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호목사 칼럼] 과거 받은 '섬김'에 대해, ‘감사로 기억하는 삶’
[나관호목사 칼럼] 과거 받은 '섬김'에 대해, ‘감사로 기억하는 삶’
  • 나관호 목사
  • 승인 2020.07.18 0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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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호목사의 행복발전소 117]
하나님께 모든 것을 감사하고/
사람에 대한 감사 마음도 잊지 말아야./
사랑으로 딸 섬겨주신 목사님께 감사/
사랑으로 어머니 섬겨주신 대표님께 감사/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역대상 16:34)

【뉴스제이】 사람은 과거 기억 속에서 행복하고 감사했던 기억을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현재에도 기억하며 그것을 베풀어준 사람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잘 간직하는 것이 도리입니다. 나아가 그 섬김에 대한 감사를 갚을 기회를 찾는 것도 행복입니다.

거의 20여년 전의 일입니다. 평소 나에 대한 따뜻한 마음과 마음 깊은 배려 마음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선배 목사님이 팥죽을 좋아하신다는 말을 듣고 어머니의 요리 솜씨를 통해 그분을 섬겼습니다.

어머니에게 나를 향한 그 선배 목사님의 '사랑 마음'에 대한 사실을 알렸더니, 어머니가 너무 기뻐하시며 팥죽을 맛있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선배 목사님도 감사히 받아주시고 너무 맛있게 드셨습니다. 어머니의 그 마음은 당신보다 '자식에게 사랑을 베푼 것'에 대한 기쁨의 표시였습니다. 내가 아빠가 되고 나서야 '어머니의 그 마음'을 알았습니다.

▲ 코로나19로 인해 애쓰는 의료진을 위한 '감사표현', 여름 밤하늘 수놓은 드론쇼 ... '힘내라 대한민국' 한 장면 ©뉴스제이

어느날, 큰딸 아이가 교회학교 유치부 예배가 끝날 무렵 아이를 데리러 갔습니다. 자동차로 가던 중 성전 입구에서 그 선배 목사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큰 아이가 “목사님!”하며 달려들어 품에 안겼습니다. 큰 딸 예나는 담임 목사님을 먼발치에서 뵈어도 달려가, 사랑을 고백하는 넉살(?) 좋은 아이였습니다. 예나가 선배 목사님을  오래전에 뵈었는데, 큰 아이가 기억하고 반가움을 표시했습니다. 그렇게 되어 잠시 집무실에 들를 수 있었습니다.

큰 딸 예나는 뭐가 그리 좋은 지, 테이블의 책도 만져 보고, 책장의 책들도 열어보곤 했습니다. 평소 책을 좋아하는 예나의 성품이 나타났습니다. 선배 목사님도 그 모습이 예쁜지 미소 지어주셨습니다. 그 선배님에게도 딸이 있으니 어린시절 딸의 모습을 기억하셨을 것입니다. 그 순간, 책상 서랍을 여시더니 수표 30만원, 거금을 큰 아이 예나에게 주셨습니다. 너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내가 받은 선물보다 자식이 받으니 더 기뻤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해 수표 한 장은 앨범에 스크랩 해놓았습니다. 훗날 예나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르쳐 주기 위한 내 생각이었습니다. 20여년이 지났지만, 지금 나도, 예나도 잊지 않고 감사 마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며칠 전, 통화 할 기회가 있어서 그 감사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선배 목사님은 “그런 일이 있었나!”하시며 기억하지 못하셨습니다. 이어서 하시는 말씀에 더 감동 받았습니다. “큰 애가 받을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사실 그 선배 목사님은 내가 신학 대학원 ‘M.Div’ 과정을 마치고, ‘Th.M’ 과정에 입학했을 때, 어느 장로님을 통해 한 학기 등록금도 만들어 주셨습니다. 아마 그 기억도 잊으셨을 것입니다. 내 과거 인생에 너무 귀한 분입니다. 지금도 그 사랑을 잊지 않고 삽니다. 이런 것은 아버지의 가르침이었습니다.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쳐 주신, 아버지 고맙습니다.” 그리고 감사 받아 마땅한, “목사님! 너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그 사랑 잊지 않고 삽니다.” 글로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둘째, 좋은 과거 기억은 어머니를 섬겨준 분에 대한 마음입니다. 어머니는 84살 나이에 들어서 치매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내 위로 자식 넷을 잃은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삼대독자 다섯째 외동아들, 나를 생명 다해 키워 주셨습니다. 눈물겹도록 드라마 같이 섬겨 주셨습니다.

어머니는 교회에서 구역을 10여개 담당하는 ‘조장’으로 하나님을 위해, 교회를 위해 총기 있게 사셨습니다. 바느질 솜씨도 좋아서 고모와 함께 결혼하는 새댁을 위해 이불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에게 치매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치매라기보다, 나이들며 생기는 ‘기억력 감퇴’를 너무 치매에 맞춘 것은 아닌지 후회도 됩니다. 나이들며 기억력이 감퇴되는 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그런 어머니를 집에서 잘 모셨습니다. 이것을 알게 된 어느 출판사 대표께서 나만 만나기만 하면 어머니의 안부를 꼭 묻고 어머니를 위해 ‘고급 롤케잌’ 빵을 사서 섬겨 주셨습니다. “어머니를 위한 섬김이라니!!!” 너무 감동 받았습니다. 평소 그분과 마음을 나누는 사이였지만, 내 삶에 그것도 어머니를 위해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지금도 당연히 기억하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에게 롤케익을 드리면서 꼭 그분의 이름을 말하며, "OOO 사장님이 사셔 섬겨 주셨어요”라고 말씀드리곤 했습니다. 그러면 “ 음! 맛있네. 좋네. 좋아”하시며 맛있게 드셨습니다. 평소에도 빵을 좋아하셨던 어머니의 모습은 아이 같았습니다. 심지어 너무 감사해 롤케잌을 담아 온 케이스를 버리지 못했습니다. 십여 개가 됩니다. 너무 감사해 케이스도 함부로(?)하기 싫었습니다. 물건을 받치는 곳에 사용할 지언정 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너무 고마워서..... “고맙습니다. 대표님!”

어머니가 천국에 가셨지만 그 롤케잌 케이스는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컴퓨터 본채를 받치는 지지대이기도 합니다. 궁색한 것 같지만, 감사에 대한 내 나름의 ‘기억 방법’입니다. 글로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이렇게 나의 과거 기억 속에서 만들어진 특별한 ‘행복기억’이 지금도 잊혀 지지 않고 살아 있어, 내 마음을 ‘하트’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 두분에 대한 감사는 늘 존재합니다. 전화라도 연결되면, 그 기억부터 떠 올립니다. 

사랑하는 내 딸을 위해, 사랑하는 어머니를 위해 섬겨주신 그 사랑이 고마워 기억하고 사는 것이 행복합니다. 마지막 때가 가까워 올수록 '사랑이 식어진다'는 것이 성경의 말씀입니다. 

성경은 “불법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리라.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마태복음 24:12-13)고 하셨습니다. 불법이 성한 시대에 빛나는 것은 ‘섬김과 사랑 마음’입니다.

그래서 두 분의 세밀한 그 사랑마음을 간직하고 사는 것이 나에게 큰 유익입니다. 어느 교회 설교에서 이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감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감사 마음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역대상 16:34)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전서 5:18)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골로새서 3:17).

그런 분들을 '붙여주신 것'도 하나님이시니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사랑을 실천해 주신 그 두 분에게도 감사합니다. “감사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우아한 형태의 예의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마리탱이 한 말입니다.

이렇게 과거에 받은 '사랑'과 '섬김'에 대해, ‘감사로 기억하는 삶’이야 말로 행복이며, 기쁨이며, 전율입니다. 모든 것이 은혜입니다.

 

나관호 교수목사 (뉴스제이 발행인 / 말씀치유회복사역(LHRM)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119긴급기도운동본부 대표 / 조지뮬러영성연구소 소장 / 치매가족 멘토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 칼럼니스트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선정 한국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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