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호목사 칼럼] “반갑다. 친구야! 반갑구만 반가워요” ... 친구모임이 "아버지와 영화배우 김진규 아저씨를 불러내다”
[나관호목사 칼럼] “반갑다. 친구야! 반갑구만 반가워요” ... 친구모임이 "아버지와 영화배우 김진규 아저씨를 불러내다”
  • 나관호
  • 승인 2020.11.1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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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 목사의 행복발전소 127]
'82학번 친구모임' 명칭, [시온](Zion)/
아버지 친구, 영화배우 김진규 아저씨,/
아저씨 딸 영화배우 김진아도 토끼띠/
“반갑구만 반가워요” 유행어를 만든 개그맨 조금산도 '82학번'/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요한복음 15:13)

【뉴스제이】 교회 대학부시절 '82학번 친구들 모임' 명칭이 [시온](Zion)입니다. 매년 고등부에서 대학부로 올라가면 그 해의 기수모임 이름이 정해집니다. 졸업한지 34년이 지났지만, 애경사나 번개모임을 통해 지금까지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교수, 교사, 목사, 선교사, 의사, 약사, 연구원, 사장, 변호사, 사모님 등등 각자의 위치에서 리더로 서 있습니다.

마당발 친구가 있어, 그 친구가 모임의 주선자가 되어 연락을 해왔습니다. 선교사 생활을 하다 십여년 전에 입국해 교회를 개척했던 친구가 교회를 확장 이전했다는 소식과 함께 ‘번개모임’을 하자는 연락이었습니다.

나에게도 이번엔 꼭 만나자며 스케줄을 물어 왔습니다. ‘시온모임’ 단체카톡방에서 의견들이 오고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멀리 있어,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유머스럽게(?) 명단을 올렸습니다.

[시온 번개모임 안내]
멀리 있어서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친구들 보고 싶다~~ ㅎㅎ
여OO(미국), 이OO(이라크), 이OO(모로코), 이OO(파리), 하OO(포항)...
아! 하OO이는 빼자. 이번에는 부산에서 오는 OO이도 있으니까~ ㅋㅋ

그러고 보니 해외 여러 곳에 있는 친구들이 생각났습니다. ‘유머명단’에 없지만 해외에 있는 친구들도 여럿 있습니다. 대학부 시절 후배들을 가르치는 ‘바이블 리더’도 하고, 제자훈련도 같이 받던 친구들입니다. 옛 생각이 스쳐 지나 갑니다. 그렇게 친구를 생각하면 ‘우정’이 제일 먼저 생각나지요.
 
그리고 어느 친구 모임이든지 대부분 친구들을 오랫만에 만나면, 베짱이처럼 무릎을 굽혔다 폈다하며 유행어로 인사를 하는 친구들을 보게 됩니다. “반갑다. 친구야! 반갑구만 반가워요”

“반갑구만 반가워요” 유행어를 만든 개그맨 조금산도 82학번입니다. 그러니까 같은 시대를 산 같은 또래입니다. 63년생 토끼띠, 조금산은 1984년 KBS 2기 개그맨으로 데뷔해 김미화 김한국 이봉원 등과 함께 활동했습니다. 1986년 KBS ‘유머 1번지’의 ‘물장수’ 코너에 출연해 “반갑구만 반가워요”를 유행시켰습니다. 이 유행어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에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친구!, 친구!, 친구! 하다가 아버지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친구들과 우정이야기가 오버랩됐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의 그 추억 속에는 나의 어린시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친구 김진규 아저씨 딸, 김진아도 나와 같은 해에 태어난 귀염둥이였습니다. 영화배우 김진아도 토끼띠입니다. Ⓒ 뉴스제이

아버지도 천국에 계시고, 친구인 천국가신 영화배우 김진규 아저씨가 생각났습니다. 영화 《성웅 이순신》, 《오발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난중일기》의 주인공 김진규 아저씨는 아버지의 고향 친구이자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창생입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진규 아저씨와 같은 동네에서 태어나셨습니다. 동네 오빠인 셈입니다. 아버지가 초등학교는 고향에서, 중학교는 대전 중학교를 다니셨습니다.

아버지와 아저씨는 중학교 졸업 후,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실 때 다시 만났다고 합니다. 일제시대 때 민족을 살려내자는 취지로 ‘배워야 된다’며 공부를 열심히 하셨고, 특히 독립군을 위한 자금을 만년필에 둘둘 말아 넣어 전달한 이야기는 ‘아들을 위한 아버지의 자랑’이셨습니다.  아버지는 무명의 독립투사셨습니다. 영화배우가 된 친구를 아버지는 늘 자랑스러워하셨습니다. 아버지와 진규 아저씨는 친구의 우정을 나누셨습니다.

지금도 명절이면 특집 방영되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보면서 아저씨를 추억하고,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간드러지게 말하는 숙희의 그 목소리는 국민 모두에게 웃음과 기쁨을 지금도 주고 있습니다.

내가 꼬마시절 진규 아저씨의 큰 용돈 여러 번 받았습니다. 그리고 진규 아저씨 딸 김진아와 나는 같은 해에 태어난 귀염둥이였습니다. 진규 아저씨에게 진아는 ‘금쪽같은 내 딸’이였고, 나는 아버지에게 ‘생명 같은 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진아와 나는 아버지 친구 모두의 아들과 딸이었습니다.

나는 헌팅캡 모자를 종아 해서 항상 쓰고 다닙니다. 계절별, 여러 색깔의 헌팅캡이 많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영국이나 터키 사람들이 많이 쓰고 나옵니다. 헌팅캡은 19세기경, 영국 신사들이 사냥을 할 때 쓰던 모자입니다.

나의 시원한 이마와 머리를 가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어린시절부터 헌팅캡을 써 왔습니다. 어린 시절, 진규 아저씨가 일본 가셨을 때 사왔다며 나에게 선물로 주신 갈색 가죽헌팅캡을 꼭 쓰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는 국어 교과서 그림에 등장한 ‘철수야, 영희야!’ 이야기에 그려진 ‘그 가방’, 등에 메고 다니는 그 가죽 가방도 선물해 주셨습니다.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다방에서 가끔 만나면 늘 귀엽게, 어렵게 태어난 나를 위해 선물을 가득 주시곤 했습니다. 헌팅캡을 쓰고, 가죽 배낭 책가방을 등에 매고 학교에 가면 스타가 되곤 했습니다. 진규 아저씨와 아버지와의 ‘친구 우정’이 나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 친구들을 만나거나, 용돈 준다고 집에 온 손님들이 노래를 부르라고 하면, 나는 주저 없이 《엄마, 엄마 돌아와요》라는 노래를 레코드를 틀어놓고 같이 따라 불렀습니다. 당시 7살 아이 오은주가 부른 노래였습니다. 중간에 ‘슬픈 멘트’가 있는 노래입니다. 가끔 멘트를 하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듣는 어른들도 어떤 때는 눈물을 같이 흘렸습니다.

♬엄마, 엄마 돌아와요 어서 빨리 와요 ~♬ 엄마 없는 우리 집은 찬바람만 불어요~♬ 아버지가 손수지은 밥상 머리에~♬ 우리들은 목이 메여 눈물밥을 생키면서 오늘도 울며 울며 학교에 갑~니다.♬

“엄마 엄마 찾으려고 신문내였지요. 우리 엄마 계신 곳을 아신 분은 없나요. 연탄불도 꺼져버린 싸늘한 방에 배가 고파 우는 동생 자장가로 달래면서 오늘도 엄마 소식 기다립니다.”

이렇게 멘트를 다하지 못하고 울기도 했습니다. 레코드판에서 나오는 어린 가수가 노래를 이어갈 뿐이었습니다.

지금, 김진규 아저씨와 김진아 씨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서 아쉽습니다. 진규 아저씨가 돌아가시기 전, 제주도에 계실 때 어렵게 찾아가 천국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만나 뵌 적이 있습니다. 너무 좋아하셨고 대견해 하셨습니다.

도서관에서 김진규 아저씨 주연의 《난중일기》 영화를 보았습니다. 모든 것이 '실사'(實寫, live action)로 만들어진 옛날 영화라서 실감이 더 납니다. 진규 아저씨는 이순신을 참 좋아하셨던 것 같습니다. 이순신 장군 역할을 좋아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는 나에게 빨간색 돼지 저금통이 아니라, 짙은 회색의 '이순신 장군 저금통'을 사서 저금하도록 하셨습니다. 나는 초등학교 때 저축왕으로 상을 받았습니다.

김진규 아저씨와 친구인 아버지 우정을 생각하며, '시온'(Zion) 친구들과의 ‘행복그림’을 그려 봅니다.

‘우정’의 사전적 의미는 “친구 사이의 가깝고 친한 정”입니다. 예수님도 친구사이의 ‘우정의 중요성’에 대해 제자들에게 “이젠, 너희들이 나의 친구다”라고 ‘요한복음 15장 15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요한복음 15:13-15)

헌팅캡 쓴 내모습

모두가 ‘친구의 우정’으로 인간관계를 만들면 행복할 것입니다, 진정한 친구는 곧 나 자신이며, 어떤 상황을 만나도 같이 생각하며, 이해하고, 어려운 상황에 대해 마음을 열어도, 같은 편에서 해석해 주고 밀어주고 당겨주는 그런 관계를 말합니다.

“반갑다. 친구야! 반갑구만 반가워요”

제일 먼 미국에 있는 인환를 시작으로 ... 형훈, 성욱, 동우, 지수, 영운, 윤상, 용선, 일경, 도형, 정철, 동수, 기윤 등등등...

 

나관호 목사 ( 뉴스제이 대표 및 발행인 / 말씀치유회복사역원 원장 / 치매가족멘토 / 문화평론가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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