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호 칼럼] 앞으로 반세기동안 노벨과학상 못 탄다
[나관호 칼럼] 앞으로 반세기동안 노벨과학상 못 탄다
  • 나관호
  • 승인 2019.07.14 0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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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특목고, 과학고 같은 인재 양성 목적의 학교가 노벨상 만들 것
고등학교 서열화 이유는 자사고 때문이 아닌, 뿌리 깊은 학벌주의 때문
평생 학벌과 졸업한 대학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사회문화 바뀌어야

【뉴스제이】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또 하나의 이 시대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과학고. 특목고, 자사고 라는 이름으로 뛰어난 인재를 찾아 미래를 준비시키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평준화는 이름으로, 서열화라는 이름으로 자사고들의 재지정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고등학교가 서열화 된 이유는 자사고 때문이 아니라 뿌리 깊은 학벌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을 졸업했는가?’ ‘어느 대학을 졸업 했는가?’ 이렇게 평생 학벌과 졸업한 대학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사회에서 ‘서울대 진학자 수’로 고등학교 순위가 갈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세계과학경시대회 금메달, 세계수학경시대회 금메달을 딴 나의 친구 아들이 있었습니다. 친구도 물론 과학자 교수입니다. 당연히 과학자의 길로 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결국에는 의대를 택했습니다. 훗날 교수와 의사의 연봉수익 차이가 날거라는 현실적인 이유가 진로 변경의 원인이었습니다.

노벨상 시상식장 전경 (사진 :노벨재단 )

우리나라에 노벨과학상 없는 이유는 기초과학보다 응용과학에 치중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나는 여기에 젊은 인재들이 물리학 같은 기초과학보다 의대나 법대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포함시키고 싶습니다. 앞날의 진로와 직업 때문이니 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과학을 공부한 후 유학을 다녀와도 잘 되면 교수인데, 의대는 명예와 특히, 부를 얻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과의 과학 신동이 의대나 법대로 방향을 바꾸는 경우가 우리 생각보다 많습니다. 더구나 자사고 폐지, 과학고 등이 사라지는 현실 앞에서 나는 “한국, 앞으로 반세기동안 노벨과학상 못 탄다”라는 예견을 해봅니다.

나는 자사고, 특목고, 과학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열화라는 잣대로 보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과학자가 될 아이들와 경제인이 될 아이들은 다릅니다. 사람이 얼굴이 다르듯 기질과 재능, 관심과 지능이 다릅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인재를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학벌주의가 인재 양성을 가로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벌주의, 서열화가 자사고 지정 취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금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학벌주위를 넘어 인재는 더 인재답게 키워야 합니다. 학교는 어차피 등수를 매깁니다. 우리의 사회 인식구조가 바뀌어야 합니다. 성적순으로, 학벌로, 학교 이름으로 줄을 세우는 사회구조, 사회 현상, 기업문화 등등이 변화를 가져와야 합니다.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한 공부에서 자기 재능을 찾고, 몸과 마음에 심겨진 본능에 노력과 열정이 더해져, 자기가 좋아하는 인생,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기 위한 공부가 되어합니다. 

매년 10월만 되면 실시간 검색어에 노벨상 후보, 노벨상 수상자 등 노벨상과 관련된 이슈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노벨상 후보에 한국인이 있다고 하면 그의 업적부터 확률 계산까지 하지만 막상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수상자에 대한 소식은 없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거의 매년 들려옵니다. 1901년부터 수상되어 온 노벨상에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평화상 1개일 뿐입니다. 물리학상, 생리의학상, 화학상과 같은 과학 분야에서는 한 개도 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경제학상, 문학상도 수상자는 0명입니다.

반면 이웃나라 일본은 2000년까지 5개, 이후부터 2018년까지 18개라는 쾌거를 이루어냈습니다. 평균 매년 1개입니다. 대체 뭐가 다른 것일까요? 학구열이나 부모와 학생의 열정이 일본 보다 더 나은데도 말입니다.

내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대다수의 분석 기사를 보면 주로 “한국은 기초과학에 투자를 하지 않고 응용과학에만 집중한다.”, “연구환경이 좋지 못하다.”, “투자가 없다” 등 그럴듯한 이야기를 내놓습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응용과학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비판을 더 오랫동안 들어왔습니다. 연구환경도 우리나라보다 편하지 못하며 GDP 대비 R&D 투자는 2015년도에 우리가 4.2%로 일본과 1% 차이가 날 만큼의 우리가 압도적 1등이었습니다.

노벨상 수상을 위해 우리나라도 분명 힘쓰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에 관한 길을 찾으려면 일본만 바라봐서는 안됩니다. 노벨상을 많이 받는 나라들의 공통점, 특히 유대인들의 공부법과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나라들의 차이점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강국에 뒤쳐지지 않는 과학 강국입니다. 우리나라의 노벨상 수상은 여전히 기대치가 있지만, 지금의 자사고 취소 같은 ‘평준화’라는 이름의 교육 정책과 교육 환경이 계속된다면 아마 더 힘들 것입니다.

과학상은 물론 경제학상을 받을 수 있는 경제학의 대가, 문학상을 받을 수 있는 세계적인 문인도 나와야 하고,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인재들의 재능에 따라 키워야 합니다. 자사고나 과학고, 특목고를 통해 인재의 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후원해주고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노벨상을 못 타도, 인류 공영에, 나라와 사회에 기여할 인재가 필요합니다.  

 

나관호 교수목사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뉴스제이 대표 및 발행인 / 치매가족 멘토 / 기독교윤리실천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대중문화 및 교회사 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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