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중복음, 성결교단 통합 당위성 말한다
사중복음, 성결교단 통합 당위성 말한다
  • 나관호 발행인
  • 승인 2022.07.2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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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제116년차 총회 정책포럼’에서 언급/
성결교단, 영향력 축소와 교인수 감소/
성결교 분파 3개 교단의 통합

【뉴스제이】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나성), 성결교 분파 3개 교단의 통합 제안이 최근 다시 수면으로 올랐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가 ‘제116년차 총회 정책포럼과 비전선포식’을 “일등 성결교회를 생각해 본다”를 주제로 지난 7월 18일과 19일 신길교회(담임 이기용 목사)에서 개최했다. ‘정책포럼’에서 당시 젊은 목회자들이 통합에 대해 언급하고 질의했다.

김주헌(가운데) 기성 총회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열린 '제116년차 정책 포럼 및 비전 선포식'에서 8가지 중점 과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국민일보
김주헌(가운데) 기성 총회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열린 '제116년차 정책 포럼 및 비전 선포식'에서 8가지 중점 과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국민일보

김주헌 총회장은 “웨슬리안 사중복음의 성결신앙으로 재무장해야한다. 성결교회가 역동적인 ‘사중복음의 신앙’으로 온전히 세워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는 길잡이가 되자”고 강조했다. 

특히 둘째날에는 성결교회 정체성, 성결교회 부흥, 다음세대, 사회적 성결, 교단통합과 연합운동 등 8가지 중점과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비전선포식을 진행했다.

비전선포
“성결교회의 역사 교리 신학 신앙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사중복음으로 성결공동체를 세워 교회밖 세상을 변화시키는 맑고 거룩한 교회를 세운다 성결복음으로 다음세대와 가정을 세워 신앙의 대를 이어가는 성결교회를 세운다 사회에 필요한 건강한 대안을 제시해 사역영역을 넓히며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공동체를 세운다”

그간 기성·예성·나성 교단은 성결교회의 정체성인 '사중복음'(중생·성결·신유·재림)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교단 통합에 대한 당위성이 항상 나오곤 했다. 더구나 성결교단의 위상하락과 영향력 축소 그리고 교인수 감소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통합의 논리는 커져간다.

기성 총회는 지난 5월 3일부터 10일까지 리얼미터에 의뢰해 총회 소속 목사·장로 각 500명씩 모두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의 51.9%는 '성결교단이 3대 대표 교단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통상 한국교회 대표적인 3대 교단은 전통적으로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로 여겨져 왔다. 이같이 응답한 목사·장로 567명 중 47.1%는 '교회와 교인 수 축소'를 그 이유로 꼽았다. 이어 44.4%가 '성결교단의 영향력 축소', 41.3%는 '성결교단의 낮아진 위상'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한국 성결교회는 1907년 일본 동경 소재 동양선교회를 졸업한 정빈·김상준 두 사람이 조선으로 귀국해 창립한 선교단체를 모태로, '사중복음'을 내걸며 일제강점기 동안 부흥을 거듭했다. 조선총독부의 강제 해산 조치 등 다소간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이후 해방을 맞아 1945년 재건 총회를 열고 재정비에 나섰다. 

1948년 당시 정남수 목사 등 성결교 탈퇴 목회자들이 미국 나사렛교회와 함께 한국에서 나성 교단을 창설하기도 했으나, 1949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라는 명칭으로 한국 성결교회는 새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한국전쟁 후, 한국 성결교회는 1961년 세계교회협의회(WCC)를 두고 의견 대립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기성과 예성 교단으로 분열됐다. 하지만 교단 안팎에서 기성·나성·예성의 통합 논의는 그간 몇 차례 거론되기도 했다.

한국성결교회연합회 제12회 정기총회 후, 임원들이 함께 했다.    ©예성 총회 <br>
한국성결교회연합회 제12회 정기총회 후, 임원들이 함께 했다.    ©예성 총회 

지난 2014년 12월 29일 기성·예성·나성 교단 지도자들은 서울 소재 한 호텔에서 한국성결교회연합회(이하 한성연) 임원회를 개최하고 3개 교단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당시 회의에서 대표회장 이신웅 목사(신길교회 원로)는 "기성, 예성, 나성이 예수님의 복음으로 하나 되어 복음을 전하는 일에 매진하고 큰 역사를 이뤄가자"며 통합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개 교단은 한국성결교회연합회를 통해 교류를 이어가고 있지만, 완전한 화학적 결합을 이룬 연합체는 아니라는 평가다. 

지난 2007년 당시 ‘한국 성결교 창립 100주년’을 맞아 기성·예성 교단 사이에서도 통합 논의가 나온 적이 있다. 예성은 기성 측에 교단 통합을 위한 조건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탈퇴를 제시했고, 이 제안을 받아들인 기성 측이 NCCK를 탈퇴하자, 예성 소속 다수 교회들이 기성 교단에 합류하면서 통합이 성사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막판에 이르러 예성 측 반발로 교단 통합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 측 관계자는 "당시 예성 측의 반발로 통합이 무산됐다"고 했지만, 예성 측 관계자는 "당시 통합 과정에서 예성 소속 교회들이 기성 교단에 많이 넘어가면서, 예성 교단 내 목회자들은 '빼앗겼다'는 박탈감 등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성결대 배본철 교수는 "지난 2007년 당시 교단 총회장을 중심으로 리더십들이 기성과 예성 교단 통합을 추진하려다 보니, 교단 아래서부터 통합 정서가 무르익지 못했다. 형제의식이 교단 아래서부터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지난 역사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충분히 거친다면, 그때 통합 논의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성결교회연합회 제13회 정기총회 단체 사진       ©한성연<br>
한국성결교회연합회 제13회 정기총회 단체 사진       ©한성연

기성과 예성이 1961년 당시 분열했던 신학적 차이보다는 교단 기득권 문제가 통합 과정에서의 주요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대 강병오 교수는 "현재 기성은 WCC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라며 "각 교단 목회자별로 WCC에 대한 입장도 갈리고 있어, 교단 통합 과정에선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노숙인 돌봄 사역을 돕고 있는 서울신대 김희성 명예교수는 "기성과 예성이 분열했던 신학적 차이는 교단 통합 과정에서 향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교단 지도자나 관계자들이 통합 과정에서 상실할 수 있는 명예, 교권, 물욕 등 기득권을 얼마만큼 포기할 수 있는지도 통합의 핵심 관건"이라고 했다. 

또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성결교 뿌리를 둔 기성·예성·나성 교단이 통합을 이뤄낸다면 사회적 약자 돌봄 등 대사회적 역할에 큰 동력을 얻고, 선교의 포문도 활짝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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