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에게 묻다] 평생 하나님만 바라고 의지했습니다
[원로에게 묻다] 평생 하나님만 바라고 의지했습니다
  • 배성하
  • 승인 2018.09.22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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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순복음교회 권문집 원로목사는 부드러움과 강직함을 가진 목회자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관계가 아버지와 아들 사이같은 교회
'목사가 되고 싶다', '부흥회를 인도', '신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소원, 하나님이 이루어 주셔

【뉴스제이】 배성하 기자 =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관계가 아버지와 아들 사이라고 해도 어렵다고 하는데, 청주순복음교회는 두 분의 사이가 굉장히 돈독하고 아름다워서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좋은 모델이라고 합니다. 원로목사와 아름다운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담임목회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청주순복음교회 담임인 이동규목사님은 우리 교회 출신인데, 아주 영특했어요. 학생 시절에는 친구들과 놀면서도 책 두 권을 손에 들고 있었는데 한 권은 성경책이었고, 다른 하나는 영어 단어장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사람 앞에서나 하나님 앞에서 모범적이었어요.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세대 신학대학원을 거쳐 국비장학생으로 미국 예일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쳤고, 죤스 홉킨스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했어요. 세상적으로 보면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지요. 그러나 그러한 것들보다 이동규 목사님의 훌륭한 장점은 심덕(心德)이 좋고 착한 사람이라는 것과 하나님이 귀히 쓰시는 목회자라는 사실입니다.”

권문집 원로목사
권문집 원로목사

하나님이 귀히 쓰시는 목회자, 이보다 더 큰 칭찬이 있을까? 권문집 목사님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후임 목회자는 전임 목회자의 흔적을 하루라도 빨리 지우고 싶어 합니다. 전임자는 교회 구석구석 손 안 간 곳이 없으니 손 때 묻은 곳이 지워지는 것을 볼 때 섭섭하기 마련이고요. 우리 청주순복음교회는 30년 전에 지어진 교회라 낡지 않은 곳이 없었고, 손 댈 곳이 많았어요. 그런데도 새로 온 담임목사님은 그대로 두었어요. 2년 쯤 지나서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는데, 이 부족한 원로 목사를 존중하면서 천천히, 또 누구에게도 충격을 주지 않고 청주순복음교회의 새 시대를 열었지요.”

부드러움과 강직함이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나는 권문집 목사님, 그는 청주순복음교회에서 40년 넘는 세월을 보냈다. 목회하는 동안 7남매 모두 대학공부를 시켰다. 그러나 7남매 중 어느 누구도 교회에서 학비 지원을 받지 않았다. 적은 사례비만을 가지고 자녀들을 공부시켰다. 그래서 늘 살림살이가 쪼들렸다. 이발료를 아끼려고 사모님이 목사님 머리를 깎아 주었는데 권 목사님의 이발은 지금도 여전히 사모님의 몫이다. 권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고,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교회도 가난했고, 가난한 사람들만 왔습니다. 헤프게 살 수가 없었지요. 더구나 가난한 성도들이 하나님께 드린 헌금은 피보다 더 값진 것이어서 함부로 쓸 수가 없었습니다.”

교회로부터 자녀들의 교육비를 받지 않았지만 선교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는 조금도 아끼지 않았다.

평생을 오직 하나님만 의지했던 권문집 목사님, 그는 어린 시절 하나님께 간구한 것이 있었다고 한다. 권 목사님의 간구는 무엇이었을까? 권 목사님의 나지막한 음성이 정겹다.

유치부 수련회에서 안수하고 있는 2대목사 이동규 담임목사
유치부 수련회에서 안수하고 있는 2대목사 이동규 담임목사

첫째는 목사가 되고 싶다는 기도를 하였고, 두 번째는 부흥회를 인도하게 해 달라고 간구했고, 세 번째는 신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소원을 말했는데, 그 세 가지를 하나님이 다 이루어 주셨어요.

한 번은 집사님이 전도할 곳이 있다며 함께 가자고 찾아왔어요. 전도 대상자가 스물한 살 된 정태순이라는 처녀인데, 병원에서도 못 고치는 죽을병에 걸려 물 한 모금도 못 마시고 있다는 겁니다. 당시에는 차가 없었던 때라 10리 길을 걸어서 찾아갔는데 마침 모를 심을 때라 사람들이 다 들에 나가고 집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집안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아기를 업은 이웃집 할머니가 와서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 거여요. 정태순을 살리러 온 목사라고 했더니 할머니가 말하길 정태순이 예수 믿고 살면 동네 사람이 다 예수 믿을 거라고 말하는 거여요. 그만큼 정태순의 병은 위중했어요. 모내기를 마치고 들어온 정태순의 어머니에게 말했어요.

딸을 이대로 두면 1주일도 못 살고 죽지만 예수 믿으면 안 죽고 산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정태순의 어머니가 딸이 죽어도 예수는 믿을 수가 없다는 거여요. 딸 여섯을 낳고 기도해서 간신히 아들을 낳았는데 배신하고 예수 믿으면 그 아들이 해코지를 당한다는 거지요. 그런데 며칠 후, 이웃 사람이 처녀가 죽으면 귀신이 가문에 붙어 더 안 좋다고 하는 말을 듣고 처녀의 어머니가 쫓아와 딸을 살려달라고 사정했어요. 마침 결혼한 언니가 교회 근처에 살고 있다고 해서 딸을 언니 집으로 옮기라고 했지요. 다음날 동네 청년 넷이서 들것에 그 처녀를 싣고 왔어요. 매일매일 찾아가서 믿음으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청주순복음교회는 1957년 2월 5일 창립됐다
청주순복음교회는 1957년 2월 5일 창립됐다

기도해주니까 처녀의 얼굴에 생기가 돌고, 눈을 뜨고, 밥을 먹고, 차츰차츰 살아나서 걸어 다니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 후에 10년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만났는데, 시집가서 아들 딸 낳고 집사가 되었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 다음 긴 세월 소식 없이 살았지요. 그러다 3 년 전에 정태순이가 시집가서 산다는 동네 근처 교회에 행사가 있어서 축사를 하게 되었는데, 축사 도중에 정태순 이야기를 하면서 꼭 한 번 만나고 싶으니 혹 정태순이를 알거나 연락이 닿는 사람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앞에 앉은 사람이 손을 번쩍 들며 제가 그 정태순입니다.’ 라고 소리치는 겁니다.”

그날 권문집 목사님은 얼마나 기뻤을까? 권 목사님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한번은 주일날마다 연기군청 계장이라는 사람이 와서 예배드리고 안수기도를 받고 가는 겁니다. 그의 사연을 들어보니까 뇌암에 걸려 오산리 기도원에 갔는데, 청주 순복음 교회에 가서 안수 받으라고 알려 주더랍니다. 그래서 주일날마다 와서 안수를 받고 갔는데, 그 사람 역시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고쳐 주셨어요.

또 우리 교회 권사님 한 분이 갑자기 머리가 빠개질 듯 아프다며 데굴데굴 구르는데, 청주에 있는 병원은 물론 대전에 있는 을지병원에서도 가망이 없다고 말하는 겁니다. 오늘 밤을 넘기기가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위해 철야기도를 하기 위해서 30명이 지하 예배당에 모였습니다. 아무도 졸지도 않고 그 밤을 온전히 매달려 돌려가며 말씀 읽고, 기도했는데 그 다음날 권사님이 죽지 않고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당시에는 우리 교인이든 다른 교회 교인이든 상관하지 않고 안수하며 기도했어요. 늘 울었지요. 우리 교인들은 가난했고, 아파도 돈이 없으니 병원에 가지 못해 문제가 생기면 그저 교회에 와서 울며 기도하는 것이 전부였어요. 아파서 울고, 배가 고파서 울고, 그래서 청주순복음교회는 우는 교회라는 소문이 퍼졌어요. 하루는 학생들이 지나가며 자기들끼리 말하는 거여요. 저 교회는 우는 교회라고요. 나는 학생들을 불러서 우는 교회가 아니라 복 받는 교회라라고 일러 주었는데, 하나님 앞에서 운다는 것은 바로 복을 받는 비결이지요. 하나님 앞에서 울지 않고 어떻게 복을 받겠어요?”

기도할 때마다 환자들이 고침을 받았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권 목사님의 이야기는 계속 된다.

환자가 오면 그에게 복음을 전하고 죽기 살기로 기도해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영양실조와 과로로 쓰러졌는데 수술도 할 수 없고, 살 가망이 없다고 하는 겁니다. 나는 태어나서 1년도 채 안되어 아버지를 잃고 어린 시절 고아가 되어 어렵게 살았는데, 내 아이들마저 고아로 만들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하기 시작했는데, 살려 주시면 하나님께 죽도록 충성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살려 주셨습니다.

아내의 돌봄도 눈물겨웠지요. 아내는 못난 지아비를 위해 산으로 약초를 캐러 다녔고, 산양과 토끼, 또 닭을 키워서 열심히 몸보신을 시켜 주었습니다. 그렇게 차츰차츰 건강을 회복하고 나니 환자들의 딱한 처지를 더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하나님께 죽자 살자 매달려 기도하게 된 거지요. 그렇게 눈물 뿌려가며 기도하니까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났어요. 지금도 눈물 뿌려 기도하면 놀라운 역사가 일어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역사를 보지 못한다면 그만큼 눈물 뿌려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도들을 위해 생명을 걸고 기도하면서 청주순복음교회의 위대한 사랑의 역사를 써왔던 권 목사님은 죽는 날 까지 어느 자리에서든 설교하기를 소원한다. 하나님은 이제까지 그의 기도를 버리신 적이 없으니 그의 소박한 꿈도 끝까지 지켜 주실 것이다.

은근과 끈기로 정직함과 진실함과 겸손함을 일평생 지켜온 권문집 목사님, 그의 삶에 거짓이 없었음을, 물질에 대한 욕심도 없었음을,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바라보고 달려왔음을 청주순복음교회 성도들이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숨결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보고 계시는 하나님께서도 마땅히 다 아실 일이다.

마지막으로 권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참으로 행복한 목회였고, 지금도 여전히 행복한 목회 여정에 있습니다. 눈물겹도록 사랑해 준 성도들이 있어서 더 행복했습니다. 마음으로 귀하게 여겨주었던 성도들에게 나는 아까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청주순복음교회와 성도들을 위한 나의 기도는 하나님 나라에 가는 날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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