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호목사 칼럼] 드라마 ‘열혈사제’로 세상보기
[나관호목사 칼럼] 드라마 ‘열혈사제’로 세상보기
  • 나관호
  • 승인 2019.02.2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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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관호목사의 행복발전소 55 ]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에베소서 4:23-24)

어린 시절 나는 영화보기를 좋아했습니다. 영화 간판을 보는 것도 큰 흥밋거리였습니다. 아버지의 후배가 극장을 경영하고 평생무료고객으로 선정되어 마음대로 영화를 보았습니다. 당대  최고 배우 김진규 아저씨가 아버지 친구라서 더더욱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가끔은 몰래 19금 영화도 보았습니다. 영화 시작 전, 비오는 듯한 극장화면에서 전해지는 ‘대한 늬우스’를 통해 세상을 보기도 했습니다. 또한. “오징어와 땅콩 있어~~~” 소리를 들으며 입맛도 느끼고, 사서 먹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물론, 텔레비전이 동네에 몇 대 없던 시절 우리집은 골드스타 텔레비전이 있어서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이 되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김진규 아저씨가 주인공이었던 영화 ‘서산대사’를 보았습니다. 서산대사가 조선을 침입한 왜적을 몰아내기 위하여 혼신의 노력을 다합니다. 그의 의지와 신앙의 힘은 위기에서 빠진 나라와 백성을 구합니다.

종교적인 색채가 많이 있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어린시절 나는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녔고, 연등을 들고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서산대사가 왜적을 물아내고 신앙의 힘으로 승리하는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항상 내 곁에 있었습니다. 성장하면서 종교적인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거대한 바다가 모세의 지팡이 신호(?)를 따라 갈라지는 영화 ‘십계’와 고난 속에서 회심과 절대자의 도움으로 승리하는 ‘벤허’ 같은 영화도 수십 번 보았습니다. 다음 장면을 항상 예측할 정도로 보았습니다. 공휴일은 극장에서 1회부터 3회까지 연속보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폐결핵으로 6개월 시한부 생명이 되어 죽음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두 주먹 만큼의 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었습니다. 그때 불공을 드리던 어머니가 아들을 살려야 한다며 먼저 예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니셨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전도로 나도 예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말씀을 잘 들었던 나는 어머니 말씀이 떨어지자마자 당장 교회로 향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참석한 예배에서 눈물과 함께 진실한 고백으로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몇주 후, 살기 위한 간구를 위해 어머니와 함께 기도원을 찾아갔고, 이어진 고등부 수련회에 참석했습니다. 이상하게 ‘나는 결코 죽지 않는다“라는 믿음과 확신이 생겨났습니다.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믿음과 확신입니다,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참석한 예배에서 담임목사님이 치유기도를 하신다며 아픈 곳에 손을 대라고 하셨습니다. 가슴에 손을 데었는데 그 순간 내 손이 마치 부침개를 붙일 때 쓰는 주걱(?)처럼 내가 가슴 곳곳을 대는데 오돌도돌한 가슴 속 무엇가나 지져지는 느낌이 왔습니다. 신비체험이었습니다.

누가 믿고 믿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경험한 것이니 나는 믿습니다. 그 경험 후 병원에 갔는데, 완치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시절에도 ‘십계’와 ‘벤허’ 같은 영화를 반복해 보았습니다. 그런 체험과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드린 약속을 따라 지금 목사요, 교수로 서 있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아마도 나는 목사가 되지 않았다면 영화감독이나 PD로 살고 있을 것입니다. 

엣날에는 그렇게 영화를 통해 종교적 영화가 탄생했지만, 드라마를 통해 나타나는 종교 드라마는 거의 없었습디다. 몇달 전, 종편방송 tvN에서 방송된 메디컬 드라마 ‘프리스트’에서 하나님, 천주, 천국, 지옥, 죄와 심판, 악마라는 단어도 자연스럽게 표현되었습니다. 가톨릭 신부가 십자가를 들고 악마를 ‘예수님이름으로’ 쫓아내는 ‘구마의식’도 자연스럽게 그려졌습니다. ‘프리스트’(priest)는 ‘사제’라는 말입니다.

SBS 드라마 열혈사제
SBS 드라마 열혈사제

그런데 요즘 공중파 방송 SBS에서 가톨릭 사제 프리스트가 주인공이 되어 극을 이끌어 가는 ‘열혈사제’ 같은 드라마의 등장은 놀랍습니다. 드라마 ‘열혈사제’의 기획의도를 보았습니다.

온갖 추한 죄는 버라이어티하게 다 처 짓고, 간증 한 번 하고 [죄 사함]받았다며 혼자 정신승리하고, 이를 무한반복하며 맘 편히 죄 지으려고 신을 믿는 역겨운 인간들! 예로부터 지금까지 세상에 가장 잘 먹히는 [코스프레]가 바로 이것이다.

사실 이런 인간들은 지 마음 편하자고 속죄하는 거다. 지한테 당한 사람들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하는 파렴치 한 [개아기]들이다. 아무리 만인에 평등한 종교라도 이젠 사람 좀 가려서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사람 가려 받고, 혼낼 일은 혼내고, 속세의 정의와 밸런스를 맞추는 것, 이것이 현대 종교가 가져야 할 새로운 정의관이 아닐까?

이에 쌈박한 정의관을 가진 성직자를 [우리의 바람]대로 그려보고 싶었다. 이 성직자를 통해 [종교적인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부패에 대해 무감각해진 한국인들의[모럴 해저드]를 보여주려 한다. 더불어 썩어 빠진 세상에 있어서 불멸의 항생제는 역시나 [인간]이라는 사실도!

‘도덕적 해이’라는 의미를 지닌 ‘모럴해저드’(moral hazard)는 법과 제도적 허점을 이용하여 자기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집단적인 이기주의를 나타내는 상태나 행위로써,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여 사회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말합니다. 상황 변화에 따라 자기 이익만 추구함으로써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일종의 기회주의적 행동입니다.

‘열혈사제’는 속죄와 구원의 참되 길과 삶으로 나타나는 바른 신앙을 길에 대해 꼬집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교가 사람을 가려 받고, 혼낼 일은 혼내고, 속세의 정의와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이것이 현대종교가 가져야 할 새로운 정의관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열혈사제’는 한마디로 말해 불의와 싸우며 정의를 만들어 가는 사제의 이야기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직접 열혈사제 김해일 신부의 선배로서 목사신분의 역할을 가진 카메오로 잠시 출연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웃으며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왜 가톨릭과 사제일까요? ‘열혈스님’이나 ‘열혈목사’라면? 좀 어색합니다. ‘열혈신부’도 좀 이상합니다. 스님, 목사, 신부라는 직임을 나타내는 명칭은 종교적 색체를 너무 강하게 나타냅니다, 그러나 ‘사제’라는 말은 흔히 쓰이는 말이 아니고 스님, 목사, 신부 모두를 지칭할 수 있는 표현일수도 있습니다.

‘사제’(priest)는 초기 그리스도교 교회에서 주로 성찬식의 집전과 관련하여 발전했는데, 2세기말에 이르러서 성직자들을 사제라고 불렀다. 그리스도교가 널리 퍼지고 교구 교회들이 세워짐에 따라 교구 사제가 성찬식을 집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됨에 따라 ‘사제’는 절대자에게 인간을 대변하는 역할보다는 인간들에게 절대자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사제’를 각 종교에서 스님, 목사, 신부 모두를 지칭할 수 있는 표현으로 해석하면 좋을 것입니다.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자기 종교에 맞춰 ‘열혈목사, ‘열혈스님’, ‘열혈신부’로 바라보며 좋을 것입니다.

사제들이 속죄와 구원의 참된 길과 새사람이 되어 삶으로 나타나는 바른 신앙의 길을 말하고, 이 사회 불의와 싸우며 정의를 만들어 간다면 행복세상이 만들어 질 것입니다.

성경은 새로운 삶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그런즉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과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라‘ (에베소서 4:22-2)

 

나관호 목사 ( 뉴스제이 발행인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치매가족 멘토 / 칼럼니스트 / 문화평론가 /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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