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할머니 가수, 라틴 그래미 신인상 화제
95세 할머니 가수, 라틴 그래미 신인상 화제
  • 에쉴리 나
  • 승인 2022.11.21 2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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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때란 없다.”포기하지 않고 늘 싸웠다”/
청소 일하며 주말에 고아원 있는 자녀 만나/
가족 함께 살게되지만, 남편·외동딸 암으로 잃어/

【미국=뉴스제이】 에쉴리 나 통신원 = 미국 95살 할머니 가수가 올해 라틴 그래미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역대 최고령 수상자다. 

쿠바계 미국인 앙헬라 알바레스(Angela Alvarez)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주 미켈롭 울트라 아레나에서 열린 ‘제23회 라틴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받았다. 공동 수상자인 실바나 에스트라다(25, Silvana Estrada)와 나이 차는 무려 70살이다. 

쿠바계 미국인인 앙헬라 알바레스가 제23회 라틴 그래미 시상식에서 실바나 에스트라다(25)와 함께 최우수 신인상을 받았다. (손자들과 함께. 작곡가 Carlos José Alvarez(왼쪽)와 할머니 Angela Alvarez, 배우 Andy Garcia.)    ©워싱턴포스트
쿠바계 미국인인 앙헬라 알바레스가 제23회 라틴 그래미 시상식에서 손자들과 함께.(작곡가 Carlos José Alvarez(왼쪽)와 할머니 알바레즈 그리고 카를로스의 친구인 배우 Andy Garcia.)    ©워싱턴포스트

그는 손자이자 프로듀서인 카를로스 호세 알바레스와 함께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전했다.

“절대 잊지 못할 것입니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같은 일을 겪었을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고 항상 싸웠습니다. 꿈을 이루지 못한 이들에게, 비록 삶이 힘들더라도 항상 탈출구가 있으며 믿음과 사랑으로 그걸 이룰 수 있습니다. ‘늦은 때란 없습니다.(I promise you – it’s never too late.) 나는 늘 싸웠습니다.”

95살의 신인 가수 알바레스는 감동적인 수상 소감으로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인생의 황혼기에도 기타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알바레스는 90살 때 로스앤젤레스(LA) 아발론 할리우드에서 첫 콘서트를 열었다.       ©워싱턴포스트
인생의 황혼기에도 기타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알바레스는 90살 때 로스앤젤레스(LA) 아발론 할리우드에서 첫 콘서트를 열었다.       ©워싱턴포스트

쿠바에서 태어난 앙헬라 알바레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와 기타를 배웠고, 곡을 쓰고 노래했다. 고교 졸업 후 아버지에게 프로 음악인이 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완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낙담했지만 가족을 위해 공연하는 기쁨을 찾았다. 

빌보드에 따르면, 4명의 어머니, 9명의 할머니, 15명의 증조모가 1960년대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19살에 결혼했고,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낳았다.

알바제즈와 그녀의 남편 Orlando Alvarez, 1965년경. (Gravitas Ventures)
알바제즈와 그녀의 남편 Orlando Alvarez, 1965년경.(Gravitas Ventures)   ©워싱턴포스트    

수년 동안 그녀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에 대해 노래하고 자신이 작곡한 노래 모음을 개발했다. 손자의 격려와 응원에 결국 2021년 자신의 노래 모음집을 녹음해 발매하게 됐다.

1962년, 쿠바 혁명 이후 남편과 4명의 자녀를 데리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 과정에서 서류 미비로 혼자 미국행이 좌절되기도 했다. 뒤늦게 미국에 도착했지만 아이들은 이미 고아원에 있었다. 소득이 일정치 않아 아이들을 데려나올 수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와 기타를 배웠고, 곡을 쓰고 노래했다.      ©워싱턴포스트<br>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와 기타를 배웠고, 곡을 쓰고 노래했다.      ©워싱턴포스트

청소부로 일하며 주말에만 아이들을 만나는 세월이 한동안 이어졌다. 이후 가족이 함께 살게 됐지만, 남편과 외동딸을 암으로 잃었다. 그는 직접 쓴 50곡에서 인생의 깊은 슬픔과 기쁨을 노래했다. 손자이자 프로듀서인 알바레스는 “마치 할머니의 일기 같았다. 모두에게 받아들여질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생의 황혼기에도 기타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알바레스는 90살 때 로스앤젤레스(LA) 아발론 할리우드에서 첫 콘서트를 열었다. 그리고 지난해 작곡가 겸 제작자로 활동하는 손자 카를로스(Carlos)의 도움으로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붙인 첫 앨범을 발매했다.

알바레즈와 그녀의 손자 Carlos José Alvarez는 열정 프로젝트로 자신의 이름을 딴 앨범을 제작했다.        ©워싱턴포스트
알바레즈와 그녀의 손자 Carlos José Alvarez는 열정 프로젝트로 자신의 이름을 딴 앨범을 제작했다. ©워싱턴포스트

손자 카를로스는 음악 매체 빌보드지에 "(할머니의 노래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카를로스는 할머니의 15트랙 앨범 "Angela Alvarez" 를 제작하는 것 외에도 프로젝트에 참여한 그의 가족 및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할머니 아라레즈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제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건 가족 안에만 보관하기에는 너무 큽니다.”

카를로스의 친구인 쿠바계 미국인 배우 앤디 가르시아(Andy Garcia)는 이 이야기를 듣고 감동했다. 그는 "Miss Angela" 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총괄 제작하고 내레이션을 제안했다 . 

손자 카를로스 도움으로 지난해 자신의 이름이 붙은 첫 앨범이 나왔다. 알바레스가 음반을 발매하는 과정은 《미스 안젤라(Miss Angela):드림스 두 컴 트루》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에도 담겼다. 그의 나이 94살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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