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와 가족, 정부가 책임지는 나라를 꿈꾼다
치매환자와 가족, 정부가 책임지는 나라를 꿈꾼다
  • 나관호
  • 승인 2019.01.12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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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 목사의 행복발전소 44]
치매환자 가족은 환자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듭니다.
1차적으로 치매를 장애인으로 분류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치매에 대한 일반적 오해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가족이 모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뉴스제이】 저는 치매 어머니를 14년 정도 집에서 모셨습니다. 당연하다 생각했고, 어머니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천국에 가셨지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어머니에게 더 잘해드릴 수 있었는데'라는 회한이 듭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치매 어머니도 힘드셨겠지만, 나와 돌보는 가족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치매환자 가족은 환자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듭니다. 엉뚱한 행동과 말은 기본이고, 가출도 하십니다. 어느 환자는 심지어 대변이 초콜릿인 줄 알고, 만지고, 먹고, 벽에 칠하기도 하지요. 숨 쉬는 것만으로 살아 계시다는 것을 알 뿐입니다. 살았으나 죽은 것이 치매환자의 현실이랍니다. 환자도 힘들지만 사실 치매환자 가족이 얼마나 힘든지는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압니다.

말년에 치매에 걸려 고생하다 죽은 미국 전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을 생각해 봅니다. 그의 부인 낸시 레이건(Nancy Reagan)은 치매 환자 가족의 고통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서 천천히 분해되어 무너져가는 것을 지켜보는 괴로움이다."

미소천사 어머니
미소천사 어머니

치매환자와 가족은 동전의 앞뒤처럼 평생 같이 손잡고 살아가야 하는 관계입니다. 치매환자를 돌보다가 가족들에게 질병이 발생하곤 합니다. 저도 스트레스로 인해 발과 다리에 통증병이 생겨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습니다. 완치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치매는 또 다른 환자를 만들 수 있는 가족병입니다. 요양시설에 모시든, 집에서 모시든 어느 곳에 치매환자가 있든 가족들에게는 큰 고통입니다. 그래서 치매환자들에 대한 복지 정책을 세우면서 가족에 대한 복지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정부나 관계자들조차도 치매환자 가족의 어려움을 알면서도 가족복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복지 정책이 앞선 미국과 유럽에서도 가족복지 정책 안에는 '치매환자 가족'들에 대한 부분이 없습니다. 유럽의 가족정책은 대가족을 위한 소득재분배 정책의 일환으로 가족수당, 소득세 정책 등이 실시되고, 인구정책과 장기적 인구계획에 대한 가족정책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국,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그리고 고아, 장애아, 빈곤자, 무주택자와 같은 피부양자와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수행이 부적절한 가족에게 지원적, 보조적, 대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정책이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사회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개념이겠지요.

이렇게 명시된 부류에 '치매환자 가족'도 포함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치매환자 가족들 힘듭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듭니다. 치매 환자 가족들에게 현실적 수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치매환자는 물론 치매환자 가족에 대한 복지 정책은 어떻게 펼치면 좋을까요?

 

첫째,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세금혜택과 지원금 필요합니다

먼저, 경제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일반적인 배려복지 개념에 치매를 넣어 생각하면 이해가 쉽지요. 치매환자 가족들에게 세금혜택(의료보험과 자동차세도 포함)과 주택정책 혜택, 치매환자 가족 자녀의 학비감면 및 장학제도, 치매가족 효도복지위로금(가족 문화비도 포함) 등이 필요합니다.

치매환자 자녀들이 부모님을 서로 모시겠다고 할 정도로 '가족들을 위한 복지정책'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치매환자를 모시는 가족은 모두 효자·효녀입니다. 그들에게 현실적인 문제는 돈입니다. 치매 환자를 모시는 자녀들에게 '세금혜택과 효도복지 지원금' 좀 주십시오. 그런 정책이 시행되는 것만으로도 가족들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둘째, '본인 부담 상한제' 실시되어야 합니다

병원비 내는 것도 스트레스입니다.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실 때 매달 88만 원을 병원비로 냈습니다. 순수 병원비입니다. 100만 원 이상 분담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요양원은 60여만 원 정도 듭니다. 요양원의 경우 환자 등급에 따라 요양비가 다릅니다. 집에서 모실 때도 그 정도는 듭니다.

부담되는 병원비에 대해서는 요즘 거론되고 있는 '본인 부담 상한제' 같은 것이 대책이 될 수 있습니다. 의료비를 줄여주거나 환급해 주는 것입니다.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치매 환자가족들은 가족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가족들을 위한 정책 중에도 포함될 수 있는 '치매 초기환자 혜택'도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치매 초기 환자에 대한 혜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치매는 초기에 진행을 늦추지 않으면, 이후 예후가 극히 불량하고, 사회적 비용도 더 많이 듭니다. 그런 이유로 경증환자를 위한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혜택'도 중요합니다.

 

셋째, 1차적으로 치매환자를 장애인으로 분류하면?

노령화 사회가 될수록 치매환자는 급증할 것입니다. 치매는 노령병, 장수병이니까요. 예방책이 먼저겠지만, 불청객인 치매를 만난 현실 앞에서 지원하는 복지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정신적, 경제적 지원책으로 나누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경제적인 자원이 있으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더불어 감소된다고 생각합니다.

1차적으로 치매를 장애인으로 분류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치매는 분명 뇌에 이상이 생긴 정신적인 장애입니다. 장애인으로 분류해도 될 만한 타당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급하게 정책을 만들지 않아도 기존의 복지정책이 적용되지 않을까요?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극중 치매 환자로 나오는 조순이씨(김수미 분)와 그의 남편 장군봉씨

 

넷째, '치매환자의 집' 신설 필요합니다

요양시설이 아닌 가정에서 환자를 모실 경우, 꼭 가족 중 누군가가 곁에 24시간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가족들의 사회생활에 제동이 걸립니다. 저 역시 강의도 만남도 줄여야 했습니다. 그러니 '어린이집'처럼 환자를 맡겨 놓고 오후에 모셔갈 수 있는 '치매환자의 집'을 활성화시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부는 시행 중에 있지만 가족들이 잘 모르거든요.

'경증 치매노인 주야간보호시설'이 있습니다. 그러면 중증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중증 환자를 모시는 가정이 더 힘들겠지요. 그들에게도 필요한 시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증이면 요양원에 모시면 될 것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저도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실 때 고민을 한 것은, 그런 시설에 모시면 '불효' 같아서 굉장히 고민했습니다. '어린아이'가 되어버리신 어머니를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게 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모시고 싶어 하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어머니 계시던 요양병원 어르신들과 대화를 자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오히려 가족들의 건강과 돈 걱정을 하시더군요.

'24시간 방문요양서비스' 같은 경우는 취지는 좋은데 집이 노출되므로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보다 가족들이 '치매환자의 집'으로 오전에 모시고 갔다가 오후에 모시고 오는 시스템이 좋을 것 같습니다.

더 좋은 것은 치매환자들을 전문적 시설에서, 전문 인력의 돌봄을 받게 하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전문 요양시설이나 의료시설에 있어야 마땅한 환자가 시설 부족과 비용부담 때문에, 가족의 손에 맡겨져 모두의 짐이 됩니다. 심지어 가정을 파괴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시설 확충, 전문인력 양성 등이 꼭 필요합니다.

 

다섯째, 폭력적 치매환자 위한 '전문시설' 필요합니다

치매에 대한 일반적 오해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가족이 모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치매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집에서 가족이 온전히 돌볼 수 있는 질병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요즘 거론되는 것이 '치매 지원센터 증설' '국공립 요양시설 확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입니다. 그러면 전문가 집단과 시설 건설을 위한 일자리도 더 생기니 좋을 것입니다.

제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시면서 발견한 것은 치매환자 중에는 '폭력성'을 띄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거칠고 폭력적인 치매환자 중에는 치매 정도는 심하지만 신체적으로는 건강하셔서, 혼자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환자들이 있더군요. 간병인과 가족, 주변 환자와 다른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는 치매환자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폭력적인 치매환자들을 특별히 모실 전문 시설과 인력이 절실합니다.

 

여섯째, 치매에 관한 올바른 홍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좋은 복지정책이 많은데 홍보가 부족합니다. 가족들이 알지 못해요. 현재 치매 정책으로는 먼저 상태에 대해 요양등급 심사를 받고, 5등급 이상을 받게 되면 방문간호, 주간보호, 단기보호, 복지용구 등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잘 알려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요양시설에 입소하기 위해서는 혼자서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어야 하며, 요양병원에서는 다른 질환과 같은 의료보험기준, 즉 본인부담금 20%를 적용받습니다. 거기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간병비는 100% 본인부담으로 되어있습니다. 부담이 되는 부분입니다. 이같은 사실을 치매환자들이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치매는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의 병'이 될 것입니다. 치매를 바르게 알려야 합니다. 드라마를 봐도 노인들은 치매에 걸리는 설정이 많습니다. 그런데 작가들이 치매를 잘 몰라서 치매환자가 '잊어버리는 경우'만을 설정하는 것 같습니다. 뛰어가 자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일부 드라마 치매환자 설정에 대해 자문을 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도 치매 환자의 '바른 돌봄'의 모습과 가족의 어려움들이 현실로 그려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미디어도 바르고 정확하게 치매를 바르게 알리는 정책을 세워주십시오.

 

나관호 교수목사 ( 치매가족 멘토 / '뉴스제이' 대표, 발행인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칼럼니스트 / 문화평론가 /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 ) ---- 치매강의요청 : 010-3561-9109

덧붙이는 글 | 치매강의 전문가 나관호 교수목사는 뉴스제이 대표 및 발행인, 크리스천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작가, <나관호의 삶의 응원가>운영자로 세상에 응원가를 부르며, 따뜻한 글을 통해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있다. 또한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에 선정된 기독교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분야 전문가로, 기윤실 문화전략위원과 광고전략위원을 지냈다. 또한, 역사신학과 커뮤니케이션 이론, 대중문화연구를 강의하고 있으며, '생각과 말'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로 기업문화를 밝게 만들고 있다. ‘심리치료 상담’과 ‘NLP 상담’(미국 NEW NLP 협회)을 통해 사람들을 돕고 있으며,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으로 한국교회를 섬기고 있다. 특히, '치매가족 멘토'로서 강의와 상담믈 통해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돕는 구원투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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