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박재홍·김도현, 부소니 콩쿠르 1·2위
피아니스트 박재홍·김도현, 부소니 콩쿠르 1·2위
  • 박비송 교수
  • 승인 2021.09.05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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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우승, 문지영 이어 두번째 쾌거/
부조니, 새로운 피아노 연주법 제시한 선구자/
박재홍,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
김도현,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연주

【뉴스제이】 한국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김도현이 ‘부소니 콩쿠르’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해 한국 피아노음악계의 수준을 세계에 알렸다.

3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막을 내린 ‘제63회 페루초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박재홍이 1위와 실내악 특별상 등을, 김도현이 2위, 오스트리아의 루카스 슈테르나트가 3위를 수상했다고 콩쿠르를 주최한 '페루초 부소니-구스타프 말러 재단'이 발표했다.

63회 부소니 국제 콩쿠르의 입상자. 왼쪽부터 3위 루카스 슈테르나트(오스트리아), 1위 박재홍, 3위 김도현.    (사진 : 금호문화재단 제공)
63회 부소니 국제 콩쿠르의 입상자. 왼쪽부터 3위 루카스 슈테르나트(오스트리아), 1위 박재홍, 2위 김도현. (사진 : 금호문화재단 제공)

부소니 콩쿠르는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페루초 부소니를 기리기 위해 1949년 창설된 권위 있는 콩쿠르다. 알프레드 브렌델, 마르타 아르헤리치, 외르크 데무스, 개릭 올슨 등이 이 대회에서 수상했다.

1회부터 3회 대회까지는 ‘1위 없는 2위’만 나왔고, 2001년 격년제로 바뀐 뒤 6명에게만 1위를 안기는 등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결승에서 박재홍은 아르보 볼머 지휘의 하이든 오케스트라와 함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김도현은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일곱살에 피아노 연주를 시작해 이번에 우승한 박재홍은 2014년 ‘금호영재콘서트’에서 데뷔했다. 서울예고를 졸업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음악과를 수석으로 입학했다. 현재 4학년 재학 중인 그는 스승인 김대진 한예종 총장에게서 배웠다. 2016 지나 바카우어 영아티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등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음악적인 성과를 알려왔다.

63회 부소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박재홍(좌)과 준우승한 피아니스트 김도현    (사진 :금호문화재단 제공)
63회 부소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박재홍(좌)과 준우승한 피아니스트 김도현(우)   (사진 : 금호문화재단 제공)

준우승한 김도현은 미국 ‘클리블랜드음악원’에서 공부했고, ‘줄리아드음악원’에 진학해 스승 세르게이 바바얀에게서 배웠다. 현재는 ‘클리블랜드음악원’에서 전문 연주자 과정에 재학 중이다. 올해 '금호라이징스타'로 선정돼 지난 2월 한국에서 첫 독주 무대를 선보였다.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부소니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은 2015년 문지영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인으로는 서혜경(1980년)과 이윤수(1997년)가 ‘1위 없는 2위’를 했고, 손민수(1999년·3위), 조혜정(2001년·2위), 임동민(2001년·3위), 김혜진(2005년·3위), 문지영(2015년·1위), 원재연(2017년·2위)이 수상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8월 진행된 예선을 거쳐 33명의 본선 참가자가 가려졌다. 본선은 지난달 24일부터 3일까지 볼차노에서 진행됐다. 코로나 탓에 참가를 못 한 3명과 기권자 3명을 뺀 최종 27명이 참가했다. 본선은 독주 무대를 선보이는 준결선과 1차 결선, 슈만 콰르텟과 실내악 연주를 선보이는 2차 결선, 최종 협연 결선 무대로 진행됐다.

한편, 부조니 국제 콩쿠르는 '1위'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페루치오 부조니(Ferruccio Busoni, 1866~1924)를 기리기 위해 1949년 제1회부터 제3회 대회까지 '1위 없는 2위'가 우승했고, 2001년 이후 격년제로 바뀐 이후 단 3명에게만 1위를 안겨줬다.

부조니는 새로운 피아노 연주법을 제시한 선구자적인 피아니스트였다. 그는 경악할 만큼 고도의 기교를 구사했던 기교파였으며, 더불어 작곡과 음악 이론에서 철학과 접목을 시도하면서 현대 음악의 새로운 경향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박비송 교수 ( 성악가 / 서울신학대학교 / '뉴스제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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