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떠난 그가 말 속에 살아 있었다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 
하늘로 떠난 그가 말 속에 살아 있었다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 
  • 배성하
  • 승인 2020.11.11 16: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로 희극인 임희춘 선생 하늘로/
배삼룡·서영춘 등과 코미디 전성기/
‘아이구야’라는 유행어 만들기도/
희극인 첫 ‘보관문화훈장’ 받아/

【뉴스제이】 배성하 기자 = 길을 지나다 꼬마아이가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를 외치고 있었다. 흑백 텔레비전 시대를 기억나게 했다.

1970년대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로 웃음을 선사한 원로 희극인 임희춘(사진) 선생의 필작이다. 임 선생은 지난 2월 2일 87세로 별세했다. 그런데 그가 말 속에 살아 있었다.

1933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2년 극단 동협에서 데뷔해 김희갑, 구봉서 등과의 인연으로 희극인으로 진로를 바꿨다. TV의 보급과 함께 코미디 프로그램이 꽃을 피우던 70년대 고인은 배삼룡, 서영춘 등과 ‘웃으면 복이 와요’, ‘고전 유머극장’, ‘명랑극장’ 등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TBC(JTBC의 전신)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고전 유머극장’에서 서영춘과 함께 부자로 출연한 콩트는 큰 화제를 모았다. 

서 대감(서영춘)이 어렵게 낳은 오대 독자(임희춘)의 장수를 기원하며 점쟁이에게 이름을 받았는데, 장수와 연관된 단어를 망라한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였다. 이는 당대는 물론 이후에도 후배 코미디언 김형곤 등에 의해 여러 차례 차용(‘김수한무’)됐다. 

또 고인이 익살맞는 연기를 하며 사용한 감탄사 ‘아이구야’는 유행어가 됐다. 

80년대 ‘사회 정화’ 분위기 속 코미디 프로그램이 위축되면서 그는 방송계에서 멀어졌고, 95년엔 대한노인복지후원회를 창립해 노인 봉사활동을 벌였다. 2010년 희극인 최초로 대중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마침, 본지 발행인이 "장수하신 어머니가 생각난다"며, 어머니 앞에서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을 말했다고 웃으셨다.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생각에 임 선생을 떠오르며, 늦게 나마 임 선생을 추모하며 글을 남긴다.

하늘로 떠난 그가 말 속에 있었다.  "서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안보면 후회할 기사
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