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90세의 조셉 젠 추기경 체포
홍콩, 90세의 조셉 젠 추기경 체포
  • 나관호♤케이티 나
  • 승인 2022.05.13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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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시위 참여자 도왔다는 이유/
인도주의적 구호 단체 활동한 혐의/
세계의 반응은 싸늘/

【미국=뉴스제이】 홍콩 국가보안경찰은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도왔던 지금의 문을 닫은 '인도주의적 구호 단체'에서 활동한 혐의로 국가보안법에 따라 90세의 조셉 젠(Joseph Zen) 추기경을 체포했다.

2014년 연례 민주화 시위 중 시위대에게 손을 흔드는 조셉 젠(Joseph Zen) 추기경   ⓒBBC 
2014년 연례 민주화 시위 중 시위대에게 손을 흔드는 조셉 젠(Joseph Zen) 추기경   ⓒBBC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보도에서 “젠 추기경은 시위대를 법적, 재정적으로 도왔던 ‘612 인도주의 구호기금’(612 Humanitarian Relief Fund)의 다른 이사들과 함께 체포되었다. ‘홍콩자유언론’(Hong Kong Free Press)에 따르면 체포된 다른 사람들은 Cantopop 가수이자 배우인 데니스 호(Denise Ho), 전 국회의원 마가렛 응(Margaret Ng), 그리고 학자인 후이 포 창(Hui Po Keung)이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외국 세력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죄가 인정되면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 

교황청은 성명을 통해 "젠 추기경의 체포 소식을 우려스럽게 접했고 상황 전개를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의 전 주교였던 젠 추기경은 70년 전 공산주의자들이 중국을 장악한 후 상하이를 떠나 홍콩으로 향했다. 그는 오랫동안 중국 본토의 가톨릭과 홍콩의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해 목소리를 내면서 베이징 정부를 비판해 왔다.

2022년 5월 11일 오후 11시경 차이완 경찰서를 떠나는 조셉 젠 추기경 ⓒHKFP
2022년 5월 11일 오후 11시경 차이완 경찰서를 떠나는 조셉 젠 추기경 ⓒHKFP

BBC는 '휴먼라이츠워치'를 인용해, “90세 추기경이 평화로운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하는 것은 홍콩에 충격적인 최저치를 기록해야 하며, 이는 지난 2년 동안 홍콩의 인권이 자유낙하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티칸은 추기경의 체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마테오 브루니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홍콩 가톨릭 교구도 "조셉 젠 추기경의 상태와 안전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홍콩 경찰과 사법당국이 젠 추기경의 사건을 정의에 따라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젠 추기경은 홍콩의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존경하는 인물이다. 그는 시위에서 시민들과 함께 행진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최근에는 민주화 운동가들의 법정 청문회에 참석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할아버지 추기경"이라고 다정하게 부른다.

미 의회-중국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홍콩 정부가 시민사회 단체를 조직적으로 표적으로 삼아 홍콩인의 법치와 인권을 보호하는 기관을 해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국가안보를 빌미로 범죄수사와 기소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비판했다.

전미 히스패닉 기독교 리더십 회의(National Hispanic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 회장인 새뮤얼 로드리게스(Samuel Rodriguez) 목사는 성명에서 "자유의 침해는 전체주의가 국가를 감염시킬 때 일어나는 일이다. 이러한 심각한 인권 침해는 모든 사회와 정부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하나님이 주신 자유를 박탈하려는 시도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홍콩의 가수이자 활동가인 데니스 호(Denise Ho)가 2019년 민주화 시위에 대한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홍콩의 가수이자 활동가인 데니스 호(Denise Ho)가 2019년 민주화 시위에 대한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샘 브라운백(Sam Brownback) 전 미국 국제종교자유대사도 “중국 공산당이 최저점으로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전 상원의원이자 캔자스 주지사였던 브라운백은 자신의 트위터에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지도부는 법치와 시민의 기본적 자유를 무자비하게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 즉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기반을 둔 ‘공산주의희생자기념재단’(Victims of Communism Memorial Foundation)은 젠 추기경의 체포를 "기본적인 인권 침해"라고 불렀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유엔 유럽사무소 미국 대표를 지낸 앤드류 브렘버그(Andrew Bremberg) 회장 겸 CEO는 "젠 추기경, 지미 라이 추기경, 모든 정치범에 대한 모든 혐의와 구금에서 무조건 석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콩의 가혹한 정책에 희생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재제를 가하는 ‘홍콩 국가보안법’은 4가지 범죄로 분류된다. 즉, 승계, 국가권력 전복, 지역 테러 활동, 국가 안보를 위협하기 위해 외국 또는 외부 세력과 협력하는 것이다.

미국에 기반을 둔 그룹 ‘차이나 에이드’(China Aid)는 “이 법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것으로 간주되는 사건에서 중국이 홍콩 사법 시스템보다 우선하는 위치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 사건의 판사가 베이징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콩 주민들은 이제 중국으로 이송될 수 있으며, 그곳에서 정부에 충성을 다해 법정에 서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1997년 중국은 홍콩이 영국의 통제로부터 홍콩을 되찾았을 때 홍콩에 특정 자유를 허용하는 "일국양제" 협정에 동의했다. 비평가들은 ‘홍콩 국가보안법’이 약속된 자율성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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