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호목사 칼럼] 사랑을 던지자. 추신수 홈런에 환호하듯
[나관호목사 칼럼] 사랑을 던지자. 추신수 홈런에 환호하듯
  • 나관호
  • 승인 2019.08.06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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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목사의 행복발전소 89]
韓 국적포기해도 피는 한국인... 유대인의 ‘뿌리정신’을 배우자
삶의 현장에서 공부도 잘하고, 한국인의 긍지로 사는 것 자체가 애국이다.
미국에서 시민권을 가진 아이들의 대우와 학교 입학 조건은 다르다.

【뉴스제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 추신수(37) 선수의 두 아들이 최근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것과 관련해 병역 면제 의도로 국적 이탈 신청을 한 것이 아니야는 의문을 던집니다. 나는 아니라고 봅니다. 만약 아들이 아니고 딸이었다면?

지금은 글로벌 시대입니다. 지구촌을 하루면 다 다닐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모든 인종들이 섞여 사는 미국처럼 지구촌은 그냥 지구인으로 하나입니다. 국적을 넘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추신수 두 아들도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나이가 됐습니다. 그 누구라도 그 아들 입장이 되면, 이중국적이 않된다면,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누구나 미국 시민권을 택했을 것입니다. 그것은 애국과 상관없는 결정입니다. 스티브유의 경우와 다릅니다,

추신수 가족 (사진 : NEWS 1 제공)
추신수 가족 (사진 : NEWS 1 제공)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은 생활방식과 생각이 미국사람입니다. 추신수 두 아들이 그럼, 한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녀야 하고, 대학을 다녀야 하며, 한국에서 살아야 하는가요? 아닙니다. 그 두 아들은 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것입니다.

한국말보다 영어가 더 편한 아이들입니다. 추신수가 은퇴를 해도 아마 두 아들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살게 될 것입니다. 그 아이들이 한국에 와서 학교를 다니게 된다면, 적응도 어렵고 오히려 삶의 질이 퇴보할 것입니다. 결혼도 미국에서 할 수도 있는 아이들입니다. 그렇다면 시민권자가 되는 것이 옳습니다. 미국에서 시민권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대우와 학교 입학 조건은 다릅니다. 삶의 조건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부모를 둔 아이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나서 자라서 한국인처럼 되었다면, 그 아이들이 부모국적을 따라 베트남으로 가야하는가요? 부모로 인해 베트남 국적을 가진 아이들이 한국국적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과 베트남 아이로 우리나라에서 공부하려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한국을 경험하고, 한국말도 잘하는 베트남 아이들은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추신수의 두 아들은 그래도 피는 한국인입니다. 유대인들을 보십시오. 그들은 어느 나라에 있든지 유대인이라는 ‘뿌리정신’을 잊지 않고 삽니다. 왜 외국에서 태어난 남자 아이들을 병역이라는 테두리에 갇혀 놓고 판단만 해야할까요? 이제는 좀 넓게 봐야 합니다. 병역은 남자에게 필연적인 것이지만 그것이 족쇄처럼 되어서는 않됩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입니다. 다른 재능으로 병역의무 대신 값을 치르는 아이들도 있고, 미국 시민권자로 살면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뿌리를 가진 아이들이 그들의 현장에서 공부도 잘하고 한국인으로 사는 것 자체가 애국입니다. 그 아이들의 환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기사를 보니 추신수 선수와 지난해 두 아들과 향후 진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크면 한국에서 살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고, ‘한국도 좋지만 한국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살고 싶다’고 답해 고민 끝에 두 아들의 뜻을 존중했다고 합니다. 미국 문화는 한국처럼 아버지의 일방적인 생각을 강요해 결론을 내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추신수의 두 아들의 결정은 당연한 것이고, 아이들의 선택이 옳습니다.

병역법상 병역준비역에 편입되는 만 18세가 되는 해 3월까지 국적이탈 신고를 해야 병역 의무가 면제됩니다.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된 개정 재외동포법에 의하면 외국에서 태어난 이중 국적자가 병역의무 이행 없이 만 18세가 넘어 한국 국적에서 이탈하면 40세까지 재외동포 비자(F-4) 자격을 받을 수 없다고 법이 새로 생겼습니다.

기존에는 병역을 회피한 자에게만 비자 발급을 거부했지만 개정안 시행 후 병역을 이행하지 않으면 목적과 상관없이 비자 발급이 거부된다고 하니, 미국에서 살아갈 아이들이 어떻게 미국 시민권을 버리겠는가. 법적으로는 미국인으로 사는 것이 옳다. 그래도 한국인입니다.

추신수와 두 아들에게 돌을 던지지 맙시다. 두 아들도 그들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할 나이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합니다. 추신수와 두 아들에게 돌을 던지지 말고 사랑을 던지집시다. 추신수의 홈런을 보며 얼마나 환호했습니까? 그렇게 그들을 격려해줍시다. 

 

나관호 목사 ( 뉴스제이 발행인 / 말씀치유회복사역(LHRM) 대표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치매가족 멘토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 칼럼니스트 /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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