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준목사 칼럼] 어머니의 갑질(?)은 사랑이었다
[김봉준목사 칼럼] 어머니의 갑질(?)은 사랑이었다
  • 김봉준
  • 승인 2019.11.21 1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음물을 한가득 떠와 단잠에 빠진 우리들 이불 위로.../
“자식 버리는 것 보다, 이불 버리는 것이 낫다”/
‘단잠으로 유혹하는 사단에게 자식들의 신앙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

【뉴스제이】 제가 어릴 때의 일 입니다.
평소엔 학교가느라 새벽기도를 갈 수 없는 자녀들에게 어머니는 겨울방학이 되면 새벽기도를 같이 가자고 약속 했습니다.

한창 자라는 사춘기에 접어든 자식들의 신앙을 생각해서 어머니는 새벽기도를 데려가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등교해야 하는 자녀를 배려해서 방학이 되면 가자고 하신 것이죠.

요즘은 보일러 난방이 되어 집안이 따뜻하지만 60년대의 집은 연탄을 때었죠.
아랫목은 따뜻하고 윗목은 서늘하며 콧잔등은 찬바람이 부는 그런 환경 이었습니다.

겨울밤은 얼마나 추웠는지!
또 새벽잠은 얼마나 맛있는지!
저희 형제들을 깨우는 어머니 소리가 잠결에 들렸지만, 저희는 못들은 채 하고 이불속으로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순순히 항복할 것 같이 않은 저희 형제들에게 어머니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단잠으로 유혹하는 사단에게 자식들의 신앙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어머니의 강한 모성애가 발동한 것입니다.

그 새벽에 마당에 놓인 양동이에 얼음물을 한가득 떠와 단잠에 빠진 우리들 이불 위로 퍼부었습니다.

혼비백산한 저희들에게 남긴 어머니의 한마디는 저희 집안의 가훈이 되었습니다.
“자식 버리는 것 보다, 이불 버리는 것이 낫다"

어머니의 신앙훈련은 우리 형제를 믿음안에서 강하게 키웠습니다.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대학 생활에서 친구들의 주초 유혹도, 타락에의 유혹에도 동참하지 않은 것은 '이래봬도 내가 어릴때 부터 새벽기도한 사람인데' 하는 어떤 자부심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군에서 혹독한 특수전 훈련도 어머니의 훈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이 자식을 향한 모성애의 갑질(?)이었습니다.
요즈음은 그런 ‘사랑의 갑질’이 그리운 것은 나이를 먹었다는 징조일까요?  

                                            -- 오산리최자실금식기도원에서

 

김봉준 목사 (아홉길사랑교회 / 미래목회포럼 대표 / 한국교회언론회 공동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안보면 후회할 기사
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