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건축’, ‘리모델링’도 좋은 대안입니다.
‘교회건축’, ‘리모델링’도 좋은 대안입니다.
  • 나관호
  • 승인 2020.01.23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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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한국교회에 바란다 《9》
무리한 은행빚 교회건축 대한 우려/
아홉길사랑교회, 수치상 ‘143억’ 절감/
조양방직, 리모델링으로 핫블레이스한 카페로 변신/

【뉴스제이】 [교수목사의 입장에서 한국교회를 살펴보고, 진단(?)하고 나아가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고자 합니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더 새로워지고, 세상을 향해 성경적 소리를 내고, 귀한 십자가 사랑을 바탕으로 '예수운동'(Jesus Movement)을 전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모든 글과 생각나눔이"한국교회 자정운동"의 씨앗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교회건축은 부흥과 함께 따라오는 당연한 요소요, 필연입니다. 교회는 당연히 건축되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벅차게 감당하기 어려운 은행빚으로 교회를 건축하면서 생기는 일종의 불협화음이 문제입니다. 물론, 잘 감당해 내는 교회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지나친 빚으로 건축되는 교회가 진정 하나님의 뜻일까?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일까?”를 한번 더 생각해 보면서 다른 대안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예배당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어지겠지요. 허물어 질 것 같은 낡은 예배당은 당연히 새 교회로 건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흥되어 성도 수가 늘어나면서 겪는 불편함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고, 여러 번 나누어 드리는 예배에도 한계가 오면 당연히 건축해야합니다.

교회건축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지나친 은행빚으로 무리해 건축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말하는 것입니다. “100억, 200억, 300억 단위의 빚으로 거대한 예배당을 꼭 지어야 하냐”는 문제입니다. 은행 이자율을 최소 2%로만 잡아도, 100억이면 이자가 2000만원, 200억이면 4000만원입니다.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 이자가 ‘헌금’으로 나가는 것이니 더 가슴 아프지요.

우리가 한번 쯤 ‘생각의 장’을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예배당이 무너질 정도가 아니라면 그 대안으로 ‘리모델링’은 어떨까요? ‘교회건축’, ‘리모델링’도 좋은 대안입니다.

‘셀프 리모델링’으로 탄생된 '아홉길사랑교회'....건축공사비용을 대폭 절감.
‘셀프 리모델링’으로 탄생된 '아홉길사랑교회'....건축공사비용을 대폭 절감.

‘교회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한 교회 중 하나가 ‘아홉길사랑교회’(담임 김봉준 목사)입니다. 김봉준 목사는 부임한 이듬해, 예배당 신축을 생각했는데, 그때 받은 ‘교회건축 예상비용’ 견적이 ‘150억 원’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건축비용이 부담스럽고, 마음도 부담스러워 엄청난 건축비를 들여 새로 건축하는 것보다는 ‘리모델링’을 하기로 결정하고, 다시 ‘리모델링 비용’을 의뢰했더니, ‘30억 원’이 소요된다는 견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침, 교인 중에 건축업을 하는 성도가 있어 그분에게 의뢰해 “교회가 직접 ‘셀프 리모델링’ 공사를 할 경우, 어느 정도 비용이 드느냐”고 물었는데, 놀랍게도 “7억 원이면 가능하다”는 견적을 받았다고 합니다. 김 목사는 박수를 치며, “이것이 우리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구나”라고 판단하고, 당장 교인들과 함께 팔을 걷어붙이고 직접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담임목사가 일명 ‘십장 노가다’가 되어 일을 했고, 장로와 권사, 안수집사, 성도들도 건설인부가 되어 교회를 ‘셀프 리모델링’을 한 결과, 성도들은 깨끗하고, 넓고, 신선한 예배당을 얻었고, 교회는 건축공사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 ‘교회건축 예상비용’ 150억‘리모델링 비용’ 30억 ☞ ‘셀프 리모델링’ 비용 7억 ]

그래서 수치상으로 ‘143억’이거나, ‘23억’ 절약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김봉준 목사에게 교회 ‘리모델링’에 대한 소회(所懷)를 물었습니다.

“그 당시 나는 작업복 입고 교회에 왔지요. 인부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땀 흘리는 노가다 목사였습니다. 하지만 완공 후의 보람은 얼마나 컸든지! 그리고 남은 예산으로 미자립교회를 돕고, 건축비도 지원하고, 선교사들을 후원했습니다. 그래도 남은 돈으로 교회 앞의 작은 건물을 사서 ‘카페 아홉길사랑’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방 공간’으로 내어 놓았지요”

이렇게 교회건축 대신 ‘리모델링’이나 직접 ‘셀프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100% 대안은 아니지만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모델링'으로 오래된 공장 '조양방직’이 근사하고 ‘핫블레이스’(hot place)한 카페로 변신

사회에서 ‘리모델링’의 좋은 예를 찾는다면 ‘조양방직’을 들 수 있습니다. ‘조양방직’은 일제 강점기였던 1933년에 강화 갑부 홍재묵이 세운 최초의 민족자본 공장입니다. 한때 강화 직물산업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조양방직’이 문을 닫자 리모델링으로 오래된 공장을 개조해 근사하고 ‘핫블레이스’(hot place)한 카페로 변신시켰습니다. 수도권 사람들이 줄이어 다녀갈 정도인데,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실내 배경이 인기입니다. 카페의 주말 매출액이 1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런 대단한 프로젝트를 이끈 기획자는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상업적인 공간이 되지 않도록 고민 중입니다. 선조들이 장인정신으로 이룩한 건축물에 시간이 더해진 놀라운 합작품입니다. 강화 나무기둥 하나까지도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것 같은 문화재에요.”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은 ‘리모델링’으로 재탄생 시킨 공간을 판매 장소가 아니라, 역사가 깃든 예술품 같은 공간으로 이해해달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언더우드가 사랑채에 개척한 최초 새문안교회와 1972년 다섯번째 건축됐던 광화문 구 예배당.

그때 나는 새로 건축한 광화문 ‘새문안교회’(담임 이상학 목사)를 생각했습니다. 새문안교회 는 한국 기독교 130여년의 역사를 지켜온 산증인입니다. 1887년 언더우드 선교사의 사랑채 건물에서 교회를 시작한 후, 한옥예배당, 벽돌예배당, 종탑예배당, 1972년 건축된 구 예배당에 이어 6번째 예배당을 초현대식 건물로 지었습니다.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늘어나는 성도들을 감당 할 수 없었고, 편의시설에 대한 불편과 서울시의 도심재개발지역으로 포함되어 어떤 면에서는 어쩔 수 없이 새로 교회를 건축하게 된 것입니다.

새문안교회 ‘구 예배당’은 한국기독교역사의 증거이며 유물이고, 역사가 깃든 예술품입니다. 그래서 예배당이 보존되어 ‘한국기독교 역사 유물로 남아 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새문안교회' 새 성전이 ‘2019 건축 마스터상(AMP)’의 건축설계분야 문화건축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됨으로, 세계적인 디자인을 가진 예배당이 됐다.
'새문안교회' 새 성전이 ‘2019 건축 마스터상(AMP)’의 건축설계분야 문화건축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됨으로, 세계적인 디자인을 가진 예배당이 됐다.

새로 부임한 새문안교회 담임 이상학 목사는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아마도 나와 같은 생각을 분명히 한번 쯤은 했을 것입니다. 나도 건축을 전공했고, 이상학 목사는 ‘내 친구의 친구’이니. 나하고는 ‘좀 먼 친구’입니다. 건축 전공자는 역사성을 가진 예술가입니다. 이상학 목사가 틀림없이 고민했을 것입니다.

구 예배당을 보존하고 옆에 지을 수는 없었을까요? 한국기독교 역사관을 보는 이런 나의 가치관과 현실이 다르지만, 나의 가치관도 어느 정도의 답에 접근된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새문안교회'의 새성전 건축이 아름답게 마무리되어, 새예배당이 광화문의 명소를 넘어, 세계적인 건축물이 되었습니다. 2019년 10월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2019 건축 마스터상(AMP)’의 건축설계분야 문화건축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됨으로, 세계적인 건축디자인을 가진 예배당이 된 것입니다.  할렐루야!

1985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국제디자인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전문기업 파르마니 그룹에 의해 제정된 'AMP'는 매년 전 세계의 혁신적인 건축 프로젝트를 선정해 수상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2019년은 건축설계, 인테리어 디자인, 조경분야 등 42개 분야에 68개국 1000개 이상의 후보작이 출품됐는데 '새문안교회'가 건축설계분야 문화건축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이렇게 '새문안교회'처럼 '새롭게 건축'할 교회와 '아홉길사랑교회'처럼 ‘리모델링’할 교회를 한번 더 생각해 기도하며, 구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양방직’의 재탄생에 매력 넘치는 예술문화의 고장 '강화'를 설계한 기획자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한국교회도 목사들이 믿음 안에서 역사성과 실용성을 가지고 예배당을 바라보는 '영적 기획자'가 되면 어떨까요.

 ‘교회건축’, ‘리모델링’도 좋은 대안입니다. 합리적인 교회건축에 대한 의견이 모아져야 합니다.

 

나관호 교수목사 ( 뉴스제이 발행인 / 말씀치유회복사역(LHRM) 대표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조지뮬러영성연구소 소장 / 치매가족 멘토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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