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호목사 칼럼] ‘삶과 죽음의 가치’를 생각하다
[나관호목사 칼럼] ‘삶과 죽음의 가치’를 생각하다
  • 나관호
  • 승인 2022.04.10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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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 목사의 행복발전소 170]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
예수님도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우셨다/

【뉴스제이】 “삶과 죽음의 가치란 무엇일까?”

얼마전, 갑자기 하늘나라로 부름을 받은 동지이자, 형님, 동역자, 나눔의 상대였던 목사 한 분의 ‘삶과 죽음’ 앞에서 하나님 께 질문을 하며, 며칠 밤 잠을 못 이루었습니다. 

아직 더 쓰임 받을 나이이고, 나름 건강관리를 잘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같이 식사도 자주하고, 천국이야기도 나누고, 신학과 신앙을 공유했었는데.... 

천국행 구원열차를 탔으니 다행이지만,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허무함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눈물도 나고, “아니 왜?”, “아니 벌써?” 이런 생각들이 다가왔고, 십여년 전에는 그 목사님의 큰 아들이 천국으로 먼저 떠나간 일도 있었기에 더욱 가슴이 아팠습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브리서 9:27)

그렇습니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입니다. 다만 시기만 다를 뿐입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중 십여년 전, 신학교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제자들과 미래를 이야기하던 시절의 한 여학생이 떠올랐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기억이 없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어린 중학생 아들이 다리에서 떨어져 추락사를 했는데, 그 여학생은 아들이 천국 갔다며, 슬픔보다 넘치는(?) 기쁨표현으로 너무 그러고 다녀서, “좀 이상해”라는 평가를 받았던, 학생이 생각났습니다. 그 학생은 그런 태도는 나름대로 좋은 신앙이요 믿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일부 지지하던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그 여학생의 말은 맞지만, 이 땅의 죽음은 슬픔으로 표현되는 것이 정상이지요. 예수님도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우셨습니다. 울면서 “우리 아들이 천국 같으니 감사하네요”라고 말해야 정상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믿는 우리에게 이 땅의 죽음은 애통하는 슬픔과 천국의 기쁨이 함께 하는 것입니다. 한쪽만을 강조하는 것은 바른 신앙이 아닙니다.

믿는 우리에게 이 땅의 죽음은 애통하는 슬픔과 천국의 기쁨이 함께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과 죽음’은 ‘슬픔과 기쁨’입니다. 슬픔이 나쁜 것이 아닙니다, 울며 눈물 흘리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의 방편입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것입니다. 울 때는 울어야 하고, 웃을 때는 웃어야 합니다. 슬픔도 웃음도 `참으면 병이 됩니다.  

그 목사님을 생각하다 마침 책상 서랍 속 깊은 곳에 있던 헌금 봉투를 꺼냈습니다. 그 속에는 일본돈 3만엔(30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지금 처음 세어 본 돈입니다. 그것은 천국가신 그 목사님이 주신 것입니다.

몇 년전, 일입니다. 설렁탕 한 그릇 하자며 연락을 하셨습니다. 설렁탕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수육도 같이 듬뿍 담긴 만찬자리였습니다, 내가 수육을 좋아하는 것을 아십니다. 잠시 후, 다른 목사 한사람이 더 참석했습니다. 신앙이야기를 영적 반찬 삼으니 더 맛있는 자리였습니다. 식사 후, 나에게는 교회로 가서 차 한 잔 더 하자기에 교회로 갔습니다.

차가 준비되어 나오기 전에, 안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시더니 나에게 건냈습니다. 

“나 목사님! 이거 가져가셔?”
“이게 뭔가요?”

그 속에는 일본 돈이 들어 있었습니다. 좀 의아해서 내가 물었습니다.

“목사님! 왠 일본 돈이예요?”
“가져 가셔? 선물입니다. 허허허” 

짐작하건데 누군가, 어떤 성도가 그 목사님에게 쓰시라고 준 것이 분명했습니다. 목사님 성격에 그 것을 받는 순간부터 분명 나를 떠올렸던 것입니다. 자신이 것이 아니라 ‘나 목사 것이구나.’ 그런 생각을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나와 식사도 하고 망설임 없이 나에게 전달했던 것입니다. 그런 성격을 가진 분이십니다. 니눔이 픙성하고, 성령님께 하신 말씀을 즉시 실천하는 그런 분입니다.

나 또한 선물을 받는 순간 감사하며 ‘이것은 내 딸의 것이구나. 아이들 일본 여행 갈 때 쓰라고 줘야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섬기는 좋은 의사가 되겠다며 의대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둘째를 떠올리며, 열어 세어보지 않고 서랍에 넣어 두었습니다. 이제야 꺼내 세어 보았습니다. 

목사님과의 다른 추억들이 생각났습니다. 명절이 가까워지면, 꼭 형제 없이 자란 삼대독자인 나에게 외로워하지 말라며 식사를 사주시곤 했습니다. 그리고 과일 선물과 성도들이 섬겨준 것들을 꼭 나누어 주셨습니다. 홍삼액, 한우 세트, 과일 박스, 심지어 모유 같은 성분을 가진 단백질 분유까지 챙겨 주셨습니다. 

어느날은 말 없이 어디론가 나를 데리고 차를 몰고 가시더니 청바지 품질이 좋은 매장이 있다며 그 곳을 찾아갔습니다. 나그를 데리고 가시더니 청바지를 좋아하는 나에게 고가의 청바지를 사주셨습니다. 그리고 내가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는 아이폰을 주시려다 남은 것이 없어 못 주셨고, 책과 USB, 예수님 얼굴이 그려진 자수 액자 등등 그리고 성도 중 미용전문가가 목사님의 머리 손질을 해주었는데, 그럴 때면 나를 불러 내 머리도 손질하도록 해주셨습니다. “오늘  머리하는 날인데 오셔”  

갑자기 천국행 구원열차를 타고 가셨지만 돌아보니 추억과 선물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나또한 자잘하지만 여러 가지 선물을 드렸습니다. 연필로 손글씨 쓰는 것을 좋아하셔서 연필을 선물해 드렸고, 장갑, 향수, 성경 켈리 액자 등등. 

가장 최근에는 천국과 낙원 그리고 지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 나라를 걱정하며 만두전골을 먹으며 교제를 했습니다. 새로운 것이 있거나, 새로운 맛집을 알게 되면 늘 불러 주셨습니다.

“오늘 시간 어떠셔! 점심 합시다.”
“점심요? 좋지요? 좋아요” 
“11시 40분에 OO에서 봅시다. 다른데 가도 되구요”
“아닙니다. 거기 좋아요.” 

목사님을 돌아보며 ‘삶과 죽음의 가치’를 생각해보니, 행복하고 감사하며, 기쁘고 즐겁고, 웃음이 나고, 슬프며 안타깝습니다. 

좋은 인생이란? 그게 다였습니다. 사랑, 행복, 감사, 기쁨, 웃음, 슬픔, 안타까움, 선물, 돈, 섬김, 신앙나눔, 사랑, 먹는 것, 천국행. 등등등......

 

나관호 목사 (뉴스제이 발행인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 말씀치유회복사역원 원장 / 치매가족멘토 / 칼럼니스트 / 문화평론가 /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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