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칼럼] 미꾸라지를 잡아야 평안이 온다
[십자가칼럼] 미꾸라지를 잡아야 평안이 온다
  • 나관호
  • 승인 2019.02.06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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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 목사의 행복발전소 50]
“이와 같이 선행도 밝히 드러나고 그렇지 아니한 것도 숨길 수 없느니라” (디모데전서 5:25)

여러 학교에서 강의를 해오다보니 여기저기서 교수님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제자들로 만들어진 네트워크가 있어 모임이나 강의 초정도 자주 받습니다. 때론 상담전화를 통해 교류도 합니다. 그리고 제자들의 모임과 단체 리더들을 지도하고 가르치는 자리에 있습니다. 얼마 전 어느 단체의 회장이 설교강의 요청과 함께 심각한 전화를 해왔습니다. 개인적인 아픔을 나눴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도 나누었습니다. 상담이라는 것이 들어주는 것이기에 추임새를 넣으며 들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상담 중 고개를 꺄우뚱하게 하는 문제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결론 부분에서 다른 제자들 단체모임에 대한 부정적인 말과 함께 여러 단체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같은 제자를 바르게 지도해달라는 당부였습니다. “왜 ‘A제자’를 미꾸라지라고 표현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것은 그 ‘A제자’가 모임마다 다니면서 루머를 만들어 사람들을 공격하는데 자신이 직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숨긴 채, 다른 사람을 조종해 공격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것은 자신만의 의견이 옳고, 자신만이 싱크탱크가 되어 단체를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런 루머를 만들고 자기를 숨긴 채 미꾸라지처럼 행동을 한다고 덧 붙였습니다. ‘A제자’를 바르게 인도해달라는 당부에는 아마도 그 단체 리더인 ‘A제자’가 나의 말은 귀담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영화 '간신'의 한 장면
영화 '간신'의 한 장면

그래서 그들 위로하고 기도하겠다고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미꾸라지 같은 제자의 행동이 사실이라면 문제이긴 했습니다. 예를 들면 ‘A제자’가 자신이 속한 단체의 재정과 실무를 맡으면서, 다른 단체의 실무자를 모두 자기의 후배들을 추천해 넣어 놓고, 그 단체들을 실질적으로 조종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만남의 대화와 전화 통화를 녹음해 놓을뿐 아니라, 문제가 들어나도 ‘A제자’는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갈 것을 대비해 놓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이라면 정말 미꾸라지입니다. 

그날은 하필 추어탕을 먹은 날이기도 합니다.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날 내내 미꾸라지 같은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군사, 종교계의 미꾸라지를 색출하면 평안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실의 맑은 물을 거짓의 흙탕물로 만들고, 사람 사이를 이간하고, 거짓뉴스를 만들고, 사람을 끌어내리고 길을 막고, 자기 사람으로만 당을 짓고, 자기들의 생각만이 옳다고 행동하고, 사람의 흠집만 찾거나 만드는데 일조하는 미꾸라지.

나의 주 무대인 기독교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유머 한마디를 먼저 하자면, 작년 어느날 인터넷 뉴스를 스치듯 볼 때 ‘한유총’이라는 단어를 스치듯 보는 순간 “아이구, ‘한기총’ 같은 교계 단체하나 더 생겼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기총, 한기연, 한장총, 한교봉  등등을 생각하며..... ‘한유총’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였습니다. 많이 웃었습니다.

생각해보고, 경험해보고, 정확히 들은 바에 의하면 교계에도 미꾸라지들이 있습니다. 지도급 목사들을 움직여 자기의 세속적인 잇속을 차리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당을 짓듯이 자기 사람을 심어 네트워크를 만들고’, ‘아무개가 그 자리 못 가게 막고’, ‘지도급 목사를 강사로 초청해 끈을 만들고’, ‘지도급 목사들을 움직여 자기 잇속을 챙기고’, ‘많은 단체에 겹치기로 몸을 담고 카멜레온이 되어 있고’, ‘자기만이 싱크탱크라도 착각해 다른 의견을 끊도록 작업하고’, ‘은근하게 자기이름 드러내는 것에만 몰두하고’ 등등. 그렇게 흐려진 물에서 사는 것에 익숙해진 ‘나쁜 사람’입니다. ‘나쁜 사람’은  ‘나 뿐인 사람’이 어원입니다.

성경은 미꾸라지 같은 나쁜 사람을 가르치는 교훈에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선행도 밝히 드러나고 그렇지 아니한 것도 숨길 수 없느니라” (디모데전서 5:25)

“이웃을 업신여기는 자는 죄를 범하는 자요 빈곤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는 자니라. 악을 도모하는 자는 잘못 가는 것이 아니냐 선을 도모하는 자에게는 인자와 진리가 있으리라” (잠언 14:21-22)

“그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니라” (야고보서 4:17)

“사랑하는 자여 악한 것을 본받지 말고 선한 것을 본받으라 선을 행하는 자는 하나님께 속하고 악을 행하는 자는 하나님을 뵈옵지 못하였느니라” (요한삼서 1:11)

“네 혀를 악에서 금하며 네 입술을 거짓말에서 금할지어다” (시편 34:13)   

“여호와의 눈은 의인을 향하시고 그의 귀는 그들의 부르짖음에 기울이시는도다” (시편 34:15) 

“악에서 떠나 선을 행하라 그리하면 영원히 살리니” (시편 37:27) 

‘마꾸라지’(Chinese muddy loach)는 물을 흐리는 물고기로 흐려진 물, 더러운 물에서도 잘 삽니다. 요리 조리 잘 빠져 나가는 얄미운 친구를 부를 때 ‘미꾸라지 같은 놈’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한문으로는 ‘추어’(鰍魚)라 쓰고, 영어로는 ‘chinese muddy loach’ 인데, 진흙에 사는 것이 이름에 붙여진 것입니다. 또 옹기종기 모여 있다가 비오는 때면 요동치며 격하게 움직이는걸 보고 ‘weather fish’라 하여 ‘일기예보’란 이름을 지어 주기도 했습니다. 영어명에 굳이 ‘chinese’라는 지명을 붙인 것을 보면, 중국 사람이 발견해 학명을 붙였거나, 중국에 많이 있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나관호 목사 ( '뉴스제이' 대표, 발행인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치매가족 멘토 / 칼럼니스트 / 문화평론가 /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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