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갈등사회의 대한민국, 이제는 교회가 나서야 한다
초 갈등사회의 대한민국, 이제는 교회가 나서야 한다
  • 김봉준
  • 승인 2019.12.17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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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선동에 권력은 칼춤을 추었고/
국민은 편을 지어 우루루 몰려갔다/
국가의 장래 생각하는 포용적 리더십 필요/
건강한 중형 교회가 많아져야 한국 교회가 바로 선다

【뉴스제이】 [국민일보에서 진행하는 '2019 국민미션포럼'의 '초 갈등사회의 해법'에 대한 김봉준 목사의 발제안입니다.]

백의의 민족이라 불리웠던 우리 민족은 선량했다. 단일 민족임을 자랑했던 우리나라는 정이 많은 민족이었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지칭하듯 이웃 간에 경계의 벽이 없이 서로가 왕래하며 사는 민족이었다. 농사를 지어도 품앗이 했고, 이사떡을 돌려도 빈 접시를 주는 법이 없었다.

하나였던 한국사회
해방 후 국토가 분단되면서 정치에 이념 논리가 들어왔고 결국 6·25전쟁으로 남과 북은 원수처럼 갈라지게 되었다. 휴전 후에도 정국의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는데 4·19, 5·16을 거치며 장기 집권 체제로 들어서면서 정치는 국민을 묘하게 분리시켰다. 동서간 지역으로 나눠진 국론은 정권의 술수에 이리저리 휘말리다가 5·18로 광주의 눈물을 흘렸고 지역감정은 극에 달해 TK, PK, 호남, 충청 같은 국민 해체가 가시화 되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지역감정의 벽이 이때부터 일반 국민들에게 파급되어 지역갈등은 전염병처럼 퍼졌고 거기에 편승한 정치세력은 하이에나처럼 덤벼들었다.

정치에서 시작한 심리적 내전
5공의 군사 정부에 항거하는 세력이 사회 전반에 나서고 기존의 정치 세력이 이들을 이용하면서 지역 감정과는 또 다른 이념 대립이 생겨났다. 이념 대립은 「민주」라는 옷을 입고 정치 외에도 노동계와 교육계로 이어져 지금의 한국은 진보 대 보수, 좌파 대 우파, 친기업 대 반기업, 기성세대 대 신진세대 등 다방면에 걸친 초갈등사회가 되었다.

총만 들지 않은 심리적인 내전 상태가 되어 아군 아니면 적군이 되어버린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상이다.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은 정치에서 시작했다. 정치의 선동에 권력은 칼춤을 추었고 국민은 편을 지어 우루루 몰려갔다.

한 집안에서 자녀들 간에 분쟁이 있으면 누가 말리나? 아버지나 어른이 나서야 한다. 지금의 한국은 부모는 안보이고 어른은 숨죽이고 숨어있는 형국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갈등을 부추기고 원로의 바른 말은 사라진지 오래됐다.

진보의 반댓말은 무엇일까?
진보의 반댓말은 보수가 아니라 퇴보이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뒷걸음질 하면 진보가 아니다. 유신 독재 시절에 대학 생활을 한 나로서는 지금의 정국이 그때보다 더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왜일까?

풋사과의 생명은 싱싱함이다. 그 싱그러움을 기대하고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 보니 벌레 먹어 썩었다면 얼마나 실망할까?

진보의 장점은 깨끗하고 신선함이다. 보수의 장점은 노련함과 경륜이다. 나는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기독교 단체에 참여한 적이 있다. 매달 한 번씩 모여 조찬을 하며 공부하고 토론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진보는 작은 것에도 관심을 두며 사랑을 쏟는다. 반면에 보수는 진보가 보지 못하는 큰 그림을 그릴 줄 안다.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 진보에 속한 목사님들은 매주 팽목항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보수는 안산의 재래시장을 찾아 침체 된 분위기에 활기를 주었다.

진보도 쓸모 있고, 보수도 가치 있다. 이 두 개의 상이한 집단이 힘을 합친다면 더하기(+) 혹은 곱하기(×)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넬슨 만델라식의 리더십이 아닐까? 내가 속한 진영의 복수보다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포용적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을까.

광화문에서 부르짖는다고 썩은 사과가 싱싱해질까? 서초동에서 촛불 든다고 입맛이 변할까? 차라리 사과 잼을 만들면 더 좋지 않을까? 이러한 창조적인 리더십은 보이지 않고 무능, 무기력, 무책임의 3종 세트만 남아있다.

초갈등사회의 해법을 제시함.
①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자녀간의 다툼에는 아버지가 나서듯 대통령이 나서서 솔직하게 말리며 품어야 한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지 자기 진영만의 대통령은 아니다.

② 정치가 변해야 한다.
정치는 생물인데 오래된 우물과 정치 권력은 시간이 갈수록 부패한다. 정치는 필요하나 정치꾼이 되면 나라는 망한다. 국회의원을 3선으로 제한하고, 인원수도 100명으로 줄여야 한다. 보좌관도 9명을 2명으로 줄이되 공동 보좌관 제도를 제안한다.

③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정권의 나팔수가 되거나 뉴스팔이로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국민 행복과 화합에 초점을 맞추는 언론으로 거듭나야 한다. 정치 뉴스와 사회 뉴스를 대폭 줄이고 민생, 교육, 훈훈한 기사, 가치 있는 내용이 나서야 한다. 갈등을 부추기는 선동적인 보도는 이제 끝내야 한다.

④ 교회의 책임이 크다.
회개를 외치지만 정작 본인이 회개하지 않는다면? 총회선거 때 돈봉투를 뿌리는 자가 맘모니즘(Mammonism)을 비판한다면? 특정 지역 목회자 단체의 대표가 지역갈등을 해소하자고 하면? 정권에 용비어천가로 아부하는 자가 진리를 말한다면? 그 말에 진정성이 있을까? 이것이 한국교회의 현 상황이다.

대형 교회 목사의 말씀은 다 옳은가? 세례요한은 그 당시 기준으로 봐도 나홀로 선지자였다.

이정표는 길을 가르키지만 자신은 그 길을 가지 못한다.

대형 교회는 사회적 책임이 큰 만큼 지역주의나 보신주의에 빠지지 말고 사회성 있는 책임적 발언을 해야 할 것이다. 건강한 중형 교회가 많아져야 한국 교회가 바로 설 것이다. 중산층이 무너지면 양극화 현상이 있듯, 중형 교회가 많이 세워져야 교계의 건전성이 회복된다.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오직 십자가파다.
지난 70년 간 한국사회는 엄청난 발전을 했고 교육, 사회, 경제, 기업 등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런데 정치만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니 딱하기 그지없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교회를 홀대했다. 정치가는 교회를 이용했다.
정권의 성공을 기원하기 전에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세워지기를 기도하자.
십자가가 더 이상 쪼개지면 안된다.

 

김봉준 목사 (아홉길사랑교회 담임 / 기하성 부총회장 / 한국교회언론회 공동대표 / 미래목회포럼 지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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