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호목사 칼럼] "사랑하기도 모자란 시간, 다 은혜다"
[나관호목사 칼럼] "사랑하기도 모자란 시간, 다 은혜다"
  • 나관호
  • 승인 2019.05.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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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목사의 행복발전소 74]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민수기 6:25)
인간의 삶에 건강, 아픔과 질병, 죽음이 있는 것이 인생이며 삶입니다.

【뉴스제이】  지인의 어머니가 병고로 시달리시다가 천국으로 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병으로 고생하시는 그 지인의 어머니를 위해 날마다 기도했습니다. 나는 환자들을 자주 만나고 있습니다. 어느 시간이든지 나를 필요로 하는 환자나 가족이 연락을 해오면 찾아가 위로하고 기도합니다.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다’는 속담처럼, 내가 병들어 죽음 앞에 서 보았기에 아픈 사람의 마음과 심정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왜 사람이 병드는 것일까?,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병든 환자에 대해 더 깊은 관심과 섬기려는 마음을 가진 계기가 있었습니다. 내가 첫 번째 책을 출간하고 방송에 출연해 책과 내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내 삶의 여정 중 고등학교 시절, 폐결핵으로 죽음 앞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첫 저서가 ‘생각과 말의 힘’에 대해 실질적인 내용을 다룬 책이었습니다.

내가 죽음 앞에서 ‘긍정적인 생각과 믿음의 말’을 선포했을 때 그 힘이 보탬에 되어 질병을 이기고 살아난 이야기를 기록했고, 그 이야기를 세밀하게 나누었습니다. CGN-TV와 CBS 방송에 출연해 감동적인 이야기를 내어 놓았습니다. 여러 곳에서 격려와 위로 전화도 오고, 여러 교회에서 지난 삶의 감동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특히, CBS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해 진행자인 밥퍼 최일도 목사와 오미희 집사의 다정한 진행과 나의 이야기가 감동을 낳았는지, 방송 후 다음날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백혈병으로 죽음 앞에 있는 어린 아들을 둔 어머니였습니다. 강원도에 사시는데 아이가 고려대안암병원 중환자실에 입원되어 있는 데, 찾아와 기도해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의 전화였습니다. 나는 망설이 이유가 없었습니다. 나도 딸아이 둘을 둔 아빠로서 부모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 백혈병 아이를 둔 엄마의 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벤허에게 물을 주며 마음을 치유하시는 예수님 (영화 벤허 2016작 중)

내 저서에 사인을 한 책을 들고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격리 입원되어 있어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병원 측에 사정을 이야기하고 담당 의사의 허락을 받아, 잠시 아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간절히 눈물로 기도하고 아이를 축복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를 위해 위로와 격려를 하고 긴 시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후부터, 나는 병든 환자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분들과 그 가족들을 만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그러던 중,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나이 믿음의 동역자인 지인 권사님 동생이 설암으로 시한부 환자였는데, 그 동생을 위로하고 대화 상대가 되어 주면서 가족 같은 마음을 가질 정도로 친밀해졌습니다. 칠판에 글씨를 써가며 대화를 했습니다.

나를 만나는 날이면 환자복 대신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나를 대해주던 분이었습니다. “목사님을 만나는데 환자복보다 예쁜 옷을 입고 예의를 지키고 싶어요”라는 것이 그녀의 예쁜 마음이었습니다. 만날 때 마나 눈물은 기본이었고,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 마다 깊은 영감을 주는 대화였습니다. 그녀에게 미성년 아들이 있었는데, 마지막 천국 가던 날, 나에게 ‘미성년자 특별대리인’을 맡아달라고 할 정도로 친밀해졌습니다. 그녀는 자기가 천국 가는 날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빨간 옷을 입고 나를 대해주던 날이었습니다. “천국에서 다시 만납시다”

그렇게 여러 환자와 가족들과의 교류가 깊어지면서 병든 사람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고 삽니다. 그리고 ‘죽음’이라는 단어를 앞에 두고 사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늘 진지하고, 저 높은 곳을 바라보게 하고, 이 땅에서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누게 됩니다. 특히, ‘사랑하기도 모자란 시간에 왜 투쟁하는지’에 대한 거룩한 물음을 가지게 합니다. 환자들과 대화하면 깨닫고 배우는 고백이 있습니다. “사랑하기도 모자란 시간입니다.”

나도 가끔 몸이 아파 모임에 가지 못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약속을 신중하게 하려고 조심합니다. 지난주에도 중요한 약속에 가지 못했습니다. 새벽부터 몸이 아팠습니다. 꼭 가야만하는 중요한 만남이었는데, 도저히 차를 몰고 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날씨는 흐리고, 의지도 약해지고..... 문자로 죄송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끝내 그 만남에 가지 못했습니다. 그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목사님들 중 몸이 아픈 분들이 생각났습니다. “왜, 사람들이 아픈 것일까?”, “아픈 사람들을 돌보고 기도하며, 그들이 치유되기를 기도하는데, 왜 나는 아픈 것일까? 왜 목사님들이 아픈 것일까?”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나를 비롯한 목사들이 환자를 위해 기도하고 어느 때는 치유되는 역사를 보게 되는데, 그것이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손에 의해 그분이 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시는 메시지구나. 그리도 좀 휴식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몸을 돌보라는 사인이구나. 모든 것이 은혜구나”

그렇습니다. 목사들이 잘못 착각해 마치 자기의 능력, 자기 속에서 나오는 힘이라고 착각하게 되면 큰일이기 때문입니다. 몸이 아픈 것은 겸손을 위한 사인이며, 쉼을 위한 시간입니다. 영화 ‘극한직업’의 형사처럼, 목사는 직업은 아니지만 ‘극한사명’입니다. 영혼만 바라보지 말고 육체도 돌보고.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인간의 삶에 건강, 아픔과 질병, 죽음이 있는 것이 인생이며 삶입니다. 그냥, 인정하고 살아야 합니다. “모든 것이 다 은혜입니다.”

성경은 치유와 긍휼, 은혜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호와여 내가 수척하였사오니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여호와여 나의 뼈가 떨리오니 나를 고치소서” (시편 6:2)

“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부르짖으매 나를 고치셨나이다” (시편 30:2)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이사야 53:5)

“내 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를 때에 응답하소서 곤란 중에 나를 너그럽게 하셨사오니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나의 기도를 들으소서” (시편 4:1)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민수기 6:25)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히브리서 4:16)

나는 환자들을 만나고,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의사는 아니지만 마음과 영혼을 위해 대화하고 위로하며, 삶의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 주고, 추임새를 넣고, 응원가를 불러주며 대화를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이 땅의 모든 환자들을 위로하며.......


나관호 목사 ( '뉴스제이' 대표, 발행인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치매가족 멘토 / 칼럼니스트 / 문화평론가 / 긍정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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