나 통신원 = 영국의 생명수호운동가가 버밍엄의 한 낙태클리닉 밖에서 조용히 침묵기도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형사 고발을 당했다.

​침묵기도하고 있는 영국의 낙태 반대 운동가 이사벨 본 스프루스.    ⓒAlliance Defending Freedom UK
​침묵기도하고 있는 영국의 낙태 반대 운동가 이사벨 본 스프루스.    ⓒAlliance Defending Freedom UK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생명을 위한 영국의 행진’(UK March for Life) 시민 단체 대표 이사벨 본 스프루스(Isabell Vaughan Spruce) 지난 6일 버밍엄 킹스 노튼에 위치한 ‘영국임신자문서비스(BPAS) 로버트 클리닉’ 밖에서 조용히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되었다.

경찰은 스프루스 대표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물었고, 조용히 ‘머릿속으로’ 기도하고 있었다는 답변을 듣자 경찰서로 연행했다.

그녀는 ‘공공장소 보호명령’(PSPO) 위반 등 4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버밍엄은 낙태 시설 주위를 낙태와 관련된 “찬성 또는 반대의 모든 행위에 관여하거나 찬성 또는 반대를 나타내는 시도”로 인식되는 행위를 범죄로 판단하는 ‘검열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버밍엄 시의회는 지역 낙태시술소 인근에서 낙태 찬반 활동을 금지하는 '공공장소 보호명령'(PSPO)을 발령했다.

‘검열구역’의 존재도 논란의 대상이지만 이 구역이 축구 경기장보다도 넓은 반경 150m인 점 또한 문제이다. 지난 달 본머스의 한 여성은 낙태 시설의 검열 구역 밖의 거리에서 기도하던 중 경찰로부터 “협박, 괴롭힘 또는 고통”을 주는 행위라는 지적과 함께 이동 명령을 받았다.

지난 7월에도 영국 경찰이 낙태 클리닉 밖에서 묵묵히 기도한 혐의로 체포, 구금 및 벌금형을 선고받은 76세 영국 노인 여성에 대해 기소하기도 했다. [참고기사英 경찰, 낙태클리닉 근처서 기도한 76세 노인 체포]

그녀를 법적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국제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에 따르면, 당국은 그녀가 병원 문이 닫혀 있는 동안 3차례에 걸쳐 병원 밖에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어떤 표지판이나 현수막도 들고 있지 않았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는 이사벨 본 스프루스         ⓒAlliance Defending Freedom UK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는 이사벨 본 스프루스         ⓒAlliance Defending Freedom UK

‘생명을 위한 영국의 행진’(UK March for Life) 시민 단체 스프루스 대표는 경찰의 체포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제가 단순히 마음의 사생활 속에서 기도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의해 몸수색을 받고, 체포되고, 심문 후 기소되는 일은 끔찍하게 잘못되었습니다. 검열구역은 이미 불법적인 괴롭힘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합니다. 누구도 괴롭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제가 한 일은 해로운 것과는 매우 거리가 먼 일이었습니다. 저는 제 생각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제 마음의 프라이버시를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영국의 공공장소에서 생각하고 기도한 것에 대해 형사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국제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은 “성숙한 민주주의는 범죄 행위와 헌법으로 보호되는 평화로운 행사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스프루스는 굴욕적인 체포와 형사 고발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 “취약한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자선을 베풀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선한 여성이 흉악범 취급을 받아선 안 된다. 최근 완충 구역 입법 및 명령의 증가가 우리나라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가 표현의 자유권의 평화적인 행사를 보호하는, 진정으로 민주적인 국가인지 자문해야 한다”며 “우리는 아무런 생각 없이 ‘다수의 횡포’를 받아들일 뿐 아니라 심지어 정상으로 여기고 이를 조장하는 사회로 빠질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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