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와 천주교, 무엇이 같고 다른가
개신교와 천주교, 무엇이 같고 다른가
  • 배하진
  • 승인 2022.07.07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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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출간/
천주교가 쓰고, 개신교가 감수한 책/
다름을 존중, 공동의 신앙유산 ‘재발견’/
궁금증을 70개 문답으로 풀었다./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표지

【뉴스제이】 배하진 기자 =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을 출간했다.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은 같은 뿌리에서 시작돼 여러 갈래로 나뉜 그리스도교 교파의 공통점과 차이점 그리고 차이가 생기게 된 유래를 상세히 설명한다. 주교회의는 이 책의 보도자료에서 ‘천주교에서 쓰고 개신교가 감수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에 대한 궁금증을 70개 문답으로 풀었다. 일선 사목 현장에서 요청된 내용을 토대로 두 종교의 외형적 차이, 성서·교리·전례·생활의 차이점, 종교개혁의 배경·역사, 그리스도인 일치 운동의 필요성·실천 등을 다뤘다.

다름을 존중하고, 공동의 신앙 유산 ‘재발견’
'천주교 신자를 위한 일치 운동 길잡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한국의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들 사이에 있는 오해·편견을 넘어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증진하자는 취지에서다.

책은 천주교 신자들이 교우관계, 이웃, 사회생활은 물론 가정에서도 만나게 되는 개신교 신자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며,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공동의 신앙 유산을 재발견하도록 돕는다.

천주교 용어·표현을 기본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 개신교 용어를 병기했다. 주교회의 교리주교위원회와 신앙교리위원회를 비롯해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직제협의회' 신학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개신교 신학자들의 감수를 거쳤다.

4부로 구성된 책은 70개의 문답 형식으로 꾸며져 이해하기에도 쉽다. 천주교 신자들의 이웃 그리스도교 교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발간한 책입이다. 평소 그리스도교 각 교파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궁금하게 여겼던 독자라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부록에서는 천주교 성당과 개신교 교회당 구조 차이, 천주교 미사와 정교회, 개신교의 예배 순서, 2000년부터 한국에서 개최돼 온 역대 그리스도인 일치 포럼 주제 등을 소개한다.

천주교 성경 73권, 개신교 성경 66권
책의 한 대목을 보면, 천주교와 개신교는 성경의 권수부터 다르다. 천주교 성경은 73권이고 개신교 성경은 66권이다. 신약은 개신교와 천주교 모두 27권인데, 구약은 천주교가 7권 더 많은 46권이기 때문이다. 천주교는 이른바 ‘70인역’ 성경을 초대교회부터 인정했는데, 종교개혁 당시 마르틴 루터가 7권을 빼고 39권만 구약 정경(正經)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루터가 제외한 7권은 그리스어로 기록된 ‘토빗기’, ‘유딧기’, ‘‘마카베오상(上)’, ‘마카베오하(下)’, ‘지혜서’, ‘집회서’, ‘바룩서’등으로 개신교에서는 외경(外經)으로 간주한다. 가톨릭 학자들은 이 책들을 제2정경(正經:經典, deuterocanonical)이라고 지칭함으로써 정경과 같은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

성경 각 권의 명칭이 다르다
성경 각 권의 명칭도 개신교와 천주교가 다른 경우가 있다. 구약 ‘창세기’ ‘민수기’ ‘신명기’ 등은 같지만 모세의 이집트 탈출을 다룬 ‘출애굽기’(개신교)를 천주교는 ‘탈출기’로 부른다. 

신약의 경우도 ‘마태오 복음서’(천주교)와 ‘마태복음’(개신교)로 각각 다르게 부르는 식으로 천주교는 ‘복음서’, 개신교는 ‘복음’이라고 부른다. 바오로(바울)의 서간도 천주교는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이라 부르고 개신교는 ‘로마서’로 부른다.

성경 각권을 줄여 부르는 방식도 다르다. 개신교는 ‘마(마태복음)’ ‘막(마가복음)’으로 줄이고 천주교는 ‘마태(마태오 복음서)’ ‘마르(마르코 복음서)’로 줄여 사용한다.

문답 형식으로 궁금증 설명
책에는 그밖에도 ‘연옥(煉獄)’ 교리, ‘면죄부(免罪符)와 대사(大赦)’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가 상대의 예배와 미사에 참여해도 되나요?’ 등의 문제가 문답 형식으로 설명돼 있다. 정교회, 루터교, 장로교, 성공회, 감리교, 침례교, 성결교, 구세군, 오순절교회 등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있다.

천주교와 개신교의 대화 노력은 오랜 기간 계속돼 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산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위원장 김희중 대주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함께 2014년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 협의회’를 창립해 연대와 협력을 하고 있지요. 이 책 발간도 그리스도인 일치 노력의 하나다.

주교회의는 2019년에도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이 책은 ‘자녀를 이웃 종교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보내도 될까요?’ ‘작명소에서 이름을 지어도 되나요?’ ‘이웃이 가져다준 고사떡을 먹어도 되나요?’ 등 일상에서 겪는 종교 문제들을 95개의 문답으로 풀어냈다.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위원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서문에서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기도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일치 여정을 걷고 있는 한국의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유용한 표지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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