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회직분의 계급화에서 벗어냐야 합니다.
[기획] 교회직분의 계급화에서 벗어냐야 합니다.
  • 나관호
  • 승인 2019.06.15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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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한국교회에 바란다 《4》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잠언16:9)
교회 권위의 지시는 같이 손잡고 가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교회 로드맵’이다
‘교회 로드맵’은 교회일을 위한 좋은 방법과 길을 제시하는 의견을 말한다

[교수목사의 입장에서 한국교회를 살펴보고, 진단(?)하고 나아가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고자 합니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더 새로워지고, 세상을 향해 성경적 소리를 내고, 귀한 십자가 사랑을 바탕으로 '예수운동'(Jesus Movement)을 전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모든 글과 생각나눔이"한국교회 자정운동"의 씨앗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뉴스제이】  교회 안에는 직분이 있어야 정렬되고, 질서가 생기고 움직여집니다. 교회도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조직이란 사람의 신체에 비유하면, 머리 역할을 하는 리더그룹과 손과 발이 되어 움직여 주는 그룹 그리고 다른 중요 기관처럼 꼭 있어야 하는 여러 은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온전한 몸을 이루는 공동체가 됩니다. 가장 중요한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교회 공동체는 머리되신 에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목사, 장로, 전도사, 안수집사, 권사, 집사 등 직책이 주어지고, 지휘자, 교사, 구역장, 조장, 찬양리더, 악기팀, 오케스트라팀, 안내봉사팀, 주차안내팀 등등 은사에 따라 교회 일들을 감당합니다.

그런데 직분이 계급처럼 인식되어 ‘상하관계 통치조직’으로 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직이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일을 위해 ‘상하’로 만들어지지만 그것은 조직표입니다. 실제는 같은 1차원에서 업무와 직책이 다른 것입니다. 물론, 조직표상의 관계에서 ‘권위에 대한 순종’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로마서 13:1)

모세와 장인 이드로
모세와 장인 이드로

교회의 권위는 예수 그리스도가 주신 ‘은사의 배치’ 가운데 생긴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권위가 통치개념이 되어, 세상 조직의 권위처럼 사장과 부장 사이, 부장과 평사원 사이 같이 여겨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교회 직분의 계급화입니다. 교회 일에 대한 지시는 효과적인 교회 공동체의 움직임을 위한 것입니다. 교회 공동체는 권위가 지시를 하지만 그것은 같이 움직이고, 같이 일하고, 같이 손잡고 가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교회 로드맵’ 즉, ‘교회일을 위한 좋은 방법과 길을 제시하는 의견’을 말하는 것입니다.

‘교회 로드맵’은 책임과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자기 위에 있는 권세에 순복하고 위의 조직적 권세는 1차원에서 동지의식을 가지고 어깨동무하고 같이 손잡고 가는 조직을 말합니다. 오직, 위에 계셔서 통치하시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십니다.  

믿음 공동체의 조직화가 모세에게서 처음 나타났습니다. 출애굽기 제18장에는 모세의 장인 이드로의 지혜가 나옵니다. 모세의 장인인 이드로가 시내산으로 찾아와서 모세를 만나는 장면입니다. 1-12절은 모세로부터 출애굽에 대한 모든 내용을 전해 듣고 상천하지에 여호와와 같은 신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내용이고, 13-27절은 모세가 백성을 다스리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통하여 백성들을 조직화하고, 모세는 그 리더들만을 상대하도록 조언을 하고 모세는 그것을 수용하는 내용입니다.

이드로가 모세를 방문한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①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들었기 때문이며, ②딸과 두 손자를 모세에게 데려다 주기 위함입니다. 이드로는 출애굽 사건을 계기로 여호와께 대한 신앙을 소유하는 첫 이방인이 되었습니다. 이는 이방인이라도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의 반열에 설 수 있다는 신구약의 일관된 사상의 기초를 마련한 최초의 실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드로는 모세가 이스라엘을 통치하는 데 있어서 여러 측면에서 비능률적인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는 미디안 족속을 효과적으로 다스렸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세에게 이스라엘의 행정 및 사법 전반에 걸쳐서 방향을 제시하고, 모세는 그것을 수영함으로써 신정 국가의 골격을 형성하게 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지극히 사소한 문제까지도 본인이 직접 해결해 주었지만, 그의 업무 처리는 너무나 비능률적이었습니다. 당시 200만 명이상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사적인 문제를 모세 혼자서 처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드로는 바로 이러한 비능률적인 모세의 업무 처리에 대하여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모세의 장인이 그에게 이르되 그대의 하는 것이 선하지 못하도다. 그대와 함께 한 이 백성이 필연 기력이 쇠하리니 이 일이 그대에게 너무 중함이라. 그대가 혼자 할 수 없으리라.” (출애굽기 18:17-18)

여기에서 ‘선하지 못하다’는 말은 윤리적으로 결격 사유가 있고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뜻이 아니라, ‘최선책이 아니다’, 혹은 ‘비능률적이다’라는 뜻입니다. 이드로는 온 백성 가운데서 재덕이 겸전한 자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무망하며 불의한 이를 미워하는 자를 백성 위에 세워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 부장과 십 부장을 삼아, 재판 업무를 분담할 것을 말합니다.

이드로가 제안한 행정, 재판 조직과 책임자 임용 문제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즉 이드로는 자신의 제안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할지라도 이를 시행하는 것에 있어서는 하나님의 재가가 있어야 함을 우선 시 하였습니다. 이는 이드로의 좋은 신앙과 겸허한 모습입니다. 인생 문제의 최종 결정권자는 오직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방향이 완전히 구별될 것입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잠언16:9)

모세는 아마도 하나님의 응답을 받고 나서 장인의 제안대로 조직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천부장과 백부장, 오십 부장과 십 부장은 백성의 통치자이며 책임자의 역할을 감당하면서, 초보적이고 상식적인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였고, 애매하거나 중요한 일들은 여전히 모세를 통해 하나님의 결정에 의지하였습니다. 이처럼 자기 책임과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자기 위에 있는 권세에 순복할 줄 아는 조직이야말로 항상 질서와 평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통치 기준에도 부합되는 것입니다.(롬 13:1)

 

나관호 목사 ( '뉴스제이' 대표 및 발행인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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