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칼럼] 세상이 거짓으로 돌아가는 것인가?
[십자가칼럼] 세상이 거짓으로 돌아가는 것인가?
  • 나관호
  • 승인 2019.01.13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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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 목사의 행복발전소 45]
“바른 길로 행하는 자는 걸음이 평안하려니와 굽은 길로 행하는 자는 드러나리라” (잠언 10:9)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탈진실’(post-truth)을 2016년에 올해의 단어로 선정
진실은 의견이 아니라 좋은 삶 자체이며, 행복하고 바른 길

만취 상태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음주뺑소니 교통사고를 낸 배우가 조사 과정에서 후배 동승자에게 거짓 진술을 종용한 정황이 들어났다는 뉴스를 보고 거짓 문제, 거짓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는 ‘탈진실의 시대’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탈진실’(post-truth)을 2016년에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었으며, 독일언어학회도 ‘탈사실’(postfaktisch)을 같은 해 올해의 독일어로 뽑았습니다. ‘거짓의 시대’가 열린 것일까요.

MBC 드라마 종영된 「비밀과 거짓말」. 제목에서 드라마의 주제와 진행 흐름을 눈감고도 짐작하게 합니다. 드라마는 거짓신분과 거짓말 그리고 거짓 상황과 거짓 가면행동과 이간질로만 연결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드라마의 등장은 현 사회를 진단하고, 은유하고, 폭로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은 진실로 끝이 나겠지요. 그리고 요즘 시청자들의 호감을 받고 있는 JTBC 드라마 「SKY 캐슬」 속 ‘감춰진 거짓 과거와 속임의 삶’, ‘거짓 하버드생’ 속임 이야기 등을 흥미 있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우리 사회 속에서 눈에 보이는 ‘거짓과 진실 싸움’과 ‘속임 사회’ 모습이 담긴 것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가짜 댓글 조작 사건,  미투(#Me Too) 와 빚투 문제, 사립유치원 문제 등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모든 영역에서 거짓뉴스와 가짜뉴스 논쟁, 그리고 ‘희대의 사기극,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사건’이라 이름 붙여졌던 장아무개 여인의 사기사건 등등.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탈진실’(post-truth)을 2016년에 올해의 단어로 선정

“한국인은 숨 쉬는 것처럼 거짓말을 일삼는다.” 2016년 일본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저널>이 한국 사회에는 거짓말이 만연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당시 <비즈니스저널>은 “한국인이 숨 쉬는 것처럼 거짓말한다는 사실은, 한국인도 부정할 수 없다. 예전부터 사회 전반에 거짓말과 사기 행위가 만연했지만, 경제 불황이 심해지면서 사기 범죄가 더욱 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내가 경험한 거짓사회를 보게 한 이야기입니다. 나는 자동차에 일정액의 주유를 하면 계기판을 ‘0점’을 조정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유는 몇 년전, 경고등이 들어와 주유를 하고 운행 후, 그 다음 번 주유를 하는데 앞선 주유량이 너무 적게 들어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정직한 주유소가 더 많은 곳에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적은 주유량을 발견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운행 중 경고등이 들어와 주유를 하려고, 가는 길가에 있는 셀프 주유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내가 선호하는 브랜드 주유소가 아니라서 1만원 어치만 넣고 집 근처 다른 브랜드 주유소에서 추가로 넣으려고 했습니다. 셀프 주유소인데 직원이 나와 맨 앞 쪽 주유기로 오도록 유도하더니, 주유원이 친절하게 주유해 주었습니다.

나는 평소대로 계기판의 리터 게이지를 ‘0점’으로 놓았습니다. 그런데 5백 미터 쯤 가다가 계기판을 보니 기름량 게이지가 주유되지 않은 것처럼 올라가 있지 않았습니다. 더 운행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운행했습니다. 좀 이상해, 더 이상 추가 주유를 하지 않고 집에 돌아와도 기름량 게이지는 거의 주유가 되지 않은 것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셀프 주유소라서 내가 넣었다면, 내가 혹시 잘못 넣었을지도 모르지만, 주유원이 직접 넣어준 것이기에 문제 요소가 없었습니다. 다시 집근처 주유소에서 3만원 주유를 했으니 결과적으로 4만원을 넣은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 주유까지는 13리터 사용 후였습니다. 속은 것입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즈음, 지인 부탁으로 다소 비싼 가격을 주고 온라인으로 구매한 고구마와 사과를 받아보니 엉터리 상품이었습니다. 조금 속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작가인 후배 목사가 ‘출판사에서 책은 많이 인쇄하고, 인세는 적게 준다는 것을 알았다’며, 미국에서 한탄하는 전화가 왔습니다. 일부겠지만 슬픈 현실입니다. 반면, 어느 출판사는 수년 동안 누적되었다며 1억 원이 넘는 누적 인세를 보내와 받아본 목사님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훌륭하고 정직한 출판사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거짓과 속임’이 생활화되어, 윤리의식과 양심이 실종되고 거짓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실과 진실의 권위가 무너진 폐허에서 선동가들의 거짓말이 번져 나가면 진짜 위험합니다. 그들의 거짓말이 거짓을 사실로 믿게 하는 것을 넘어, 명백한 사실을 하나의 ‘의견’으로 강등시키기 때문입니다. 진실은 의견이 아니라 좋은 삶 자체이며, 행복하고 바른 길입니다.

성경은 부정행위에 대한 유혹을 이기는 말씀에 대해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거짓 입술은 여호와께 미움을 받아도 진실하게 행하는 자는 그의 기뻐하심을 받느니라” (잠언 12:22)

“바른 길로 행하는 자는 걸음이 평안하려니와 굽은 길로 행하는 자는 드러나리라” (잠언 10:9)

“너희는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과 비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 (에베소서 4:31)

“이제는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벗어 버리라 곧 분함과 노여움과 악의와 비방과 너희 입의 부끄러운 말이라 너희가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고” (골3:9-10)

항상 인기를 끄는 ‘몰래카메라’. 그것의 실체도 속임입니다. 시청자들은 결과를 알고 있기에 재미있게 웃고 즐기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황당함을 넘어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거짓과 속임의 코드가 재미로 포장되어 생활 속에 들어 온 것입니다. 거짓이 사회와 문화를 이끌어 가서는 안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관호 목사 ( '뉴스제이' 대표, 발행인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치매가족 멘토 / 칼럼니스트 / 문화평론가 /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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