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목사 칼럼] 고기반찬보다 화목 ... "사랑해야 비로소 진정한 '가족'이 된다"
[이영훈목사 칼럼] 고기반찬보다 화목 ... "사랑해야 비로소 진정한 '가족'이 된다"
  • 이영훈 목사
  • 승인 2021.09.2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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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전적 의미, 부부 중심으로 해석/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도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잠언 17:1)
이영훈 목사

【뉴스제이】 '가족'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사회학적 혹은 법적인 측면에서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말에는 이 같은 사전적의미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다. 인간이 태어나 처음 맺게 되는 관계, 개인과 사회의 연결 고리, 함께 살아가는 생활 공동체 등 가족은 한마디로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21세기에 들어와서는 '가족'을 정의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가족'의 형태가 매우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핵가족화 되는 현상을 넘어서 아이를 낳지 않는 무자녀 가족, 한 부모 가족, 재결합 가족, 조부모와 손자·녀가함께 사는 조손 가족, 국제결혼으로 인한 다문화 가족 등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늘날에는 가족 형태에 대한 보편적인 모델을 상정하지 않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 됐다. 옛날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그렸던 가족의 모습이 많이 달라진 것이다.

심지어 요즘 뉴스를 보면 '가족'이라고 말하기 힘든 가족의 모습도 종종 접하게 된다. 부모가 자식에게 끔찍한 학대를 저지르기도 하고, 반대로 자식이 부모를 해하는 일도 일어난다. 형제간에 부모의 유산을 두고 싸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생후 2주 된 아들을 때려서 살해한 부부에 관한 기사, 매 맞는 부모가 점점 늘어나서 올해 상반기 서울시에 신고된 것만 1,279건에 달한다는 기사, 유산 다툼으로 동생 집에 불을 지른 형에 관한 기사 등을 읽을 때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가족'은 어떤 형태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혈연이나 호적도 가족의 본질은 아니다. 가족의 본질은 '사랑'에 있다. 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나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가족'이다. 다른 사람은 등을 돌려도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가족'이다.

우리는 가족을 이루기 위해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절로 '가족'이 되지 않는다. 혈연으로, 법으로 이어져 있다고 해도 구성원들이 서로 사랑해야 비로소 진정한 '가족'이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미 '가족'이라 해도 진정한 가족을 이루기 위해 더욱 사랑해야 한다.

간혹, '가족'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고 더 편안하게 여겨져 함부로 대하거나 소홀히 생각해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상처 주지 말자. '가족'이 주는 상처가 더 아프다. 오히려 '가족'이기에 더 사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성경을 보면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도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잠언 17:1). '제육'은 말 그대로 '고기반찬'이다. 반면, '마른 떡 한 조각'은 '하찮은 음식'을 말한다. 음식만 놓고 비교하면 '제육'이 가득한 집이 '마른 떡 한 조각' 있는 집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그러나 '화목'이라는 조건이 더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식탁 위에 초라한 반찬만 놓여있으나 화목한 가정이 있을 수 있고, 고기반찬이 가득한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어도 다투는 가정이 있을 수 있다. 둘 중 어느 가정이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성경은 일말의 여지없이 화목한 가정이 낫다고 말씀한다.

물질의 풍족함이 주는 만족보다 가족 간의 '사랑과 화목'이 주는 행복이 훨씬 더 가치 있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명절에는 어려워진 가정 경제로 인해 고기반찬이 줄어들거나 없는 집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 가족이 화목하다면, 고기반찬이 아쉽지 않은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화목이 고기반찬보다 낫다."

 

이영훈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위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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