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상태 소녀 깨운 伊축구 레전드 토티, '말의 힘'... “포기하지 마. 우리 모두 너와 함께 할 거야”
혼수상태 소녀 깨운 伊축구 레전드 토티, '말의 힘'... “포기하지 마. 우리 모두 너와 함께 할 거야”
  • 발행인 나관호
  • 승인 2020.10.02 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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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월드컵 한국전 퇴장, 伊 토티 선행/
토티의 육성응원, 혼수상태 이긴 기적/
목소리 활용한 '감각자극 치료법'/
재활 중인 소녀 찾아와 직접 만나/

【뉴스제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이탈리아’ 간 16강전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하려는 '할리우드 액션'으로 퇴장당한 이탈리아의 ‘AS로마’ 스타였던 프란체스코 토티(Francesco Totti) 선수가 혼수상태 소녀 팬을 향한 ‘응원목소리’ 메시지를 통한 '말의 힘'이 기적을 만들었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일레니아 마틸리를 함께 쎌카를 찍고 있는 프란체스코 토티 (사진: CNN 캡처)

현역에서 은퇴한 뒤 축구 컨설턴트로 변신 토티가 교통사고로 장기간 혼수상태(코마)에 빠진 19세 소녀를 깨어나게 한 미담이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소개됐으며, 미국 CNN과 아휴스포츠 등에 보도됐고, 우리나라에는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간) 일간신문 ‘라 레푸블리카’(La Repubblica)에 따르면 라치오 여자축구팀 선수인 일레니아 마틸리(19) 선수는 작년 12월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동승자인 친구가 숨지고 마틸리도 큰 부상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이 없는 혼수상태였다. 의료진은 그의 의식이 돌아오게 하려고 갖은 의학적 방법을 동원했으나 실패를 거듭했다.

이에 마틸리의 친구들은 마지막 방법으로 토티의 목소리로 자극을 줘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사고당한 일레니아 마틸리(Ilenia Matilli)가 이탈리아 축구 '레전드' 토티의 열혈팬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었다.

이탈리아 축구의 전설로 불리는 프란체스코 토티. (사진 : La Repubblica)
이탈리아 축구의 전설로 불리는 프란체스코 토티. (사진 : La Repubblica)

친구들은 사정을 말하고, 지인을 통해 토티에게 육성 응원 메시지를 보내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고, 흔쾌히 이를 수락한 토티는 ‘AS로마’ 유니폼을 입고 있던 마틸리에게 응원 메시지를 녹음해 보냈습니다.

"포기하지 마. 우리 모두 너와 함께 할 거야"
"말하고 걸을 수 있을 때 집에 갈게."

이후 마틸리의 가족은 혼수상태인 딸에게 토티의 목소리를 반복해서 들려줬다. 말에 담긴 강동과 격려가 기적을 만들었다. 마틸리가 의식을 조금씩 되찾더니 지난주 끝내 코마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마틸리는 코마상태에서 깨어난 뒤 첫 소원으로 토티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토티도 처음 약속한데로 로마 ‘제 멜리’ 병원을 찾아 재활 치료 중인 마틸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1시간 가량 마틸리를 만난 토티는 취재진에 "우리는 서로 껴안았고 마틸리는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면서, "이번 만남은 매우 특별하고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레니아를 만나게 되어 매우 신났습니다. 그녀가 퇴원하면 다시 만날 것입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토티에게 연락하여 메시지를 녹음 할 생각을 한, 내 딸의 친구에게 감사해야합니다. 딸 친구들의 부탁을 토티는 즉시 받아 들였습니다. 그가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병원에서 딸이 토티와 이야기하는 것은 형제와 이야기하는 것과 같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마틸리는 여전히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제스처나 필담으로 의사를 표현했다고 토티는 전했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일레니아 마틸리를 만난 프란체스코 토티(왼쪽). (사진:연합뉴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일레니아 마틸리를 만난 프란체스코 토티(왼쪽). (사진:연합뉴스)

마틸리가 9개월의 코마 상태를 극적으로 벗어난 데 대해 의료진은 그가 좋아하는 토티의 목소리를 활용한 '감각 자극 치료법'이 효과를 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멜리병원의 신경과 교수인 루카 파두아(Luca Padua)는 "토티도 이렇게 극적인 상황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의 작은 행동이 해피엔딩으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토티는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의 명문 구단인 ‘AS로마’에서 1992년부터 25년간 선수 생활을 하고서 2017년 은퇴했다. 이후 한동안 ‘AS로마’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다 최근 축구 컨설턴트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한일 월드컵에서 등 번호 10번을 달고 뛰어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낯이 익다. 한국은 토티가 퇴장한 상황에서 안정환의 극적인 골든골로 이탈리아를 2대 1로 꺾고 사상 최초의 월드컵 8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토티는 4년 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뛰며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며, ‘AS로마’에서 750회 이상 출전하여 300골을 기록했고 2007년 '유럽 골든 슈'에서 우승한 이탈리아 축구의 레전드다.

 

나관호 교수목사 ( 뉴스제이 발행인 / 칼럼니스트 / 문화평론가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긍정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 소장/ 말씀치유회복사역(LHRM) 대표 / 치매가족 멘토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 /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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