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은 金’ 조구함, 승자 손 들어 줘 ... “기도는 휴식처”
‘품격은 金’ 조구함, 승자 손 들어 줘 ... “기도는 휴식처”
  • 배성하
  • 승인 2021.08.01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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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분35초 혈투, 승자 인정하고 격려/ 
결승전에서 울프 아론 선수에게 석패/
두 손을 잡고 기도하면 마음 편안해/

【뉴스제이】 배성하 기자 =  믿음의 아들인 크리스천, 도쿄올림픽에 참가해 은메달을 획득한 유도 조구함 선수가 결승전에서 패했지만 멋진 매너로 세계인의 찬사를 받았다.

조구함 선수(29, KH그룹 필룩스)는 29일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100kg급 결승전에서 울프 아론 선수(일본)에게 연장전에서 석패하고 은메달을 획득했다.

조구함 선수가 은메달 확정 후 자신을 이긴 일본 울프 아론 선수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유튜브
조구함 선수가 은메달 확정 후 자신을 이긴 일본 울프 아론 선수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유튜브

정규 시간 4분을 포함한 9분 35초간의 골든스코어(연장전) 혈투 끝에 상대의 안다리 후리기로 한판승을 내준 조구함(29·KH그룹필룩스)은 한동안 매트 바닥에 누워 일어나지 못했다. 지난 5년간의 시간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조구함은 자신의 오른손으로 방금 전 자신을 쓰러뜨린 에런 울프(25·일본)의 왼팔을 들어줬다. 품격은 金메달이었다. 

조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여태까지 국가대표를 10년 이상 했는데, 만나본 선수 중 제일 강했다.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았다”며 “나에 대해 연구한 것도 보였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패배를 인정해 마지막에 손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조구함은 “경기 전부터 대진표를 보고 울프가 올라오길 바랐다.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 결승에서 일본 선수를 만난다면 올림픽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승리할 자신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내가 부족했다. 국가대표 10년 이상 하면서 만나본 선수 중 제일 강했다”고 말했다.

씨름 선수 출신 아버지와 육상 선수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조구함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강원 춘천으로 이사를 가면서 유도를 시작했다. 당시 집안 사정으로 도중에 운동을 그만둬야 했던 아버지는 누구보다 조구함을 강하게 키웠다. 시청 앞에서 유도복을 입은 채 자기소개를 하게 하기도 했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배짱은 그때 익힌 것이라고 한다.

조구함 선수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기도는 휴식처”라며 “운동 선수라도 고된 체력훈련이나 슬럼프 앞에서는 흔들리고 지칠 수밖에 없는데, 두 손을 잡고 기도하며 응답을 구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기도를 요청한 바 있다.

고된 체력훈련이나 슬럼프 앞에서는 흔들리고 지칠 수밖에 없는데, 두 손을 잡고 기도하며 응답을 구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기도를 요청한 바 있다.    ⓒ중앙일보
고된 체력훈련이나 슬럼프 앞에서는 흔들리고 지칠 수밖에 없는데, 두 손을 잡고 기도하며 응답을 구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기도를 요청한 바 있다.    ⓒ중앙일보

조구함 선수는 코로나 때문에 유도 대표팀의 훈련에 지장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 와중에서 따낸 값진 은메달이었다. 1992년 7월 30일에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조구함은 자신의 30번째 생일을 메달로 자축했다.

그는 "코로나로 유도는 굉장히 어려웠다. 한국은 7명 선수가 메달을 따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가졌다. 1년 연기됐을 때 선수로서 허탈했는데 현 소속 팀 회장님이 알아봐 주고 높게 평가해 주셨다. 그래서 도쿄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이번 은메달이 파리올림픽 준비하는데 결정적 경기가 된 것 같다. 한국 가면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하 국장 ( 뉴스제이 '총괄이사' 국장 / 에프원시큐리티 경영총괄 이사 / 말씀치유회복사역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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