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손흥민의 묵념과 기도와 레모네이드
[행복칼럼] 손흥민의 묵념과 기도와 레모네이드
  • 나관호 발행인
  • 승인 2022.09.20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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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 목사의 행복발전소 182]

13분만의 해트트릭, ‘득점왕 귀환’ 알려/
첫 골 후, 슬라이딩 세리머니 표현 자제/
지안 피에로 벤트로네 체력 코치, 위로 포옹/
시련은 '레몬', '레모네이드'로 이겨내는 삶/

【뉴스제이】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고 있는 토트넘 핫스퍼(Tottenham Hotspur)의 손흥민의 골 소식이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1호 골이 언제쯤 나올까 모두 기다리고 있던 차에 해트트릭으로 ‘득점왕의 귀환’을 알렸습니다. 

그동안 리그 6경기까지 무득점에 그쳤던 손흥민이 경기 후반 교체 선수로 출전해 단 13분 만에 3골을 몰아넣으며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13분의 기적(?)입니다.

손흥민이 경기 후반 교체 선수로 출전해 단 13분 만에 3골을 몰아넣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유튜브 캡처  

손흥민은 이날 경기 시작을 벤치에서 했지만, 레스터 시티(Leicester City)와의 후반전에 그라운드에 투입된 후 14분 만에 첫 골을 넣었습니다. 막아선 수비수 둘을 앞에 놓고 절묘한 볼 컨트롤로 슈팅 공간을 만든 뒤 오른쪽 골대 구석으로 차 넣었습니다. 이때부터 원맨쇼가 시작됐고 10분 후인 후반 38분에 두 번째 골, 40분에 세 번째 골을 작렬해 해트트릭을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손흥민은 첫 골을 넣은 후, 바로 무릎 슬라이딩 골 세리머니(goal ceremony)로 기쁨을 표현하지 않고 묵념을 하는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은 영국 국민들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별세를 애도하는 기간이기에 손흥민은 기쁨 표현을 자제한 짧은 묵념과 첫 골에 대한 짧은 감사기도로 기쁨을 대신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역시 인성 좋고, 매너 있는 손흥민다운 모습이었습니다. 

화면에 보인 손흥민의 얼굴은 광대뼈가 나타날 정도로 야위어 보였습니다. 그동안 손흥민 선수가 골 가뭄으로 인한 언론과 팬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지 짐작이 갔습니다.  

이날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의 새 역사를 썼습니다. 구단에 따르면 토트넘에서 교체 선수가 리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것은 구단 140년 역사상 손흥민이 처음입니다. 또 리그 역사상 교체 선수로 해트트릭을 완성한 일곱 번째 선수로 남게 됐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은 경기 최우수 선수(MOM)로 선정됐습니다. EPL 공식 홈페이지가 경기 후 진행한 팬 투표에서 손흥민은 출전 선수 가운데 75.8%의 지지를 얻어 MOM이 됐습니다.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첫골을 넣고 짧은 묵념과 짧은 감사기도로 세리모니를 절제한 손흥민 선수(윗 사진)와 평소에 경기 전 기도로 마음을 정돈하는 손흥민 선수( 아랫 사진)      ©유튜브 캡처  

경기를 마친 후, 손흥민은 자신의 SNS 계정에 이렇게 소감을 남겼습니다. 

“삶이 네게 레몬을 주면 해트트릭을 하라”
(When life gives you lemons, score a hat-trick!). 

이 말은 “삶이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로 만들라”(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는 서양 격언을 인용한 것입니다.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라는 의미입니다.

‘레몬’이란 좋은 의미가 아니라 인생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장애물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레몬을 이용해서 상큼하고 달콤한 레모네이드를 만드는 것은 인생의 어려움이나 장애물을 긍정적이고 훌륭하게 극복하라는 의미입니다. 레몬 자체만 먹었을 때 시다 못해 약간 쓴 맛이 느껴지는 것을 인생의 쓴 맛에 비유한 것 같습니다.   

이 표현은 작가인 엘버트 허버드(Elbert Hubbard)가 1915년 사망한 가장 성공적인 ‘보드빌’(Vaudeville : 극적 구성이나 가벼운 시, 노래나 발레가 산재 된 연극 장르) 공연자 중 한 명이자 영국 왕실이 가장 좋아하는 희극 배우였던 마샬 핑크니 와일더(Marshall Pinckney Wilder)의 사망기사 중, “배우가 왜소증을 갖고 태어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위대함을 달성했다”라는 말로 마샬 핑크니 와일더를 인정해 주었던 것입니다. 

“He picked up the lemons that fate had sent him and started a lemonade stand.”
(그는 운명이 보낸 레몬을 집어 들고 레모네이드 가판대를 시작했습니다.)

‘장애’에 지지 않고 멋있게 살아갔던 사람을 애도하기 위해 ‘장애’를 ‘레몬’에 비유하고, 이를 극복한 그의 인생을 ‘레모네이드 가판대’로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게 ‘레몬과 레모네이드 이야기’는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인생을 대하는 낙천적인 태도와 업적을 기리며 사용했던 글귀에서 유래했습니다. 

지안 피에로 벤트로네 토트넘 체력 코치가 손흥민을 길게 포옹하며, 지난 시간의 마음 고생을 풀어 주었다. 또하나의 레모네이드가 나타난 것이다.         ©사진 토트넘 제공
지안 피에로 벤트로네 토트넘 체력 코치가 손흥민을 길게 포옹하며, 지난 시간의 마음 고생을 풀어 주었다. 또하나의 레모네이드가 나타난 것이다.         ©사진 토트넘 제공

손흥민 선수는 절치부심, 끝없는 자기 단련으로 8경기 만에 스스로 득점왕의 위용을 다시 보여준 불굴의 투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몇 달간의 고독과 고난 그리고 비판과 비난의 시련은 손흥민에게 ‘레몬’이었지만, 의지와 노력으로 ‘교체 13분 만의 해트트릭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냈습니다. 레모네이드는 토트넘 구단의 새 역사, 토트넘 구단 140년 역사상 최초, 프리미어리그 리그 역사상 일곱 번째 선수로 축구 역사에 남게 됐습니다.

경기 후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손흥민을 지안 피에로 벤트로네 토트넘 체력 코치가 길게 포옹하며, 지난 시간의 마음 고생을 풀어 주었습니다. 또하나의 레모네이드가 나타난 것입니다.

손흥민의 ‘시련과 해트트릭’ 그리고 ‘레몬과 레모네이드’를 생각하며 오늘에 지친 여러분들도 ‘레몬’에 집중하지 말고, 모든 것을 갈아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버리기를 기원합니다. 

파이팅! 손흥민, 파이팅! 여러분 그리고 파이팅! 나관호.

 

나관호 목사 ( 뉴스제이 발행인 / 칼럼니스트 / 말씀치유회복사역(LHRM) 원장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조지뮬러영성연구소 소장 / 치매가족 멘토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제자선교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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