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영화 『사랑의 선물』 슬픈사랑 .... "납북된 형을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사는 이야기] 영화 『사랑의 선물』 슬픈사랑 .... "납북된 형을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 정윤모
  • 승인 2019.08.15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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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 이산가족 정윤모의 사는이야기 1]
해군방송선에 승선해 있다가 승조원 20명 함께 납북된 형 정광모
영화 『사랑의 선물』...북한 황해도 한 가족의 슬픈사랑 실제 이야기

【뉴스제이】 북한 황해도에서 있었던 한 가족의 슬픈 사랑을 다룬 실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사랑의 선물』이 개봉되었다. 나는 개봉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영화를 바라보았다.

북한에 관한 뉴스만 나와도 관심을 갖는 나에게 영화 『사랑의 선물』 개봉 소식은 마음을 설레게 했다. 영화 『사랑의 선물』은 일명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절, 남편의 병 치료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온 한 여자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그녀는 남편의 치료비와 가족의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다 결국 몸까지 팔게 된다. 

자신의 몸 위에서 꿈틀대는 낯선 남자들을 보며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너무나 무기력한 자신의 존재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남자들이 주고 떠난 돈을 보며 작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녀의 그 작은 희망마저 경찰의 단속으로 무너진다. 빌려준 돈을 받아 내기 위해 경찰의 단속에서 소정을 빼낸 대철은 소정에게, 빌린 돈 대신 집문서를 내놓지 않으면 소정은 물론 가족의 처벌받게 될 것이라 협박한다.

이렇게 북한에서 이루어진 현실, 가난하고 배고프고 어려운 시절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진 영화다. 기대되기도 하고, 나에게는 형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벤트다.

해군 병장으로 제대 앞두고 납북된 형 정광모. 형 정광모 병장은 1970년 연평도 근해에서 해군방송선에 승선하고 있다가 배가 납치되어, 전체 승조원 20명 함께 납북됐다. 나는 아직 형이 북한에 살아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내가 통일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은 오로지 형에 대한 그리움과 만남을 기대하는 희망 때문이다.

형은 1970년 6월 5일 납북 당시 제대를 3개월 앞둔 21살의 현역병이었다. 나는 중학교 3학년 때 마지막으로 본 형의 멋진 제복이 생생하게 기억한다. 6남매중 나는 다섯째고 형은 셋째였다. 나와 가까운 사이여서 내가 아주 좋아했고, 군대에서 휴가 나오면 나한테 신경 써 참 잘 해주었다. 그런데 형이 납북된 후 연좌제에 걸려들까 두려워 1996년에야 처음으로 통일부에 납북자 신고를 했다.

17년이 지나서야 정식으로 북한에 형의 생사 여부를 물을 수 있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WGEID)'이 북한에 전후 납북자 12명의 생사 확인을 요청했다. 거기에 정 감사의 형, 장광모 병장 이름이 포함됐다

국토종단 마지막날, 부산에 도착해 친구들 환영받으며

부모님은 아들의 생사라도 알기를 기다리다 모두 저 세상 사람이 되었다. 나의 일상은 통일에 맞춰져있다. 형이 꼭 살아있을 것이라는 마음을 버린 적이 없다. 몇 년 전에는 형을 생각하며 국토종단을 했다. 거의 매년이루어지는 나의 개인행사다.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부산까지 '나홀로' 도보여행 트레킹이다. 하루에 짧게는 26Km를, 길게는 58Km를 걷는 트레킹이다.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아 이벤트를 하는 것이다. 영화 『사랑의 선물』 이 나에게 준 이벤트가 나를 기쁘게 한다.

“광모 형! 보고 싶네, 살아 있지? 나도 벌써 은퇴하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으니 형 얼굴도 주름이 있겠네. 그래도 알아 볼 수 있어 형. 우린 형제니까”


정윤모 감사 (담안선교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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