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굿바이] 치매 노인에게 좋은 칭찬언어 10가지 ... "칭찬과 격려 언어는 환자 마음에 기쁨을 준다."
[치매굿바이] 치매 노인에게 좋은 칭찬언어 10가지 ... "칭찬과 격려 언어는 환자 마음에 기쁨을 준다."
  • 나관호
  • 승인 2022.04.05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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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굿바이 12♣ 나관호 목사의 치매 어머니와 '사는이야기'
☞ 치매 멘토링 ☞ ☞ ☞ '칭찬과 격려' 언어, 치매를 늦추고 기쁨을 선물한다. - 긍정 언어는 힘이다.

◈나관호 교수목사는 치매어머니와의 '삶의 경험'을 치매가족 멘토로 치매가족과 전문가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뉴스제이】 천국가신 치매어머니를 생각하며 치매환자와 치매가족을 돕기 위해, 14년간 치매 어머니와 나누었던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나의 삶의 경험을 나누며 '치매환자와 치매가족을 응원합니다.' 

어머니의 '머릿속 지우개'는 다른 치매노인들에 비하면 속도가 느린 편이었다. 의사도 인정했다. 그만큼 여러 '대처요법'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머니 얼굴에서 웃음을 발견하는 때가 잦아졌다. 웃음이 많아졌다는 얘기는 몸 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일 수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 머리에 침투한 지우개는 뇌와 관계가 있고, 그렇다면 '생각과 말'이 문제 해결의 관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머니의 생각과 말의 영역을 훈련시키면 좋지 않을까?'라는 내 나름대로의 나침반을 따라서 자격증 없는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돼 보기로 했다.

항상 웃으시는 어머니   ⓒ 나관호
항상 미소지으시는  어머니   ⓒ 나관호

생활의 발견

아이디어는 실수에서도 나온다. 어머니가 홀로 가출하신 후에는 어머니 방문에 종(풍경)을 달아놨다. 어머니의 출입을 소리로 빨리 알기 위해서다. 생활의 발견이다. 이 방법으로 우리 가족은 톡톡한 재미(?)를 봤다. 자식들이 동작만 빠르면, 치매노인들의 '빗나간' 행동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나는 종종 어머니에게 작은 빨래나 설거지를 하시도록 유도했다. 주부였던 본인의 의무에 대해서 분명히 인식하고 계시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일을 하시는 것을 좋아하신다. 어머니는 빨래를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빨래가 좋아. 호호호."
"참 잘하셨어요."

어떤 상황이든 나는 칭찬부터 한다. 어머니는 인공관절 수술로 인해, 의자에 앉아 계시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이라도 움직이시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가능하면 어머니 속옷 빨래는 당신이 하시도록 했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이 치매에도 좋으니까. 그리고 '칭찬 보약'을 듬뿍 담아 드린다.

헤드폰 끼고 찬양 들으시며 승리의 V자 그리시는 어머니 그리고 손빨래 하시는 어머니    ⓒ나관호 

어느날, 헤드폰을 끼고 컴퓨터 앞에서 인터넷 동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게 해드렸다. 헤드폰을 씌워드리면, 그 자체로 행동반경도 줄어들고, "꼭 이 자리에 있으셔야 합니다"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드리는 것과 같았다. 심지어 화장실에 가고 싶으셔도 먼저 묻고 움직이셨다. 언젠가는 헤드폰을 착용하신 채로 혼자서 화장실에 가셔서 모두 웃었던 일이 있었다. 그래도 칭찬 언어로 어머니를 높여 드린다.

"어머니 멋있어요. 잘하셨어요."
"건강해 보이세요. 파이팅"

그리고는 어머니에게 "나는 행복합니다"라고 따라하게 해드린다. 그러면 웃으며 좋아하신다.

그렇게 어머니 나름의 고민스러운 환경에 처하시면, 머리를 사용하는 응용력(?)을 스스로 만들어 내셨다. 직접 헤드폰 코드를 뽑고, 헤드폰 줄을 잘 정리하시고, 일어나고 싶으시면 헤드폰을 벗고 그만 듣겠다는 의사표현도 하셨다. 이만하면 좋아지신 상태가 아니었겠는가.

'칭찬과 격려' 언어는 환자 마음에 기쁨을 준다. 나는 할 수 있느 모든 것을 다해 어머니를 칭찬해 드렸다,

[ 언어치료 : 치매 노인에게 좋은 칭찬언어 10가지 ]

1. 노인 중에 어머니(아버지)같이 퍼즐 잘하는 분 못 봤어요.
- 웃으신다.

2. 어머니(아버지) 얼굴 보니, 젊은 아기엄마(사람) 같으세요.
- 이를 보이며 웃으신다.

3. 요즘 어머니(아버지) 얼굴 보니, 마음이 편해 보이세요.
- 기뻐하신다.

4. (옷을 입혀드리고) 분홍색과 자주색 옷이 잘 어울리세요.
- 좋아하신다.

5. (화장하시게 하고) 빨간 입술색이 잘 어울리세요.
- 젊다고 좋아하신다.

6. (손을 잡고 일으키며) 빨래(청소)해 주세요.
- 인정받는다고 생각하신다.

7. "나는 행복하다. 나는 건강하다."를 따라하게 한다.
- 긍정 언어는 힘이다.

8. (퍼즐을 잘 못 맞추실 때) 나도 잘 못 맞춰요.
- 동감은 평안을 준다.

9. 어머니(아버지) 기억력이 좋아지셨어요.
- 화색이 달라진다.

10. 아들(내) 말만 들으면, 모두가 편해요.
- 모(부)성애는 살아 있다.

대학원 졸업식에서 그리고 내가 사드린 때 파란 땡땡이 옷 입으시고 축하자리에서(우측이 어머니)       ⓒ나관호

무조건 칭찬과 격려 언어를

제주도 여행 때 일이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푸는데 어머니가 어리둥절하신가 보다.

"집에 가, 내 가방 어디 있어?"

이 작은 위기를 기쁨과 행복으로 바꿔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잠시 꽃과 나무가 있는 오솔길을 걸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시원한 곳으로 어머니를 모셨다. 그리고 사진도 찍어드리며 기분 전환을 시켜드렸다.

노인들에게 치매 증세가 나타날 때는 빨리 다른 환경으로 전환시켜 드리면, 그 새로움으로 인해 금세 다른 생각을 만드신다. 기분이 좋으신지 아기처럼 금방 마음이 달라지셨다.

"좋아. 좋아."
"얼마나 좋으세요?"
"이만큼."

어머니는 손으로 둥근 원을 그리며 아기처럼 말씀하신다. 웃음이 나왔다.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보니 딸들 키울 때 보았던 모습 같다. 그런데 어머니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주신다. 그것은 냅킨으로 싼 쿠키 조각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드시던 쿠키였다.

"아들, 먹어."
"어머니, 이게 뭐예요?"
"아들, 먹어."

마음이 찡하면서도 내 말의 억양이 조금 높아졌다. 어머니는 항상 무엇인가를 남기신다. 그러면서 손녀들이나 아들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하신다. 그때 큰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딸아이가 할머니를 먼저 찾는다.

"아빠, 할머니 바꿔주세요."
"그래, 잠시 기다려. 할머니에게 사랑 고백하고."
"할머니, 사랑해요."
"왜 안 와. 엄마, 아빠는 잘 있어?

어머니가 동문서답을 하신다. 아들을 옆에 두고 딸아이에게 엄마 아빠를 찾는다. 정정해 드려야 했다.

"어머니! 예나는 이 아들의 딸이에요. 어머니 손녀요."
"맞아. 맞아. 깜박했네."
"참, 잘 하셨어요. 괜찮아요."
"나는 참, 잘했어"

어떤 상황이든지 무조건 '칭찬과 격려 언어'를 사용하면 좋다. 언어치료다. 어머니가 웃으시고 기분 좋아하시면 최고니까. 치매환자 어르신들에게는 실수도 칭찬, 치매가 나타나도 칭찬, 동문서답에도 칭찬이 최고다. 심지어 대변을 벽에 바르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가족들이 당황하지 말고, 칭찬으로 상황을 역전시키면 좋다. '생각과 말'은 힘이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내가 칭찬의 말을 할뿐 아니라, 어머니 스스로 일종의 '셀프치유고백'을 하시도록 했다.

어머니 젊은 시절 친구들과 함께(맨 왼쪽이 어머니)   ⓒ 나관호
내가 태어나기 전, 어머니의 젊은 시절 친구들과 함께(맨 왼쪽이 어머니)   ⓒ 나관호

'행복한 말 따라하기'와 함께. 내가 먼저 큰소리로 선창하면 따라하신다. 이런 고백들이다.

"나는 건강해."
"나는 잘 살고 있어."
"나는 행복해."
"나는 참, 잘 했어."
"나는 치매 싫어."
"나는 예뻐."
"나는 밥 잘 먹어."
"나는 집 않나가."
"나는 웃고 살아."
"나는 기뻐."
"나는 감사해.

 

치매를 이기는 능력

치매라는 어둠은 빛 앞에는 맥을 잃는다. '칭찬과 사랑', '사랑과 행복', '이해와 용납', '섬김과 돌봄' 같은 인생의' 좋은 빛'은 치매를 이기는 능력이다. 언제나처럼 어머니에게 행복 묘약을 드렸다. 지금이 '칭찬약'을 주입할 기회다. 나는 어머니의 볼을 양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머니, 옷이 예뻐요. 잘 어울리세요."
"너무 좋아."
"기억력이 좋아지셨어요. 사랑해요, 어머니!"
"사랑? 호호호."
"얼굴 보니 편안해 보이고 좋아요, 아기 엄마 같아요."
"애기, 좋아. 호호호

어머니의 애정공세가 예뻐서 이번에는 내 왼쪽 볼을 어머니의 오른쪽 볼에 살며시 댔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예쁘세요."
"호호호. 내가 이뻐?"
"최고로 예쁘세요. 말씀도 잘하시고요."
"이뻐? 좋아, 좋아."

곰과 함께 어께동무 친구되신 어머니  ⓒ 나관호
제주도 '테디베어박물관'에서 곰과 함께 어께동무 친구되신 어머니     ⓒ나관호

숙소로 들어왔다. 어머니의 기분이 달라지셔서 그런지 집에 가자는 말씀은 안 하신다. 일단은 효험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는 매제가 예약해 놓은 뷔페식당을 찾아갔다. 어머니의 첫 반응은 배부르다는 것이다. 식사하실 때면 며칠 전에 드신 식사가 생각나시는지 자꾸 배부르다고 하신다. 오늘도 예외가 아니다. 어머니의 마음을 바꾸는 방법은 늘 단순하다.

"어머니, 5만 원 냈는데요. 비싸요. 안 드시면 돈이 아까워요."
"이, 비싸!"
"그럼요. 여기는 마음대로 가져다 드시면 돼요. 각자 먹는 거예요.

치매노인들을 아기라고 생각하면 좋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칭찬을 좋아하고, 생각이 어른들에게 미치지 못하고, 궁금증이 많고, 실수도 한다. 그런 마음이어야 가족들이 치매환자를 바라보고 '케어'할 때 마음이 편하다. 우리들도 미성숙했던 어린 시절이 있지 않았는가. 어린아이들의 '좋은 성장' 열쇠가 '칭찬'인 것처럼, 치매환자 노인들에게도 적용된다.

 

나관호 교수목사 (뉴스제이 발행인 / 치매가족 멘토 / 치매강의 전문가 / 문화평론가 / 칼럼니스트/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 /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인 기독교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전문가) ---- 치매강의요청 : 010-3561-9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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