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용소서 동물보다 못한 처우, 매일 고문 ... ”매일 시편 23편 묵상하며, 살아서 고발하게 해 달라고 기도”
北 수용소서 동물보다 못한 처우, 매일 고문 ... ”매일 시편 23편 묵상하며, 살아서 고발하게 해 달라고 기도”
  • 배성하
  • 승인 2021.01.11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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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픈도어즈, 탈북 기독교인 증언 공개/
매일 시편 23편 묵상하며 힘 얻어/
변호인 없는 재판, 4년 교화소형/

【뉴스제이】 배성하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미국의 ‘오픈도어즈’(Open Doors) 미국 지부가 북한 내 기독교인들에 대한 탄압과 강제수용소의 처참한 내부 실태를 고발했다.

통일전망대에서 한 관광객이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
통일전망대에서 한 관광객이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이 단체는 자체 소식지와 홈페이지 기고문에서 탈북했다가 강제 북송된 북한 기독교 여성의 증언을 공개했다. 자신의 이름이 아닌 수감번호 ‘42번’으로 불린 이 여성은 북송 직후, 동물보다도 못한 고통스런 삶을 살았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중국에서 몇 주 동안 수감된 후 북한 수용소로 옮겨졌고, 매일 아침 8시 심문실로 끌려가 기독교인인지 여부를 가리는 조사를 받았다. 매일 끈질긴 질문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폭언과 구타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나를 도와줬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내가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인정하는 순간, 나는 죽은 목숨과 다름이 없습니다. 즉시 또는 천천히 죽었을 것입니다.”

그녀는 “처음 교도소 문에 적혀 있는 경고문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탈출을 시도할 경우 처형함’이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수용소에서의 하루하루는 고문이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우리는 모두 5시에 일어나야 한다. 가장 먼저 간수들이 인원을 확인하고, 아침으로 몇 숟가락의 밥을 먼저 받습니다. 그리고 나서 수용소 밖에 있는 일터까지 걸어야 합니다. 모든 일을 마친 후 수용소에서 자아비판 시간을 갖는데 이 때는 다른 사람을 비판해야 했습니다”

이어 “보잘 것 없는 음식을 먹은 후 긴 시간 이념 교육을 받는다. 깨어 있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지만, 열 시가 되어서야 마침내 잠을 잘 수 있었다. 그곳에서 외롭고 두려움에 떨 때가 많았다. 내가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리고 언젠가 이 수용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또 북한에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말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매일 나는 시편 23편을 묵상했다. 비록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있을지라도 주께서 나를 매일마다 위로해 주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제게 다른 죄수를 도울 힘을 주셨다. 아픈 사람에게 음식을 나누고 옷을 빨아 주었다. 심지어 죄수 몇 명에게 말할 수 있는 담대함도 주셨다. 우리는 화장실과 비밀 장소에서 모임을 가졌고, 그들에게 소망의 말씀을 줄 수 있었다. 우리가 서로를 돌보았기 때문”이라고 간증했다.

그녀는 변호인도 없는 재판을 통해 4년 교화소형을 받아 매일 12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렸고, 이후 2년 만에 석방 통보를 받았다.

“수용소 문이 열렸을 때, 난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주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신 것입니다. 주님은 한국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인생의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었습니다. 믿고 싶은 것을 믿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누렸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은 너무 힘들었으나 주님은 항상 나를 지키고 계셨습니다”

‘오픈도어즈’(Open Doors)는 북한 내 약 5~7만 명의 기독교인이 수감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매년 ‘오픈도어즈’가 발표하는 기독교 박해국가 순위에서 19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의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릴리스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 역시 작년 말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으로 지목한 바 있다.

美 국무부는 작년 12월 북한을 19년 연속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다. 이 명단에 오른 국가들은 종교 자유에 대한 개선 조치를 취할 때까지 미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된다.

샘 브라운백(Sam Brownback) 美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강력한 대북제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제재 이행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북한의 종교탄압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재를 제시했다.

유엔의 아흐메드 샤히드(Ahmed Shaheed) 종교자유 특별보고관도 지난해 10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국가가 승인하지 않은 활동에 관여하는 기독교인들을 감옥에 가두기 위해 대대적인 감시기구를 동원하고 있다”며 기독교인들에 대한 심각한 탄압 실태를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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