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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 소녀의 성경에 대한 애정, 성서공회 만들어/ 1882년에 존 로스가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 번역/
[영성칼럼] 성서주일과 성경번역 그리고 성서공회
2023. 12. 08 by 윤사무엘 박사
윤사무엘 박사

【뉴스제이】 교회에서는 12월 둘째 주일은 세계적으로 지키는 성서(경)주일입니다. 우리나라도 스코틀랜드 성서(경)공회의 도움을 받아(1866년 대동강에서 성경 나누어 주다가 순교한 토마스 선교사님 출신국) 이미 1882년에 존 로스(John Ross, 중국 이름: 나요한(羅約翰) 선교사님이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를 번역 발행했는데 처음 성서(경)주일을 지킨 것은 1899년이었습니다. 

1885년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가 입국하고 1895년 서울에 대한성서(경)공회 사무실이 개설된 만큼 1899년 5월 7일 영국성서공회 조선지부 책임자였던 켄뮤어에 의해 처음 ‘성서(경)공회주일(Bible Society Sunday)로 지켰습니다. 

이는 한국교회가 부흥하면서 복음을 받은 감사와 감격의 표시였고 이웃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한국교회는 복음을 열심히 전하면서 성경을 열심히 읽고 보급하는 일에 동참하여 성서(경)주일을 지키는 교회가 늘어났습니다. “성서(경)공회 주일”은 1900년부터 “성서(경)주일”(Bible Sunday)로 불렀고 해방 후 1948년부터는 세계성서(경)주일에 맞춰 12월 둘째 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18세기 말엽 영국 웨일즈 서해안 지방은 험난한 지형과 좋지 않은 기후 조건으로 대부분의 서민들의 삶이 몹시 가난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여덟살 소녀 메리 존스(Mary Jones)는 매주일 교회에 나가 성경을 배우는 것이 몹시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학교에 들어가 글을 깨친 후에도 자기 집에 성경책이 없어, 이웃 마을의 이반스(Evans) 부인댁을 찾아가 성경을 빌려 보곤했습니다. 

그때부터 메리는 “그래, 몇 년이 걸리더라도 꼭 내 성경을 한 권 가지리라” 다짐하고 조금씩 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틈틈이 나무를 베고 닭을 기르며 악착같이 저축했지만 아버지의 병세 악화로 약값이 많이 들어 결국 6년이 지나서야 겨우 성경 한 권 값을 마련할 수가 있었습니다. 

1882년에 존 로스(John Ross, 중국 이름: 나요한(羅約翰) 선교사님이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를 번역 발행

메리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30km나 되는 먼 거리를 단숨에 달려 당시 성경을 보급하던 찰스(Charles) 목사님을 만나지만 더 이상 판매할 수 있는 성경이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습니다. 메리는 절망감에 울음을 터트렸고, 이를 안타까워하며 지켜보던 찰스 목사님은 자신의 성경을 메리에게 건네며 격려했습니다. 

마침내 성경을 갖게 된 메리는 뛸 듯이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와 그 성경을 펴놓고 부모님과 함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한 권의 성경을 갖기 위해 수년간 필사의 노력을 다 기울인 한 소녀의 감동스런 이야기, 더 이상 웨일즈(Wales) 성경이 보급되지 않는다는 말에 절망하며 울음을 터트렸다는 메리의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성서(성경) 보급의 절실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1802년 12월 런던에서 열린 기독교서회 총회에서도 메리의 얘기가 회자되며 성서(경) 반포의 필요성이 더욱 역설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회의를 계기로 드디어 1804년 3월 7일 영국성서(경)공회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한 소녀의 성서(경)에 대한 애정과 열망이 성서(경)공회 창립의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고, 이어서 1814년에는 네덜란드, 1826년에는 스코틀랜드에 성서(경)공회가 조직되는 등 세계적으로 성서(경)사업이 크게 활성화되게 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에는 13개국 대표들이 영국의 헤이워드 히드에 모여 전 세계 모든 인류의 방언으로 성경을 펴내자는 목적을 천명하고 <세계성서(경)공회연합회>를 조직하기에 이르렀는데 현재는 그 회원국이 137개국에 달하고 있습니다.


윤사무엘 박사(겟세마네신학교 총장 / 로이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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