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칼럼] 약속지킨 목회자 모델, 정성진 목사
[십자가칼럼] 약속지킨 목회자 모델, 정성진 목사
  • 나관호
  • 승인 2018.09.17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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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 목사의 행복발전소 5]

아사교회생(我死敎會生)...'내(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
‘65세 정년’, ‘원로목사 폐지’, ‘시무투표 실시’, ‘위임목사의 영향력 축소와 분산’,
‘교회개척과 분립’, ‘중직자, 교인들 권리포기’, ‘시무장로 단임제’, ‘여성장로 장려’...

【뉴스제이】 차 한자 나누어 달라고, 내가 요청한 만남.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위임목사님에게 연락을 드렸습니다. 지난번 만남에서 다 듣지 못한 사역에 대한 이야기와 한국교회를 살리는 좋은 목회자가 되라는 권면의 말씀을 다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위임목사실 가장 잘 보이는 벽에 '아사교회생’(我死敎會生), '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는 편액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목사님이 손수 만들어주신 차를 마시며, 좋은 목회자가 되라는 권면과 함께 교회 사역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나 목사님!!!! 요즘, 목사들이 야성이 없어요. 아사교생(我死敎生)의 마음이 필요해요. 부자 될 마음, 큰 교회에 대한 마음 없이 가난한 사람과 평생 살겠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목사님도 그렇게 사세요. 아니 그렇게 살아야만 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목사님. 꼭 그렇게 살고, 사역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작고 가난한 이를 위한 영성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가난한 영성, 한 영혼에 집중할 수 있는 영성을 신학교 때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교인이 1000명 이하이면 목사의 전부가 드러나지만 그 이상 되면 베일에 가려지죠.”

저도 교수이니 그렇게 가르치겠습니다. 저부터 실천하구요. ‘가난한 영성이라는 말씀이 마음에 각인되네요. 고맙습니다.”

'아사교회생' 편액 앞에선 정성진 목사
'아사교회생' 편액 앞에선 정성진 목사 (사진 :국민일보 강민석 기자)

차를 한잔 마신 목사님께서 갑자가 스마트폰을 열어 보이셨습니다. 꽃을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멀게, 가깝게, 접사로 찍은 사진, 벌이 날아와 앉은 순간을 찍은 사진, 길가에 숨겨진 듯 풀에 가려진 꽃을 찍은 사진. 길가를 걸어가다가도 꽃향기에 취하면 어디서든 사진을 찍는다고 하십니다. 휴대전화에 꽃 사진만 16000장을 저장하고 있고, 사진전을 열기도 한 목사님은 은퇴 후 꽃사진 엽서를 만들 계획도 가지고 계신다고 합니다. 그 후 나도 꽃을 보면 사진을 찍는 좋은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 목사님! 난 서울 출신이야. 신학생 시절 민중신학을 접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려 했지요. 전도사는 충북 음성 폐광촌에서 시작했는데, 서울로 와서 장신대 신대원을 마치고 봉천제일교회와 광성교회에서 부목사 생활을 하다가 1997년 일산에 개척했지요.”

어려운 곳에서 사역하셔서 그런지, 목사님 스스로 엄하게 자기관리를 하시고, 엄격하게 챙기는 장치들을 마련하신 이유가 있으신 것 같아요?”

누구나 자기중심적이고, 소유하면 누리고 싶은 겁니다. 처음부터 탐욕과 힘을 경계하지 않으면 거룩함을 가장하고 빙자하는 목사가 될 것 같았어요. 목사 자리는 지금도 무겁지요. 내가 죽어야 하니까.”

나도 차 한 모금을 넘기고 잠시 생각했습니다. ‘나도 목사인데.....’ 선배 목사에게서 배우는 신앙철학이었습니다. 어렵지만, 그래도 가야할 길을 사명감으로 기쁘게 가야하는 것이 목사의 삶이니까요. 정 목사님이 말을 이어갔습니다,

“9월만 오면, 일산 지하교회 개척 후, 첫 제직회를 했던 기억이 나지요. 일산 지하 예배당에 2450명이 출석할 때, 교회를 지어서 옮겼어요. 그때까지는 열심히 심방 다녀 거의 모든 교인 얼굴은 물론 집안 사정까지 알았지. 그 수를 넘어서니까 얼굴 모르는 교인이 생기더라니까. 하루에 결혼 주례 3번씩 하면서 퀵서비스 오토바이도 타고, 한 주에 장례식을 9번까지 치러봤어요. 그렇게 해도 못 챙기는 애경사가 생기면서 공동체의 아픔도 못 챙기는 게 무슨 목사냐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정 목사님의 퀵서비스 오토바이도 타고..”, “공동체의 아픔도 못 챙기는 게 무슨 목사냐라는 고백을 들으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정 목사님의 인간성과 인간미 그리고 목회자의 자세에 대해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정 목사님이 목회철학에 대해 나누며, 나에게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나 목사님! 잘 들어보세요. 우리교회는 첫째로, ‘섬기는 교회입니다. 목사나 장로가 지시나 명령을 할 수 없어요. 장로님이 설거지 하니, 늘 분위기가 좋아요. 그렇게 사람도 섬기지만 무엇보다 하나님을 섬기는 예배, 지역사회를 섬기는 봉사도 잘해요.”

둘째는 인재를 양성하는 교회입니다. 다음세대를 키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교회학교를 강하게 하고 있어요. 교회학교 전임사역자가 7명입니다.”

셋째, ‘상식이 통하는 교회지요. 소통이 원활한 교회를 위해 회의를 많이 해요. 우리교회는 박사, 연구원, 교수님들로 꾸며진 기획조정위원회가 있어요. 10명씩 두 팀이 있는데 교회의 비판적인 문제는 그쪽에서 해결합니다. 예배제도 개선, 선거 개선, 버스 개선 등을 당회가 하지 않아요. 당회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그렇게 비판의 목소리도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듣고 있어요.”

넷째는, ‘민주적인 교회입니다. 교회의 예산은 전부 공개합니다. 3개월마다 한 번씩 교회 예결산서를 인쇄해서 교인 모두에게 나눠주고 있다니까요.”

파주 운정신도시에 분리한 운정광성교회
파주 운정신도시에 분립해 새로 건축한 운정광성교회

‘65세 정년’, ‘원로목사 폐지’, ‘시무투표 실시’, ‘위임목사의 영향력 축소와 분산’, ‘교회개척과 분립’, ‘수도사적 영성실천’, ‘중직자, 교인들 권리포기’, ‘시무장로 단임제’, ‘여성장로 장려’, ‘기관 당회원 제도’, ‘지휘자 반주자 무보수 봉사’, ‘건강한 재정운영 - 낸 사람, 알 권리 인정’, ‘외부 회계 감사

한국교회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든 거룩한빛광성교회의 목회행정 목록입니다. 정성진 목사님은 ‘65세 조기 은퇴를 선언하면서 칭찬과 비판을 동시에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 목사님은 약속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위임목사 은퇴를 앞두고 후임자를 찾고 있습니다.

수년 전부터 분립에 대한 생각을 굳힌 후, 상징적으로 새 신자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은퇴를 앞두고 교회 분립(分立)을 시작하면서, 파주 운정지구에 땅을 마련해 3000명쯤 예배드릴 교회를 건축했고, 장기적으로는 본교회가 4개쯤으로 나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실천하려한다고 합니다. 또한 대안학교와 복지재단 등 사회복지활동으로 지역사회에도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6년마다 시행한 두 번째 시무투표에서 97.4%로 성도들의 지지를 받았던 정 목사님은 자신에게 집중된 당회장 권한을 꾸준히 자발적으로 이양시켰다고 합니다. 교회 창립부터 장로들(당회)의 책임과 권한의 분산을 위하여 사역위원회, 운영협의회를 구성, 균형과 거룩한 견제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무장로는 6년 단임으로 65세 정년인데, 그 이유는 장로들도 담합하고 당회장 측근이 나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개혁적인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교단에서 여성장로를 허락한 이래 교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들을 교회의 주체로 세우기 위해 여성장로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낸 사람, 알 권리 있다는 말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재정운영의 구호는 재정운영에 의문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질의해 주십시오라고 합니다. 매주 주보에는 지난 주 헌금내역이 보고되고, 또 분기별로 상세한 회계보고서가 전 성도에게 문서로 배포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꼼꼼히 살펴보시고 틀린 것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라고 목사님이 꼭 멘트를 한다고 합니다.

나아가 외부 회계 감사를 한다고 합니다. 수입, 지출이 내부적으로 아무리 잘 되었다 하더라도 철저한 감사를 위하여 외부 전문가들에게 분기별로 감사를 받는다고 합니다. 또 가용예산의 51%는 반드시 교회 밖에서 선교비로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 나관호 목사 (치매가족 멘토 / 작가, 칼럼니스트, 문화평론가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소장/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에 선정된 기독교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전문가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 ‘미래목회포럼정책자문위원/ ‘한국교회언론회전문위원 / <뉴스제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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