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혜 총장님을 추억하며] "가장 절망적일 때 가장 큰 희망 온다"
[김성혜 총장님을 추억하며] "가장 절망적일 때 가장 큰 희망 온다"
  • 배성하
  • 승인 2021.02.12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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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로서도 훌륭히 사역하셨죠"
"잔정이 많으신 분이셨어요."/
절망 가운데서도 '희망 믿음' 만들어내면/
믿음이 희망을 탄생시킨다/

【뉴스제이】 배성하 기자 = 아홉길사랑교회 김봉준 목사는 故김성혜 총장님을 추모하고 기억하며 “남들의 평가는 자기 판단에 따라 다양할 수 있지만 그래도 교회의 어머니죠. 여러 편의 찬송가도 작곡하셨고 교육자로서도 훌륭히 사역하셨죠. 그래서 오늘 제일 먼저 달려와 세시간 기다려 조문식장 준비했어요. 어제 꿈속에서 저희 어머니와 만나시는 꿈을 꾸었는데 그게 천국에서 만나는 장면이었던 것 같네요.”라며 본지 ‘뉴스제이’에 마음을 전해 왔다. 김 목사의 따뜻함과 존경심이 묻어나온다.

한편, 본지 대표 및 발행인 나관호 목사는 5일장 첫날 늦은 밤, 기자와 장례식장 앞에까지 갔지만 들어가지 못하고 발걸음을 되돌렸다. 다리가 풀리고 떨려 주저앉아 들어갈 수 없으셨다. 곁에 있던 기자도 너무 놀랐다.  

동행하며 지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뉴스제이 발행인 나관호 목사는 교회신문 편집장 시절에 교회에서 겉으로는 언론관리를 해드리며 주변 사람들이 전혀 모를 정도로 조용한 의전으로 총장님을 모셨으며, 한세대 총장 비서실장으로 몸담아 김성혜 총장님을 섬겼던 지난 기억과 추억을 떠올리며 "조용한 일처리를 좋아하셨는데,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통곡의 눈물을 지었다. 

1996년, 대한적십자사 강영훈 총재(우측 두번째)와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면담한 김성혜 총장(가운데)과 의전을 담당한 기획실장 김경문 목사(좌측 두번째)와 당시 교회신문 편집장이었던 본지 발행인 나관호 목사.(좌측 첫번째))    Ⓒ뉴스제이

“총장님은 어떤 면에서는 나에게 어머니 같았어요. 한세대 총장 비서실장을 사임한 후에도 학교에 오면, '밥은 먹고 다녀야지'라며 식사를 빼놓지 말라고 비서를 통해 교수식당 카드를 조용히 보내 주실 정도로 엄마처럼 세밀히 살펴 주셨지요. 가볍게 차 한잔 마시는 만남과 중요한 만남의 자리에도 조용히 불러 동행하도록 하셨어요. 지금도 이해 못하는 것은, 실수하고 학교에 누를 끼친 어느 사람에게 바른 소리와 쓴소리를 하는 자리에도 항상 나를 꼭 들어오라 하셨어요. 마치 내가 증인이라도 되라고 하시듯이요. 그래서 그런지 총장님은 내 의견을 귀담아 잘 들어 주셨어요. 그중 가장 보람 있는 것이 `장학재단` 설립이었어지요. 내가 틈만나면 '장학재단' 소리로 노래를 불렀지요. 훗날 '성혜장학회'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어요. 저에게는 귀한 열매입니다."

나 목사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말을 잇지 못했다.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말했다.

"그리고 그 많은 마음 담긴 선물은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깊은 애정표현이었어요. 내가 기억하는 총장님은 잔정이 많으신 분이셨어요. 외국에 다녀오시면 꼭 ‘샤넬’ 화장품을 말없이 손에 쥐어 주셨어요. 몽블랑 최고의 만년필도. 심지어 콧털깍기와 수영 안경까지도...나는 연필을 좋아하시는 총장님을 위해 연필 한타스를 리본으로 묶어 선물해 드리곤 했지요."

1997년, 일본에서 열린 '초청연주회' 당시 함께한 한세대 안희복 교수(가운데 검은 옷) 등 여러 교수 일행과 함께한 김성혜 총장님(가운데 연보라 옷) 오른쪽 끝이 나관호 목사    Ⓒ나관호
1997년, 일본에서 열린 '초청연주회' 당시 함께한 한세대 안희복 교수(가운데 검은 옷) 등 여러 교수 일행과 함께한 김성혜 총장님(가운데 연보라 옷) 오른쪽 끝이 나관호 목사   Ⓒ뉴스제이

 "참, 이런일도 있었어요. 1997년, 총장님 '일본 초청연주회' 당시. 목사 사모들이 열어준 생일 축하잔치에서 수많은 사모들이 보는 앞에서 생일케이크의 딸기를 손으로 집어 내 입에 넣어 주시며, 웃으시던 모습은 평생 기억입니다. 근데 이젠 눈물이 나네요. 그렇지만 일본연주여행 동행이 알려지면서 그후부터 나에게는 사람들의 거짓말 모함과 이간질 그리고 핍박도 이어졌어요. '하나님이 다 아시니까' 그것이 '위로'입니다. 총장님의 '잔정'과 '사랑마음', '나눔' 그리고 노인과 고아들을 섬긴 '숨은 선행'도 하나님이 다 아십니다.”

1997년, 일본 초청연주회를 마치고 관광 중에 일행과 함께     Ⓒ뉴스제이 
1997년, 일본에서 열린 초청연주회에 당시, 김성혜 총장님 생일파티를 열어준 교회 사모들과 함께    Ⓒ뉴스제이

발행인 목사가 기자에게 CD 한장을 주었다. CD에는 분홍색 정장 옷을 입고, 여러 각도에서 찍은 김성혜 총장님의 프로필 사진 수십장이 들어 있었다.

"내가 비서실장 시절, 국민일보 기자에게 부탁해 프로필 사진 찍어드렸지요. 분홍색 옷은 총장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어서 그렇게 코디하시라고 했지요. 지금까지도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합니다. 그 사진이 영정 사진이 됐네요. 마지막을 지켜드리고 싶었는데, 내가 만들어 드린 사진이 감사하게 함께 했네요. 손 올리시며 웃으시는 사진 있으니 그 사진을 칼럼에 넣어 주세요.  "

[그레이스칼럼] 가장 절망적일 때 가장 큰 희망이 온다

김성혜 총장

로 친한 친구사이인 암전문의 두 사람이 있었다. 같은 암전문의였지만 한 친구는 치료효과가 높았고 다른 친구는 그렇지 못했다. 치료효과가 낮은 친구가 말했다.

“자네나 나나 똑같은 약을, 똑같은 양만큼 똑같은 스케줄에 따라 같은 용도로 처방을 하지 않는가? 그런데 왜 나는 22%밖에 성공하지 못하고 자네는 74%나 성공을 하지?”
“그게 궁금한가?”
“자네, 무슨 비결이라도 있나?”

그러자 치료효과를 높인 그의 친구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가 전이성 암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은 에토호사이드(Etoposide), 플라티눔(Platinum), 온코빈(Oncovin), 하이드록쉬리아(Hydoxyurea), 이 네 가지 뿐잖나. 나도 자네가 처방하는 그대로 환자에게 처방하고, 똑같은 약을 주고 있네. 그런데 자네는 아마 틀림없이 그 약을 줄 때 환자에게 '이 약은 어제도 먹은 에포(EPOH)라는 약입니다.'라고 말하지 않나?”

그가 그 약을 에포(EPOH)라고 한데는 이유가 있다. 네 가지 약 이름의 첫 자를 따면 'EPOH'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계속 말했다.

“하지만 나는 통계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별로 많지 않은 환자들이지만 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이렇게 말을 거꾸로 읽어 약을 주네. '여기 당신의 호프(HOPE)가 있습니다. 이 약을 열심히 먹으세요. 그러면 당신도 희망이 있습니다.”

두 의사 친구가 다른 것이라고는 하나 밖에 없었다. 한 사람은 ‘희망’이 없이 약을 처방했고, 다른 한 사람은‘희망’을 주면서 약을 처방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판이하게 나타났다.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고 처방 할 때는 10명중에 7명이 죽어 나갔는데 비해 똑같은 처방을 하는 데도 ‘희망’을 주었을 때는 10명중에 7명이 살아났다.

이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는 것은 ‘희망을 만드느냐 버리느냐’ 하는 것이 ‘사느냐 죽느냐’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소가 된다는 사실이다. '절망'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절망' 앞에 주저앉아 그 현실을 그대로 받아드리면 그것이 믿음이 되어 '절망'이 삶을 주도하게 된다. 그러나 '절망' 가운데서도 '희망의 믿음'을 만들어내면 그것이 '믿음'이 되어 '절망'이 사라지고 '희망'이 탄생되는 것이다.

간락히 정리하면 "절망 가운데서도 '희망 믿음'을 만들어내면, 믿음이 희망을 탄생시킨다"라는 말이다. 마음 속 '믿음대로' 되는 것은 우주적인 법칙이기 때문이다.

남미의 볼리비아에서 사순절을 앞두고 많은 인파가 몰린 축제가 열렸다. 거리에는 많은 노점상이 들어찼다. 그 중 한 가게는 '미니어처'라고 불리는 아주 작은 모형들을 팔았다. 주인은 이렇게 손님을 끌어 모았다.

“새 차를 구입하고 싶은 사람은 자동차 미니어처를 사세요. 새 집을 장만하고 싶은 사람은 집 미니어처를 사세요.”
  사람들은 물었다.
“오래 살고 싶으면요? 어떤 것을 사야하나요?”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은 1년에 한 번씩 신발 미니어처를 구입하면 됩니다.”

그 미니어처 상인은 '희망'을 팔았던 것이다. '희망'을 가리켜 아리스토텔레스는 '깨어 있는 자의 꿈'이라고 했다. 성경은 ‘희망이란 하나님을 바라는 것, 하나님께 마음을 돌리는 것’이라고 교훈한다. “그런즉 너의 하나님께로 돌아와서 인애와 공의를 지키며 항상 너의 하나님을 바라볼지니라.”(호 12:6).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하나님을 바라는 것이다.

김성혜 총장 (한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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