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입양 강아지 '깐지', 영화처럼 만났다
[사는이야기] 입양 강아지 '깐지', 영화처럼 만났다
  • 나관호
  • 승인 2019.05.21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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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어머니의 강아지 사랑... "강아지를 보면 어머니가 생각나요"
천국 가신 어머니의 빈자리, 허전한 내 마음을 채워준 입양 강아지 '깐지'
사랑스런 '깐지'가 우리 집으로 입양와 새 식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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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제이】  사랑스러운 어머니는 강아지를 좋아하셨다. 치매를 앓으시면서 더더욱 움직임이 있는 강아지를 곁에 놓고 계시는 것을 즐기셨다. 어머니의 치매 증상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됐다. 다른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들을 입양해 키웠다. 시추 '다롱이'는 12년 만에, 말티즈 '위니'는 15년 동안 가족으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다롱이'와 '위니'말고도 덩치가 큰 '조이'와 '까미'도 있었다. 우리 집에서 다른 집으로 다시 입양됐다. 어린 시절 고물상 하던 우리 집에는 강아지 세 마리가 있었다. 집안에서 키우는 강아지는 아니었다. 강아지는 우리 집 역사(?) 속에 빼놓을 수 없는 주역들이다.

어머니는 강아지에게 밥을 주고 몸을 만져주며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셨다.

"다롱아 사랑해! 아유 예쁘다."
"우리 위니, 밥 먹어야지. 놀러 나갈까?"

어머니의 다정하고 사랑스럽게 강아지들을 부르던 목소리가 그립다. 어머니와 강아지를 통해 참 신기한 경험도 했다. 어머니가 요양병원으로 가시 전 어느 날, 어머니 숨소리가 거칠어지시면서 심하게 기침을 하셨다.

금방이라도 천국에 가실 것 같이 거칠게, 급하게 숨을 쉬시곤 했다. 어머니의 그런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셨을 때, 저녁에 주무시려고 하실 때 자주 나타났다. 그래서 '어머니가 돌아가시려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어머니는 그런 현상이 그치시면 잘 드시고 잘 주무셨다.

그러던 어느 날, 말티즈 '위니'에게 어머니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위니'가 거칠게 숨을 쉬고, 금방이라 숨을 멈출 것 같이 캑캑 거리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참 이상하고 신기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후 '위니'가 갑자기 숨을 멈추었다. 죽어가는 강아지와 눈을 마주치면 마치 사람이 죽는 것처럼 애절하고 눈물이 난다. '다롱이'도 그렇게 보냈고, '위니'도 눈을 마주치며 그렇게 보냈다.

눈물이 폭포처럼 흘러내렸다. '위니'가 죽은 후 어머니에게 그런 증상이 사라졌다. '위니'가 사랑 받던 할머니, 우리 어머니 대신해 죽음의 자리로 간 것은 아닌지 그럼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신기했다. 어머니의 강아지 사랑을 알고 있기에 강아지를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

새 식구가 생겼다. 천국 가신 어머니의 빈자리, 허전한 내 마음을 채워준 입양 강아지 '깐지'다. 영화처럼 '깐지'를 만났다. 매제가 담임하는 작은 교회에 갔을 때, 식사자리에서 앞에 앉은 가족들이 하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예쁘게 사랑스럽게 키우고 있는 강아지가 몇 차례 할머니 손가락을 물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다른 집으로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러나 어떤 집에서 자기들처럼 사랑하며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잘못 주면 강아지 공장 같은 곳으로 팔려 갈지도 모른다는 염려도 하고 있었다. 심지어 돈을 줘서라도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가족들이 상심하고 있었다.

마침 우리 집에도 강아지를 키우려고 하던 중이였다. 15년 키웠던 말티즈 '위니' 작년 초여름에 죽어서 강아지에 대한 관심이 있던 터라 그런지 그 가족들의 이야기가 솔깃하게 마음으로 들려왔다. 내가 반사적으로 말했다.

"저, 저희들이 강아지를 좋아해요. 그래서 우리 집에서 강아지 키우려고 해요."
"어, 정말이세요."

그때 여동생이 말했다.

"그 강아지 물고 그래서 누구 집에 보내는게 어려운가 봐요. 안락사 시켜야하는 것은 아닌지도 고민하고 있으세요."

나는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말했다.

"우리 집에서 키워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식구들이 강아지 너무 좋아하거든요."
"어머머. 그러세요. 목사님! 그럼 오늘 당장 한번 보실래요?"

피아노 연주 중인 깐지

그렇게 영화의 극적인 한 장면처럼 '깐지'를 알게 됐다. 당장 그 집으로 갔다. 그 집으로 가는 동안 강아지가 좀 사나울 수 있다면서 주의사항을 일러줬다. 주인 부부는 다소 염려 하는 분위기였다. 혹여나 우리들을 물을까봐 걱정하는 것이었다. 처음 만나 사람에 대해 경계하고 짖어대며 주인을 터치라도 하면 달려들고, 소리에 민감하고, 손을 위로 뻗어 만지려고 하면 문다는 등등 근심어린 표정으로 말해주었다.

고층 아파트였다. 창가를 스쳐오는 바람 소리에도 놀란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주인 부부가 먼저 들어가 강아지를 진정시켰지만 처음 본 사람에 대한 경계심으로 큰소리로 짖어댔다.

나는 먹이를 주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다행히 강아지가 진정하고 나를 경계하면서도 먹이를 먹었다.그 부부와 식구들은 혹여 나를 공격할까봐 조마조마 했다. 자극하는 움직임을 할까봐 지며보면서.

그런데 그 집에서 느낀 점은 그 부부와 누나, 어머니가 강아지를 사랑스럽게, 정갈하게, 혼신을 다해 아이처럼 키웠는지 알 수 있었다. 그 집 식구들에게 이별은 눈물 그 자체였다. 그러나 어찌하리 외국에 있는 가족들까지 가족회의를 한 결과,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한 최선은 입양을 시키는 것이라고 결정했다.

택사스대학교 의대생 예린이의 동물 실험 장면
텍사스대학교(UT) 의대생 예린이의 동물 실험 장면

그렇게 사랑스런 '깐지'가 우리 집으로 입양와 새 식구가 됐다. 둘째 딸 예린이는 의대생이지만 동물병원 수의사를 꿈꾸기도 할 정도로 동물 사랑이 남다르다. 정말 수의사가 될지도 모르겠다. 큰딸 예나와 예린이는 '데이지'라는 강아지를 사랑으로 오랫동안 키웠다. 아이들도 강아지를 너무 좋아한다. 어머니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주며 재롱 부리는 '깐지'를 보며 오늘도 미소를 짓는다.


덧붙이는 글 | 나관호 목사는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칼럼니스트이며 문화평론가이다. <나관호의 삶의 응원가>운영자로 세상에 응원가를 부르고 있으며, 따뜻한 글을 통해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있다. 또한 역사신학과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가르치는 교수이며, 심리치료 상담과 NLP 상담을 통해 사람들을 돕고 있는 상담가이다. 그리고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과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 '세계선교연대' 경기북부 노회장으로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으며, 특히 언론인 출신의 교수목사로서 선교사명을 이루기 위해  '한국교회 깃발' <뉴스제이> 발행인으로 한국교회를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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