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 "AI·바이오·플랫폼 등 기술 진보 빨라질 것”
'포스트 코로나' ... "AI·바이오·플랫폼 등 기술 진보 빨라질 것”
  • 안종배
  • 승인 2020.05.05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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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대담] 국내외 미래 전문가 9人이 예상한 포스트 코로나
블랙 스완이 던진 ‘리부트’ 기회/
AI·바이오·플랫폼 등 기술진보 빨라질 것/
한국대표로 안종배 교수 참여

【뉴스제이】 '이코노믹 조선'이 "국내외 미래 전문가 9人이 예상한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지상대담을 했다. 결론은 “블랙 스완이 던진 ‘리부트’ 기회…AI·바이오·플랫폼 등 기술 진보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한국대표로 대담에 참가한 '뉴스제이' 편집자문위원 미래학자 안종배 교수의 예견 대담을 중심으로 원문 그대로 게재한다.

국내외 미래 전문가 9人이 '포스트 코로나' 예측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평균 한 자릿수로 줄면서 감염증 확산세가 급속히 꺾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멀리 보면 20세기 중반 이후 전 세계를 지배한 ‘글로벌화(globalization)’의 종말을 예고하는 대사건이다.

각국은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공포에 빗장을 꽁꽁 걸어 잠갔다.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중심주의의 대두는 개방경제와 자유무역에 기반한 한국에는 큰 위기 요인이다. 거시 경제적으로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대규모 양적 완화에 나서면서 제로금리(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기준금리가 0% 수준인 것) 시대가 가속했다. 특히 인류는 코로나19로 미증유(未曾有)의 언택트(untact·비대면), 임모빌리티(immobility·부동성) 사회를 경험했다.

소문만 무성했던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이 본격화한 셈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인류가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살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월 27일 대외장관회의에서 “그간 경험 못 한 경제 침체가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은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 규모를 전망할 뿐 누구도 정확히는 예측할 수 없다. 4월 29일(현지시각)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여전히 감염증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탓이다.

‘이코노미조선’은 막연한 거시 전망보다 미시 변화상을 정리하는 게 투자자나 관련 서비스를 선점해야 하는 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커버 스토리에서 코로나19가 잦아든 이후(포스트 코로나) 국내외 경제·사회 풍경에 대한 변화 시나리오를 다섯 가지로 구분해서 살펴봤다.

그리고 세계적인 미래학자들과 지상 대담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의 의미와 앞으로 달라질 세상의 모습도 예상해 봤다. 포스트 코로나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조직)와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목소리도 들었다. 우선 미래학자들과 지상 대담부터 소개한다. 각각의 질문과 그에 따른 답변을 인사이트 형식으로 정리했다.

포스트 코로나를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인사이트 1 ‘리부트’ ‘뉴노멀’ ‘재정비’

토머스 프레이 “‘리부트(reboot·재시동)!’ 우리는 ‘블랙 스완(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 중의 블랙 스완’을 목격하고 있다. 현재는 재시동을 앞둔 ‘일시 중지(pause)’ 단계다. 재시동이 시작되면 사람들은 ‘과연 무엇이 변했고, 무엇이 그대로 남아 있는가’라고 계속 질문할 것이다.”

넬 왓슨 “‘뉴노멀!’ 코로나19는 인류가 텔레프레젠스(telepresence·실물 크기의 화면으로 상대방의 모습을 보며 화상 회의를 할 수 있는 솔루션),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로봇 배달 등의 기술을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채택하게 했다. 감염증이 기술 진보를 강제한 셈이다.”

존 나이스비트 “‘재정비!’ 우리는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 미치는 영향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분석해야 한다. 서로 대화하는 법을 다시 배우고, 거대한 도전에 맞서 협력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유망 산업은
인사이트 2 AI, 바이오, 스마트 플랫폼

게르트 레온하르트 “의료 및 바이오를 비롯한 모든 기술 중심 산업, 인공지능(AI), 새로운 전기차 등 모빌리티 산업, 화상 회의 등을 위한 스마트 플랫폼 산업이 유망하다.”
도리스 나이스비트 “바이오와 정보기술(IT) 산업, 전자상거래, 스마트 가전제품, 특히 통신 인프라 확충을 위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안종배 “큰 트렌드는 비대면 현존감(untact presence) 강화, 스마트 플랫폼 강화, AI 활용 개인 맞춤(AI personal) 강화 그리고 감성적 체험 참여(feeling participation) 강화다.”

포스트 코로나 기업 환경 변화상은
인사이트 3 데이터 중심의 조직 관리

마이크 월시 “많은 조직이 재택을 통한 원격 근무와 이를 관리하는 새로운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과거 리더는 ‘회사에 있음으로써’ 경영할 수 있었다. 원격 근무는 조직에 새로운 규율을 강요하고 이는 새로운 경영 관행으로 이어질 것이다. 직원들이 몇 시에 출근하고 퇴근하는지 점검하기보다는 성과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해야 한다.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험보다 데이터에 기반하는 소규모 팀이 더 많은 권한을 가질 것이다.”

니콜라스 베드민톤 “더 젊고, 더 진보적이고, 덜 계층적인 관리 구조가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조직 관리를 위한 새로운 역량과 이를 돕는 지능형 시스템의 사용이 보편화 할 것이다.”
 
게르트 레온하르트 “과거보다 분산된 작업을 위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기존 주주에 더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더욱 키울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리더십은
인사이트 4 소통·창의력·용기·도덕성

마이크 월시 “변혁의 시기에 필요한 리더십은 소통, 창의력 그리고 용기다. 우선 시장과 고객뿐만 아니라 집에서 일하며 동료와 단절된 직원들과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다. 창의력은 위기를 조직 재창조의 기회로 바꾸는 원동력이다. 또한, 용기가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현재 체감하는 의학적 충격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앞으로 적어도 1년간은 비용 절감 압력이 크겠지만, 지금이 바로 새로운 역량을 위한 훈련에 투자할 때다.”

게르트 레온하르트 “재무제표에 의존하던 기존 금융 기반의 리더십이 모럴(도덕적) 리더십으로 바뀔 것이다. 사람들은 위기에 처하면 진실한 대답, 현명한 지도력 그리고 희망을 찾기 위해 도덕적 권위에 기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토머스 프레이 “인류는 거대한 재정비의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당분간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시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리더십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에 기반해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방역은 정말 성공했나
인사이트 5 국제 사회 주목받았지만 안심은 일러

넬 왓슨 “국제 사회는 꽤 오랜 시간 팬데믹에 대한 사전경고를 받았지만,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빠르게 대비하지 않았다. 한국은 이번 사태에서 ‘빛’과 같았다. 연속적이고 철저한 테스트, 세심한 추적 그리고 투명한 데이터 공개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최선의 수단임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짐 데이토 “올해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는 성공적인 방역의 결과다. 그러나 위기는 여전히 존재하며 결과도 알 수 없다. 2차 감염 국면에서 초창기처럼 대비가 잘 안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소비자는 어떻게 변화할까
인사이트 6 실제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된 계기

넬 왓슨 “소비자들은 실제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건강, 친구, 가족 그리고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을 재발견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취미 활동 등에 더 많은 돈을 쓸 것이다.”

안종배 “언택트 소비가 오프라인 소비와 공존할 것이다. 또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개인의 자유와 직접 체험에 대한 갈증이 커져 개인 맞춤형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가 강화될 것이다.”

마이크 월시 “원격의료부터 넷플릭스 영화감상, 음식 배달 등 재창조돼야 했던 많은 활동을 경험했다. 소비자가 기업과 디지털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쉽고 다양해진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토머스 프레이 “엄청난 수의 사람이 집에서 일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 5일 근무가 좀 더 유연한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게르트 레온하르트 “소비자들은 위기 상황에서 ‘옳은 일을 한’ 회사를 찾을 것이다. 기업 신뢰도가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환경 문제는 우선순위로 올라설까
인사이트 7 환경 문제 고민 커질 것

짐 데이토 “그렇다. 그리고 그래야 한다. 인류는 경제 성장보다 환경 문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번 위기를 계기로 깨닫고 있다.”

게르트 레온하르트 “이번 위기는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이 모든 변화를 이룰 수 있다면, 지금 왜 우리는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도 똑같이 할 수 없느냐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안종배 “코로나19의 근본적인 원인은 환경 훼손으로 인한 자연 생태계 파괴에 있음을 인지하는 중이다. 이후에도 감염증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대한 대응은 의료 및 바이오 분야의 발전 도모와 함께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확대, 자연 친화 용품 개발 및 환경 생태계 보호일 것이다.”

재택근무 경험이 주는 변화상은
인사이트 8 통신 의존도 커져

마이크 월시 “세계는 현재 가장 큰 원격 실험을 하고 있다. 이는 많은 대기업 근로자에게는 새로운 일이지만, 항상 이런 식으로 일해 온 소프트웨어와 기술 회사는 많다. 이들에게 ‘원격근무’는 단지 ‘업무’일 뿐이다. 재택근무 경험은 많은 조직이 그간 일하던 방식을 진지하게 재조명할 기회를 줄 것이다.”

짐 데이토 “원격네트워크가 계속 유지된다면, 통신에 더 의존하고 교통에 덜 의존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넬 왓슨 “재택근무는 더 빠른 속도로 연결될 수 있게 한다. 우리는 문제를 논의하거나 해결할 정족수로서 수십 명 또는 수백 명의 사람을 즉시 모을 수 있는 기술을 점차 받아들이고 있다. 향후 업무 효율성과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일 것이다.”

언택트가 가져올 변화는
인사이트 9 노동 문화 바뀌고 비대면 현존감 중시

마이크 월시 “노동 문화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조직뿐 아니라 원격으로 일하는 조직에도 매우 중요하며, 단순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아니라 팀이 통합되는 방식이다. 기술보다 문화적 체계가 중요하다.”

게르트 레온하르트 “사람들은 항상 다른 사람들을 보고 싶어 할 것이고 그것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증강현실(AR)의 발전은 다른 사람들을 직접 볼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한다.”

안종배 “원격 화상과 가상현실(VR) 그리고 향후 홀로그램같이 함께 있지 않으면서도 함께하는 듯한 비대면 현존감을 구현하게 되면서 비대면은 삶에 다양하게 적용될 것이다.”

경제적 분노가 커질까
인사이트 10 부의 양극화 심화할 것

짐 데이토 “신자유주의적 세계 정치·경제가 연약해지는 이유 중 하나는 극도로 부유한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 사이의 거대한 격차 때문이다. 거대 기업은 위기에도 더 부유해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정부도 기업이 가능한 한 많은 새로운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일부 부자들은 코로나19로 사망하겠지만, 훨씬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죽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신자유주의 체제 붕괴를 가속할 수 있다.”

존 나이스비트 ”코로나19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다. 실직하는 미혼모들은 매우 빠르게 실존적 불안감에 직면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었고, 앞으로 잃을 것이다. 재취업은 해고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마이크 월시 “AI가 사회적 불평등을 더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많은 교육과 재교육이 없다면, 세상을 이끌어가는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작업할 만큼 똑똑한 사람들과 그들을 위해 간단히 일만 해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회가 분열될 것이다.”

니콜라스 베드민톤 “정부는 재정적 균형감각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사람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미 일부 국가는 그렇게 하고 있지만, 보편적 기본소득(모든 사람에게 지급하는 기본소득)이 해결책으로 진지하게 검토될 것이다.”

일자리 문제는 어떻게 될까
인사이트 11 고용 불안과 사회적 혼란

넬 왓슨 “이미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졌고, 당분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 나의 희망은 많은 사람이 가상 세계에서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찾는 것이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커 보인다. 실직으로 인한 고통과 분노가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 월시 “지금은 더 나은 교육과 훈련을 위해 투자해야 할 때다. 기업의 리더와 직원들은 새로운 사고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 그리고 가치 전달에 데이터와 AI가 필수적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능력과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게르트 레온하르트 “이 위기의 영향은 이제 미국 대공황, 혹은 심지어 제2차 세계대전의 영향과 비견될 수 있다. 2021년부터 실업 문제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무엇을 남길까
인사이트 12 위기는 혜성의 꼬리처럼 길게 이어진다

넬 왓슨 “위기는 혜성의 꼬리처럼 길게 이어진다. 당장 감염증이 세계적 기근이라는 또 다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현재 약 35개국이 최악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기근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가 마비돼 가축 사료 배송이 지연되고 가축을 보살피던 근로자들 역시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이미 육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마이크 월시 “국제 사회 지도자들과 기업가들의 역할이 반드시 재조명돼야 한다. 이들은 자신이 리더로서 고객과 지역사회에 어떻게 봉사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변혁을 끌어내야 할 의무가 있다.”

토머스 프레이 “인류는 식품, 의료, 항공, 교육 등 모든 분야의 산업을 재건하는 데 전무후무한 비용을 지출할 것이며 기존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꿀 ‘완벽한 폭풍’에 휩싸일 것이다. 그러나 온 인류가 지혜롭게 대처해 바이러스라는 공동의 적을 상대하면서 다양한 인종, 국가, 종교, 문화를 뛰어넘는 연대 의식을 키우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존 나이스비트 “올해 만 91세인 나는 제2차 세계대전을 비롯해서 다양한 경제·정치적 혼란의 시대를 겪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든, 항상 내일은 왔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더 많았다. 일상적인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원문 기사 :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0&t_num=13608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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